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In the Blue 2
백승선 / 쉼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두시간동안의 황홀한 벨기에 시간여행.. 사진을 찍고 글을 쓴 백승선, 변혜정씨의 글처럼 시간여행자가 된 기분이었다. 중세의 향기가 아직도 넘실대는 곳.. 도시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마을과 때로는 운하까지 있는 곳, 백조가 무리지어 떠다니는 사랑의 호수까지.. 벨기에를 왜 아직 몰랐던가 탄식이 나올 정도로 나와 궁합이 맞은 나라랄까. 런던을 소개한 책도 크로아티아도 이탈리아도 파리도....여러 책을 읽었지만은 이번처럼 가슴 설레고 마치 내가 직접 여행을 떠나고 자전거를 타고 곤돌라를 타고 맛있는 벨기에 초콜릿과 와플을 먹는 기분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이제 여행책은 그만 보리라. 실질적인 여행계획을 세워보련다. 바로 그곳은 벨기에...

 

크로아티아의 책도 너무 이뻤고 아름다웠는데 같은 사람들이 뭉쳐서 또 하나의 책을 써내었다. 바로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정윤현의 일러스트는 겉표지에서도 속내용에서도 빛을 발한다. 실제 멋진 백승선의 사진과 더불어 이 책의 분위기 역할을 한달까..또 하나 변혜정의 글은 읽는 이에게 특별한 감성을 선물한다. 실제로 삶을 살다보면 이런 감정들이 때로는 나오지 않는다. 이거 너무 감상적인 사람인거 아냐? 라는 소리가 독자가 남자들이라면 나올만도 하다. 바로 남편이 읽고 그랬으니까. 브뤼헤를 상징하는 유명한 83m의 종탑을 처음엔 8유로나 되는 입장료가 아까워 오르지 않으려다가 마침내 올랐을때 47개의 종이 한꺼번에 You raise me up의 하모니를 연주할때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는 대목은 나 역시도 공감했는데 말이다. 나를 위해서 연주하는 듯한 느낌....여태 잘 살아왔다는 무언의 칭찬...나는 알 것 같은데...

 

어릴적 플란더스의 개를 보았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매일 TV앞에서 안타까워 하며 어린 마음에도 마지막 장면의 네로와 파트라슈가 루벤스의 그림을 보기 위해 대성당을 찾았을때 그리고 이내 싸늘히 식어갈때..그 마지막 승천하는 모습에 정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바로 그 성당이 벨기에에 있단다. 앤트워프라는 도시가 <플란더스의 개>의 배경이 된 도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네덜란드가 아닌 벨기에의 도시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그네들 말로는 안트베르펜이라고 한다. 바로 그 도시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성모승천이라는 천정화가 정말 성스러운 흰색으로 도색된 성당의 저 끝 천장에서 아련히 빛을 발하고 있었고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라는 그 유명한 루벤스의 그림이 바로 이 곳에 있다. 생각보다 큰 압도적인 그림앞에 선 사람들의 뒷모습은 보지 않아도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 어떤 감동을 받았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광장 그랑 플라스가 있는 곳.. 그리고 실제로 보면 작고 귀엽기만한, 생각보다 별로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꼭 보고 싶은 50cm가 조금 넘는 오줌싸개 동상이 있는 곳.. 성 미셸 대성당에서는 고딕의 향기가, 15~20세기 걸작을 소장한 왕립미술관에서는 다비드와 르네 마그리트를 만날 수 있다.

 

돈을 모아서 훌쩍 떠나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은 일종의 안식처가 될만한 곳이 있다는 것과 동급이리라. 자전거로 두바퀴 정도 돌면서 마을 어귀에서 만난 와플집에서 홍합요리집에서 잠시 요기를 하며 맥주도 한잔씩 마시고 ... 지금은 그저 혼자 떠날수만은 없지만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크게 되는 2년뒤를 목표로 계획을 세워볼 생각이다. 그리고 좀 더 훗날... 혼자서 잠시 꼭 떠나야 한다면 이 곳에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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