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대중앞에 서서 말해 본 적이 있던가.. 스무살에서 서른살까지 성가대에서 가끔 발언할 기회가 있어서 일년에 몇 번 50명 이상의 사람들 앞에서 말해 본 경험이 다인데 이 때의 경험은 참 참담했다. (도통 뭘 말한건지 알 수 없는, 시선은 마구 떨리고 눈가 떨림까지 일어나고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그 와중에 너무 썰렁할까봐 어떤 제스쳐를 했는데 다행히 재미있었는지 다들 웃어주셨던 경험..) 그래서인지 대중앞에서 이야기할 기회를 아예 만들지 않다 보니 앞으로도 영영 사람들 많은 앞에서 발표를 한다던가 하는 일들은 요원할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경험을 살려 독서논술지도사나 영어동화지도사 등을 공부해 보고 싶은데 어떤 일이든 실습이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해야 할 일들은 생길 것 같아서 말을 잘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늘 가지고 있었다. 전직 아나운서였던 유정아씨의 서울대 강의가 유명하다는 얘기를 들었던 차에 이 책이 나와서 바로 읽게 되었다.

 

결론은 이 책을 읽고 나의 문제점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았고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지 길이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은 소통의 문제였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아를 느끼고 생각하고 어루만져주고 자아에 대한 문제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첫 단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은 스몰 토크라는 것을 즐기는데 인생을 항상 진지하게 보고 호기심을 가지고 거대담론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 스몰 토크를 힘들어 한다는 것 바로 유정아씨도 그런 사람이며 나 자신도 이런 유형의 사람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아파트에서 삼삼오오 커피를 마시며 혹은 문화센터에서 삼삼오오 쉽게 수다를 떠는 사람들 틈에 도통 끼지를 못하고 그런 시간들을 아까워 하며 쉽게쉽게 마음을 내주지 못하고 그 시간에 집에 가서 책을 읽거나 인터넷으로 검색이나 해야 겠다는 류의 사람이 바로 나였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 졌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도 많으니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던가 아니면 그냥 놀이터에서는 마음 편하게 터놓고 스몰 토크를 즐기거나.

나를 알고 나니 조절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일이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스몰 토크가 힘들다면 약간의 노력을 기울여도 좋을 것이다. 대중앞에서의 말도 결국은 스몰 토크가 어느 정도는 쌓여야 할 수 있는 일이지 매사에 진지한 사람들이 대중앞에서 호소력있고 재미있고 듣기 좋은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듣기의 힘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듣기를 잘하자는 얘기는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유정아식의 소통방식을 읽고 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이제 어느 정도 나 자신을 열 준비가 되었다면 실전적인 말하기의 자세를 배울 준비가 된 것이다.

 

발성의 방법 - 이 부분이 전혀 딱딱하지 않고 그저 읽기만 하면 쉽게 다가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말할때의 나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점을 알았다면 여러 방법으로 대처할 것, 머리속이 하얘지는 사람이라면 말하기의 키 포인트만 손바닥에 적어서 말을 이어나가는 방법이 있고 너무 떨린다면 하체는 단단히 힘을 주고 상체만 힘을 뺀 유연한 자세로 말하라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실전적인 자세법도 자세히 나온다. 그리고 말하기를 크게 이미지화 해서 미리 상상해 보는 것.. 그 전의 나는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올랐다가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는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이 방법이 매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는 미소짓고 어떻게 바라볼 것이며 이어서 어떤말로 시작을 할 것이며.. 하는 식으로 큰 숲을 그려보는 방법이다.

 

이 밖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정말 입소문을 탈 만한 책이었다. 비단 말하기만 보여주는 간단한 책이 아니라 유정아식의 인생보기와 대학교 강의풍경까지 느낄 수 있고 때로는 인문학적인 향기가 풍기는 책이라 정말 이 가을에 읽으면 좋을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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