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딸
마크 탭 외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딸이 뒤바뀌었다. 그것도 죽은 줄 알았던 딸이 살아 있고, 살아있어 열심히 간호했던 딸은 내 딸이 아니라니...소설이 아닌 현실이었다. 미국에서 2006년도에 있었던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당사자였던 두 가족을 인터뷰하고 생생한 글로 표혔했던 소설같은 다큐멘터리 북이 바로 이 책 <뒤바뀐 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읽는 독자도 이런 심정인데 당사자였던 두 가족들, 특히 부모들은 도대체 어떤 심정이었을까.. 미국 미시간주의 전형적인 지역사회에서 중산층으로 살았던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미국만의 특성일 수도 있고 미국의 청교도적인 기독교사회에서 느껴지는 정서가 강하게 느껴지지만 꼭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가족들의 이야기에서 큰 영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교 새내기였던 로라와 휘트니는 그 운명의 날에 같은 승합차에 탑승한 채로 졸음운전을 하던 운전수가 몰던 트럭에 받혀 큰 사고가 나게 되었다. 아홉명의 학생과 교직원중에 다섯명이 사망하는 큰 사고였다. 살아남은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목숨이 위태로운 중상이었다. 바로 이 한 명의 이름은 로라.. 휘트니가 아니었던 로라.. 한편, 휘트니의 가족들은 목사인 아버지 뉴웰과 어머니 콜린, 그리고 친구처럼 사랑하는 언니 칼리가 있었다. 그들은 딸이 죽었다는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 통곡을 하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런 그들을 지역사회나 이웃, 그리고 친구들은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이 먹을 수도 없는 고통에 시달리지 않도록 냉장고에는 늘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차게 해주고 늘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바로 그 점에서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달랐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졸음운전을 한 운전사로 인해 사람으로 인해 딸을 빼앗기는 고통을 받았던 이 가족들이 바로, 사람으로 인해 끝까지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꺼이 딸을 보내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졸음운전을 했던 운전사도 벌써 용서를 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디 이랬을까.. 나 같아도 그 운전기사를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쑥스러운 위로와 오히려 쓸데없는 오지랖에 마음 아파했을 것이다. 하지만 휘트니네 가족은 진심으로 사람들로 인해 평안함을 느꼈고 이토록 딸이 사랑을 받았었구나 하는 느낌에 편안하게 딸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로라 가족은 또 어떤가.. 그들이 3주간에 걸친 로라의 간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때, 그의 집의 잔디들은 이미 깨끗이 정돈이 되어 있었고 집에는 역시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차 있었다. 모두 이름도 대지 않은 이웃들이 했던 일이었다.

 

우리네 상가집 분위기와 사뭇 다른 이들의 장례문화에 또 한번 감탄했지만...이 책은 이게 다가 아니다. 로라인 줄 알았던 아이는 휘트니였고 휘트니가 정신을 차리면서 자신의 이름은 휘트니이고 아버지인 뉴웰과 어머니인 콜린의 이름을 알리게까지 되었던 것이다. 로라가 회복하는 일기를 매일 블로그에 올렸던 로라의 언니 리사는 얼마나 큰 충격에 휩싸였을까...건강을 회복해 가는 줄만 알았던 동생은 자신의 동생이 아니었고 자신의 동생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하지만 그 모든 일들을 하나님께 맡기고 의연하게 대처했던 두 가족들의 용기에 정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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