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과 비밀의 샘슨 섬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은영 옮김 / 풀빛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버드맨과 비밀의 샘슨섬.. 아이들 책 치고는 너무 난해하고 혹시 무서운 책인게 아닌가 걱정이 됐었다. 왠걸 읽다보니 걱정은 뚝! 꼭 추천하고 싶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두루두루 좋을 책이었다. 처음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지만 스무페이지 정도만 읽는다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읽어지게 되는 흡입력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책중에서 어떤 책은 읽히기 싫은 책도 있다. 어떤 책은 꼭 읽히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이 후자에 속한다. 다니엘과 그레이시의 성별을 초월한 우정.. 우리아이 학교에서는 주인공들과 같은 열 살만 되어도 서로의 성별을 유난히 따지고 단짝이 되기 어려운 모습들을 본다. 그런 점에서 참 부러운 책이었다. 이런 남자친구가 있다면 각자 결혼해서도 가족들끼리 알고 지내고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친구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버드맨...버드맨을 생각하면 아련한 아픔이 느껴진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다면 어딘가 이상한 미친 사람으로 치부될 것이다. 알고 보면 그토록 착하고 남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없는데 말이다. 그는 술을 마시는 미치광이도 아니었고 어린아이들에게 못된 짓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세상 사람들이 겉모습이 허름하더라도 이렇게 믿을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있으니 브라이어섬의 사람들이 버드맨과 말을 섞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을 뿐더러 그가 사는 곳으로 아이들을 절대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때는 1914년이었다.

 

영국령인 브라이어 섬 사람들은 떠내려온 목재를 숨겼다가 팔거나 조금씩 농사를 지어서 살거나 물고기를 잡아서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이다. 버드맨과 샘슨섬은 저주를 받았다면서 모두들 그곳에 가지도 않고 버드맨은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 마치 나병환자처럼 숨어서 사는 버드맨...다니엘과 그레이시는 우연히 버드맨과 조개더미 근처에서 메세지를 주고받게 된다. 어느날은 나무로 조각한 가마우지를 선물로 받고 버드맨이 결코 이상하고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는 아이들...버드맨이 비가 오는 날이면 어딘가로 배를 타고 떠난다는 것도 알게된 아이들은 하룻동안 돌아오지 않는 버드맨을 걱정하며 드디어 그가 사는 곳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마주치게 된 버드맨은...잭과 콩나무의 그 거인처럼 무서운 사람이었을까? 결코 아니었다.

 

어느 날, 영국은 독일과 전쟁을 하게 되고 그레이시의 하나뿐인 아버지는 군대로 징집당하고 그만 실종소식이 전해진다. 힘을 잃은 그레이시의 어머니는 삶도 고달프고...매일같이 대문앞에 놓이는 빵, 꿀, 우유, 달걀을 알게 되고, 누군지 모르는 이에게 감사하고 힘을 얻게 되는데....그가 바로 버드맨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은 후반부에 가서 샘슨섬의 비밀과 저주에 대한 모든 비밀들이 풀리게 되고 마지막에 엄청난 기쁜 일이 생기게 되는데...

 

아이들이 읽기에 무궁한 모험과 꿈과 정직함이 어우러진 참 좋은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솜씨도 훌륭하고 어른인 나도 단숨에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던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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