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코넬 울리치 지음, 이은경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 코넬 울리치의 두툼한 소설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는 표지부터 매력적이어서 고를수밖에 없었다. 왠걸..도대체 어떤 작가인가 했더니 그가 바로...바로 '윌리엄 아이리시'란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역대 추리소설 10선에 늘 꼽히는 걸작이 아닌가. 나도 소싯적에 읽은 기억이 있다. 바로 그 윌리엄 아이리시가 필명이었다니.. 너무나 반가워서 넙죽 절하고 싶었다. 어쩐지 소설을 읽어나가자 그 '환상의 여인'과 같은 특유의 스토리와 구성, 문체가 돋보인다. 외관상 두꺼운 책이지만 너무나 흥미로워서 쉽게 술술 읽혀간다. 결말을 향해 치닫는 구성이라 결코 멈출 수 없는 추리소설이다. 그리고 작가만의 지루하지 않은 상황묘사와 세세하고 꼼꼼한 문체 덕분에 문학작품을 읽는 느낌도 들었다.
 
강력계 형사인 '숀'은 어느날 다리 위에서 뛰어내려 죽으려는 아름다운 여인을 구해낸다. 여인은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우아한 자태를 가지고 있는 고작 스무살의 아름다운 여인이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부족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했을까? 그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창백하고 밤이 지켜보고 있다는 둥 천개가 넘는 눈이 보고 있다는 둥 헛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들이 도처에 있고 도저히 숨을 수가 없다면서...숀은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으로 데리고 간다. 그녀는 그곳에서 체념한 듯...그간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놓는데..그 이야기들은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들이었다. 어떤 한 남자가 존재하고 있는데 그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하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아버지 엄청난 부자인 레너드씨에 대한 모든 것을 맞춰버리는 그를 보고 레너드씨는 엄청난 돈을 주고 그런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혹은 사기꾼의 헛소리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그 예언자는 돈에도 관심이 없는 듯 받은 돈을 모두 보내버리고 수표를 집안에 그냥 방치해 두는 등 정말 돈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삼주후에 레너드가 사자의 아래에서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하고 마는데...
 
형사인 숀이 상관인 맥마너스에게 이 사건을 보고하자 맥마너스는 그를 사기꾼으로 치부하고 모든 수사를 시작하는데...그 예언자는 과연 사기꾼일까...하루밖에 안 남은 레너드는 곧 죽어갈 듯 하고...그에게 남은 사랑하는 딸과 형사인 숀은 카드게임을 하며 그 밤을 무사히 지나가도록 계속 레너드씨가 깨어있도록 애쓰는데...
 
마치 밤이 시시각각 변하는 듯한 묘사와 밤을 피해 도망하는 묘사는 너무나 생생해서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요즘 소설같은 엽기성이나 연쇄살인에 대한 것은 없지만 훨씬 고급스러운 공포라고나 할까..마치... 맞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결말은 과연 어떻게 날까...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