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참새 지붕 위의 비둘기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오스트리아 작가의 책은 거의 접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열한살 소녀 로테의 이야기...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두껍지 않은 책으로 1013문학이라고나 할까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읽으면 좋을 책이다. 로테는 잔소리꾼 마이어 부인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말괄량이이다. 이름은 너무 이쁜데 하는 짓이 완전히...일찍 찾아 온 사춘기 소녀의 좌충우돌기라고나 할까..항상 시니컬한 로테는 어떻게 보면 늘 순종적으로 자라온 그리고 내 자녀에게도 그런 것을 강조하는 내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다닥다닥 붙은 다세대 주택에서 벗어나고 싶은 로테...열한살 그녀에겐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갑자기 생긴 자신만의 공간.. 그것은 남는 공간의 화장실이었다. 어찌어찌하다가 로테의 것이된 그녀만의 공간이 바로 화장실...그 공간은 화장실이 아닌 그녀의 아지트가 되어 버린다. 그것도 혼자만의...
 
로테의 엄마는 로테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녀가 늘 거짓말을 하고 말썽을 피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녀가 하지 않은 짓도 그녀가 했다고 믿을 것이다. 자신에게 쓸데없이 참견하고 잔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에 맞는 응징을 해버리는 당돌한 소녀.. 자신을 숭배하는 문디라는 동갑내기 소년과 둘이서 짜고 마이어 부인의 자물쇠에 접착제를 붙여버리기도 하는 둥 어떻게 보면 속시원한 행동을 하지만 얄밉기도 하고 나에겐 좀 불편한 아이였다. 그래도 책이 끝나갈 무렵엔 그녀에게 정이 들어 버렸다. 나에겐 없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아이.. 우리 딸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문디네 채소가게에는 '내손안의 참새 지붕 위의 비둘기'라는 속담이 적혀 있다. 어떻게 보면 공부도 못하고 늘 코가 가득해서 콧소리가 나는 문디이지만 로테를 진정으로 아끼고 좋아하는 소년을 놔두고 슈를리라는 소년을 좋아하게 되버린 로테의 복잡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격언이리라.. 문디네 가족은 로테의 엄마처럼 로테를 무조건 혼내지 않는다. 오히려 격려하고 칭찬한다. 그럼에도 문디를 좋아해 주지 않고 마이어 부인이 잠시 맡게 된 슈를리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로테의 이야기는 좀 안타깝기도 했지만 이쁜 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게 다가온다. 결국은 로테도 알아채리라.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아끼는 소년은 문디였음을...복잡한 십대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멋진 성장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