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은 빙산과 같다. 커다란 얼음덩어리의 일부만이 물 위로 노출된 채 떠다닌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특히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의 병이나 짐을 떠안고 살아간다. 학원을 몇개씩 다니며 공부만 하는 초등학생들이나 좁디 좁은 아파트에서 땅을 밟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불확실한 경제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거의 모두 불안감이나 공포가 조금씩 퍼져 있다. 그 중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가 히스테리를 부리고 노이로제에 빠져 있다면 서로서로 싸움이 끊이지 않고 시기하고 질시하고 업신여기는 사회가 될 것이다. 때문에 건강한 화풀이나 속풀이들이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가면 주변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정신병자취급을 당하기 일수이다. 보험회사에서도 거부된다는 말도 들었다. 외국에서는 마음의 감기라고 여겨서 유명인들도 나 치료받고 있어 라고 당당히 말하고 다닌다. 린제이 로한이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트랜스포머의 메간 폭스도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정신분석학자 정도언씨는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학계에서도 정신과 분야에서 명의로 꼽히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인증한 프로이트 정신분석가가 되었다. 국제공인 정신분석가라고나 할까. 책의 면면에서 그가 제대로 된 정신분석가라는 사실이 바로 드러난다. 항상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이 현상들, 이 마음들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기에는 너무 어려웠고 그래서 찾게 된 이 책에서 정말 많은 궁금증이 풀렸다. 나의 마음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 방어기제들이 하나하나 맞아떨어지는 부분들에서는 마음의 위안까지 느껴졌다. 마치 내가 정신분석가앞에서 상담을 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마음이 편해졌다.

 

분석가는 마음의 탐색자라고 하는 부분이 특히 와닿았다. 나도 모르는 나의 심리속을 분석가 앞에서 아무 이야기를 꺼내도 그들은 그 이야기속에서 단서를 찾아내고 내담자의 상태를 판단한다. 물론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여러번 상담하고 상담자가 원하지 않을 때에는 다음 상담으로 미루기도 하고 그마저 어떤 순간에 불편해 했는지 날까롭게 파악해 낸다. 따라서 좋은 분석가는 적절한 질문을 편안하게 하며 조언을 하기 보다는 상담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여러 이야기를 다 쏟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말을 자르거나 잘 듣지 못하는 분석가라면 바로 다른 사람을 찾아가도 된다고 단정한다. 그런 사람은 옳은 훈련을 받지 못한 분석가라고..

 

첫번째 이야기는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 내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전의식, 무의식에 대해서 알기 쉽게 옆에서 이야기 해주듯이 조근조근 설명해 준다. 그리하여 내 마음속엔 어떤 욕망이 숨어있으며 어떤 방어기제들이 숨어 있는지 하나하나 알려준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성숙한 사람들의 방어기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것은 나도 해당이 되어 있어서 너무나 뜨금해진다. 행동화, 피동적 공격, 격리, 투사, 막강함, 부정, 분리, 왜곡, 전치, 해리, 반동형성과 같은 방어기제들을 읽어갈 때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그것뿐이랴. 두번째 이야기인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에서는 불안, 공포, 우울, 분노, 좌절, 망설임, 열등감, 시기심, 질투에 대해서 역시 하나하나 옆에서 이야기 해주듯이 설명해 주고 있어서 나를 포함한 인간의 감정들에 대해서 알고나니 연민의 감정마저 생겨났다. 내가 미워하고 분노했던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설명이 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는 나의 감정들을 콘트롤하고 일단 그 감정에서 한 발 벗어나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네번째 이야기인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까지 다 읽어내면 여러분은 훌륭한 상담을 받은 셈이다. 더불어 정신분석학에 대한 지적호기심까지 채울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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