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엄마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월터 크레인 컬렉션 1
월터 크레인 그림 / 도담도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백년전의 그림책, 월터 크레인의 <사랑해요 엄마>는 정말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책의 표지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의 성장한 자녀들과 성장중인 자녀들의 모습이 한가로이 잔디밭위에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데 살짝 반짝거리는 재질로 색칠이 되어 있고 약간 도톰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표지에서 보이는 고급스러움은 속지의 아름다운 삽화에 이어져 눈을 즐겁게 합니다.

 

어린 시절, 르네상스나 바로크, 로코코 양식의 순정만화에서 키워온 환상적인 로망은 이 책의 의상을 보면서 또 한번 키워지게 됩니다. 아름다운 빅토리아 시대의 어머니의 의상들은 그 당시의 집기들과 집안의 모습들과 함께 우아하게 어우러 지고 요람에 누워 있는 아가의 모습과 아가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잔잔한 평안을 가져다 줍니다.

 

아가가 아플 때 어머니는 가슴이 아파 잠도 자지 못하고 아가 곁을 지킵니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부드러운 가슴으로 젖을 먹이고,

두 팔로 감싸 안아 나를 재운 이,

내 뺨에 달콤한 입맞춤을 해 주신 이 누구시었나?

" 마이 마더."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

달콤한 자장가를 불러 주면서

울지 마라 흔들어주신 이 누구시었나?

"마이 마더."

 

이런 싯구로 이어지는 사랑해요 엄마의 이야기들은 심금을 울립니다. 아름다운 삽화와 아름다운 싯구는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초등학생인 딸아이도 참 아름다운 책이라며 소중히 여깁니다.

 

내게 그토록 다정한 자비를 베풀고

멈출 수 없는 사랑의 마음으로

나에게 친절을 베푸신 이 누구시었나? "마이 마더."

(중략)

 

당신이 늙고 쇠약한 은발이 되면

나의 이 건강한 팔로 당신을 부축하겠습니다.

당신의 고통을 나누어 갖겠습니다. "마이 마더."

 

서양인의 어머니의 대한 사랑도 노년의 그들을 대하는 태도도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어머니의 사랑은 모두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엄마인 나도 이 책처럼 우아하게 입고 아이들에게 소리치지 않고 조곤조곤 말하고 다정함을 보여주는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이 드는 건 왜일까요.

 

21페이지에 달하는 <사랑해요 엄마>가 끝이 나면, 곰 세마리와 금발머리 소녀로 널리 알려진 스토리가 두 번째 이야기로 나옵니다. 그림이 상당히 리얼해서 곰들이 무섭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원래 원저에 맞는 것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골디 락스가 일어나자마자 튀어오르듯이 도망가는 건 이렇게 심술궂게 보이는 곰들의 모습이 먼저 보였기 때문 아닐까요. 그런데 요즘의 그림들은 곰들의 모습을 귀엽게 그리거나 희화적으로 그리곤 합니다. 암튼 저는 월터 크레인의 아름다운 삽화에 정말 반해 버렸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인 <식스 펜스의 노래>는 마더 구스처럼 별 의미없는 싯구같은 이야기인데요 그래도 아름다운 삽화를 보는 재미로 눈길을 끕니다. 일각에서는 헨리 8세를 풍자한 이야기였다고 하네요.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를 한 책에 담은 <사랑해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이란 부제가 쓰여져 있는데 결코 과하지 않는 문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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