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
이재규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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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께서는 대학원을 다니고 계셨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하셨고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배우고 계셨는데 그래서인지 피터 드러커의 저서가 집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피터 드러커'로 시작되는 책 제목을 보고 이름이 참 멋진 사람이구나..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책일까 어린 마음에도 궁금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회사를 다니게 되고 곧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렵게 보이는 서적들은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는 내 기억속에서만 존재하게 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라는 책이 나와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다행히 딸이 십대에 접어 들면서 좋은 양서를 읽히고 싶은 마음에 먼저 청소년 책들을 탐색하는 버릇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인생과 저술한 책에 정통한 분이 쓴 책이라 믿음이 간다. 1993년 피터 드러커의 저서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번역한 인연으로 직접 인터뷰를 하기 시작하여 피터 드러커가 타계한 2005년 직전까지 거의 매년 인터뷰를 했다는 저자의 피터 드러커에 대한 애정이 책 곳곳에 드러나는데 참 훈훈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후 <경영의 지배>란 양서까지 번역하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최후의 저서로서 2003년에 발간되었다. 이 때가 93세였다. 이 책을 잠시 소개해 보자면 '어떤 사회가 기능적인 사회인가?'란 물음에 개인과 사회라는 두 가지 코드를 중심으로 경영학적 통찰을 통해 풀어낸 저서로서 후에 사회생태학자로서도 이름을 알리게 된 드러커의 사상이 드러나 있다. 영리기관과 비영리기관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개인의 지식혁명은 물론 조직으로서의 기업과 그러한 조직으로 구성되는 사회 및 정치까지 '기능적 지식사회'라는 전망과 틀로 설명한 드러커의 경영 철학과 전략을 알게 해 주는 책이다.

 

다시 청소년을 위한 피터 드러커로 돌아 가서, 이 책은 정말이지 매력적인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답게 피터 드러커의 어린 시절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의 인생을 흥미진진하게 조명하는 한편, 위인전같지 않게 그 당시의 사회와 문화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그 시대의 주요인물에 대한 사진과 상징하는 건축과 음악, 사상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진자료를 싣고 있어서 청소년들이 한눈에 보기에 편하도록 편집까지 잘 되어 있는 책이다. 초등학생 보다는 점차 지식이 확대되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물론 나같은 주부에게도 말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1909년에 태어난 피터 드러커는 95세를 일기로 타계하게 되는데 올해가 꼭 탄생 100년이 되는 해여서 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그와 인터뷰를 시작했을때 이미 노구의 몸을 이끌로도 왕성한 지적 지식활동을 했던 피터 드러커의 삶은 내게 크게 다가왔다. 90세를 넘겨서도 찾아갔던 저자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살아있는 이런 석학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크게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피터 드러커는 부유했던 부모님 아래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 빈은 알려진대로 음악의 도시로서 그 때 접했던 고전음악들과 연주가들 덕분에 평생 드러커의 인생에서는 음악이 빠질 수 없게 되었고 어린 시절 식당에서 만났던 정신분석학의 아버지인 프로이트는 부모님과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이였나 보다. 이 때 드러커에게 인사를 시키면서 아버지는 이 순간을 꼭 기억하라고 말한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이 분이라고.. 그러자 어린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물었다. 요제프 황제보다도 중요한 사람인가요? 아버지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이미 드러커는 신분의 고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지니고 있는 지식의 힘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지 않았을까? 프로이트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드러커에게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청년기를 지나 중장년기를 거치며 그는 세계의 큰 전쟁을 겪고 미국으로 건너가 냉전체제와 컴퓨터의 발전까지 그가 살아온 95년간 수많은 역사를 목격했을 것이다. 그런 그의 인생을 그린 이 책은 비록 그가 직접 쓴 저서는 아니지만 그의 인생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크게 다가오는 멋진 책이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생관을 심어줄 책으로 이만한 책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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