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김연아가 직접 쓴 에세이 <김연아의 7분 드라마> 를 드디어 읽어 보았다. 그녀가 직접 썼다는 이 책은 과연 어떤 책일까...밴쿠버 올림픽이 현재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최고의 화두는 바로 '김연아'가 아닐까. 모두들 궁금해 해서인지 벌써 각종 인터넷 서점에서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올라와 있었다. 김연아가 훈련을 마치고 늦은 밤 틈틈이 썼다는 이 책은 굳이 세간의 사람들이 훈련은 안하고 이런 글을 쓸 시간이 있었냐는 쑥덕거림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훌훌 읽어내려간 김연아의 글은 젊은이답게 시원시원하고 재미있었다.

 

김연아 자신이 이 책에서 쓴 것처럼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점차 사라지기 전에 이 책을 쓰리라고 마음 먹고 일부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자신의 엄마의 증언을 토대로 구성해 나갔다는데 나이대별로 세세한 상황들이 아주 재미있고 생생했다. 정말 서른이 다 되어서 이런 책을 썼다면 많은 부분 기억을 잊어버렸으리라...어린 꼬꼬마 시절부터의 김연아의 스케이트 사랑은 정말 남달랐던 것 같다. 마스터반을 거쳐 언니들만 있는 반에서도 언니들을 금방 따라잡을 정도로 재능도 노력도 많았던 아이.. 코치의 눈에 뜨인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피겨는 우리나라에서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다. 코치가 연아를 선수로 대성할 재목이라며 키워보자고 했을때 김연아의 어머니에게 했던 소리는 바로 이거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아이스 링크도 부족하고 인식도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피겨의 불모지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그래도 연아가 그토록 좋아하는 피겨를 계속 하기 위해서 부모님은 기꺼이 희생을 각오하고 뒷바라지를 시작한다. 어린 아이에게 추운 링크장에서의 매일 반복되는 훈련은 재미를 떠나서 이젠 고된 족쇄가 되었으리라. 얼마나 힘든 나날들이었는지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래도 어린 연아는 꿋꿋하게 잘 해 나간다. 초등학교 6학년때 이미 트리플 점프들을 완성하기 시작했으니 그때부터 주니어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린 시절에도 버텨냈지만 사춘기 만큼은 연아도 힘들어 했다. 괜히 엄마에게 투정도 못 부리고 말도 안하게 되고 피겨가 지긋지긋해지고 결국 더 이상은 못 하겠다는 연아의 말에 엄마는 심각함을 눈치채고 엄마 역시 오랜 뒷바라지에 지쳐 바닥만 남은 상태여서 우리 연아가 힘들어하니 안하겠다고 한다. 만약 그때 포기했으면 오늘날의 김연아는 없었을 것이다. 이왕 여기까지 한 것 다음 대회까지만 해보고 미련없이 그만두자는 코치에 말에 그러마 하고는 우승을 하자 결국 계속해 나가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나 할까..

 

모두들 김연아의 우승을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부담을 지우지는 말자. 그녀의 책을 읽자면 피겨를 너무나 사랑하고 연습벌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견디지만 세간의 시선만큼은 부담스러운 갓 사춘기를 벗어난 소녀같은 김연아이다. 아직 어린 나이가 아닌가. 그냥 네 기량을 맘껏 펼쳐 보이라고 대신, 실수해도 괜찮다고 우리 방송이나 언론부터가 호들갑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못하면 못한다고 뭐라고 하지 말자는 말이다. 그냥 슬쩍 모른 척 넘어가 주자. 3~4년전이었던가...잠실 아이스링크 옆에 있는 마르셰라는 식당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던 나와 친구들이 조금은 부끄럽다. 그냥 모른 척 해 줄 걸... 그 후에 어디선가 했던 자기를 알아보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인터뷰가 기억난다. 그래도 이런 관심 역시 그녀가 넘어야 할 산이란 걸 그녀도 알 것이다.

연아야, 힘내고 네 맘껏 해봐. 날개를 펴길 바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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