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주황색 지붕의 집들,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의 에머랄드빛 파도, 140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이곳이 어디냐고?  바로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라고 하면 전쟁중인 나라의 이미지만 있어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관광지일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좁디 좁은 대한민국에서 작은 일로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현재의 내 생각들이다.. 한번쯤 타성에서 벗어나 신선한 것을 생각하고 짜증도 번민도 없는 그런 무념 상태로 빠져들고 싶지만 이놈의 따닥따닥 붙은 도시의 건축들, 아파트에서는 소음만이 짜증을 더 일으키고 만다.

 

그래서 내게 이 책은 하나의 안식처가 되었다, 이어폰을 끼고 이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이 나라 이 좁고 답답한 곳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의 사진들을 보며 탄식을 했다. 정말 아름답구나..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이 한 곳이 더 생겼다고.. 그런데 현실은 또 어떤가. 절벽을 따라 여행지를 찾아가는 아슬아슬한 절벽위의 2차선 도로위의 대형버스가 무섭고 어디선가 총탄이 날아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한쪽에서는 또한 스멀스멀 올라온다. 우리 부부가 죽으면 우리 아이들은 누가 키우지 하는 방정맞은 생각까지...그래서 당분간은, 아니 십년 이내에는 이 책으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여행은 돈이 많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적다고 못 가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적다고 못 가는 것도 아니고 바로 여행자 본인이 가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못 가는 것이라고...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해의 '진정한 낙원'으로 불리우고 있다.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이다. 구시가지에서는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 그리고 바로크 양식까지 다양한 건물들을 볼 수 있어 마치 거대한 박물관같은 도시이다. 1460년에 만들어진 오래된 문을 지나면 큰 오노프리오 샘이 나오는 분수대같은 거대한 원형건축물이 있다. 여기는 지친 여행자들이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쉬는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었다. 이 아이스크림이 이곳에서는 명물인지 여행자들 대부분이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아이처럼 들고서 핥아먹고 있다. 아직도 오노프리오 샘에서는 물이 솟아오르고 있다.

 

두브로브니크의 높은 성벽들을 보면 아찔하고 너무나 아름답다. 사진으로 봐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직접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보일테니 말이다. 그 아래 카페에서 커피를 홀짝일 수 있다면...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다양한 건축물과 성벽과 좁은 골목길이 하늘을 향해 있다. 골목길은 서울의 옥수동처럼...그러나 다른 점은 골목길이 너무나 운치있고 낭만적이라는 것이다. 골목 양옆의 건물들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 길을 잃었다. 길을 찾았다. 다시 길을 잃었다. 다시 길을 찾았다. 아무래도 좋다. 난 여행자니까.

 

이 책의 멋진 매력은 바로 한 페이지 가득 펼쳐지는 사진과 그 옆 페이지에 적힌 시와도 같은 아름다운 글들이다. 두브로브니크를 지나면 플리트비체의 이 세상것이 아닌 것 같은 풍광이 또 펼쳐진다. 아름다운 폭포와 요정이 사는 것 같은 호수의 사진을 앞에 두고 한참을 넋을 잃었다. 그리고 스플린트의 펄떡이는 어시장과 자그레브의 프라하같은 대도시의 장면들을 마주 보게 된다.

 

다른 공간, 다른 세상, 다른 문화, 다른 건축물.. 마음과 생각이 정화되는 여행은 그래서 꼭 떠나고 싶은 마음의 행로이며 도착지인 그곳은 바로 마음의 고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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