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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심리학 가위바위보 - 일상 속 갈등과 딜레마를 해결하는
렌 피셔 지음, 박인균 옮김, 황상민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엔 각종 게임들을 소개해 주는 책인 줄만 알았다. 스도쿠니 오셀로니 그리고 보드게임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인생에 관한 책이다. 인생은 게임이며 게임에서 보여지는 각종 인간군상들의 행위들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 심리서적이다. 하지만 심리학자가 쓴 책이 아니라서 실망하기엔 이르다. 심리학자가 썼다는 그 어떤 심리서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니까. 과학자이자 게임이론등을 연구하는 지은이 렌 피셔에게 쏟아지는 찬사들은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서는 늘 선택을 해야하고 차선책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도 빠른 판단하에. 이 책에서는 그 수 많은 경우들의 예를 다루어 주고 있어서 맞다 나도 그랬지 내 가족들도 이랬지 내 이웃이 이랬지 하면서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령 이탈리아의 산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예로 든다. 도로에서 암묵적으로 교차적으로 한대한대 빠져나가는 차들 사이로 어느 욕심많은 운전자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끼어들때 서로 꽉 막힌 채 마주보면서 양보를 하지 못하고 더욱더 뒷차들은 꼬여만 가는 상황이 늘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전할때도 마찬가지다. 마트등에서 빠져나갈때 가끔 얌체같은 차들은 교차적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앞차를 바로 따라나가는 경우가 있다. 위의 이탈리아의 예에서는 그 막힌 교통을 푸는데 사흘이 걸렸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감이다.
이런 비슷한 예로 공유지의 비극이 있다. 너도나도 하나쯤은 괜찮겠지...하는 마음,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목초지를 공동으로 쓰는 농장주들이 있다고 하자. 한 목장주가 욕심이 생겨서 나 하나쯤 양을 한 마리 더 길러도 괜찮겠지..했다가는 모든 목장주들이 한마리씩 더 늘리게 되어 목초지의 초목은 부족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또 무임승차이론은 어떤가? 이것도 현대인들의 행태를 꼬집는다. 남들이 하겠지 하는 태도는 불이 났을 경우 서로 아무도 소방서에 전화를 하지 않는 경우까지 생긴다. 짧고 빠르게 넘어가는 잡다한 사전식의 책은 아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읽으면서 진지하게 머리를 쓰는 게임이론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무릎을 탁 치면서..
저자는 자발적인 이행을 할 때 비로소 게임이론은 발전적이고 올바른 형태로 나아간다고 믿는다. 이것은 결국 혼자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며 서로가 배려하고 자발적으로 솔선수범할때 꼬이지 않고 풀리는 타래처럼 게임도 풀릴 것이라는 믿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