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윤용인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는 제목에서 풍기는 보통스러움?에 비해 읽는 순간부터 작가의 재기넘치는 글솜씨와 재치만점의 유쾌함, 그리고 통쾌함에 정말 배꼽을 잡는 책이었다. 한권을 다 읽는 내내 어찌나 다 읽어가는 것이 아깝던지.. 이 책이 원래 칼럼으로 연재가 되었었다는데 독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누릴만 하다.

 

원래 이 책을 골랐던 것은, 화성남자, 금성여자나 지도를 못 읽는 여자, 듣지 못하는 남자같은 베스트셀러들과의 비교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왠걸.. 한국인만의 한국남자만의 특색이 더 인간적으로 버무려져서 그 책들보다 훨씬 공감이 가고 재미있었다. 한국의 40대를 넘어선 남자로서 그러니까 20대 30대를 생생히 넘긴 남자로서 쓴 글은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의외로 많아서 바로 나의 이야기이거나 내 주변의 이야기였고 그래서 내 남편을 다시 보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미혼들은 절대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낄낄댈 수 없을 것이다. 젊고 늘씬하고 이쁜 것(?)들에게 우월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하하하.

 

남자들도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우리 여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기정사실화된 사실들이 얼마나 남자들을 상처를 주는지 남자도 여자들처럼 여린 마음의 소유자이며 질투심의 화신이고 소심함의 극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울러 귀가 얇다는 것 까지도...

 

남자들이 여자들의 험담을 싫어하는 이유 한가지만 이 책에서 본대로 써 보자면.. 가령 앞집 여자의 흉을 본다고 하자, 혹은 손아래 동서의 흉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놀러오는 아들의 친구가 폭력적인 부부탓인지 폭력적인 것 같다는 아내의 흉을 들었다고 하자. 바로 그 자리에서는 부인에게 남 얘기를 왜 그렇게 많이 해? 그러는거 아냐..하면서도 그 다음날 앞집 여자를 보았을 때는 이미 아내에게서 들은 험담때문에 앞집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있고 동서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게 되며, 아들의 친구가 놀러왔을때 그 놈이 하는 짓을 보느라고 이상하게 TV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험담의 노예가 되버리기 쉽기 때문에 험담하는 것을 듣기 싫어하는 척 한다는 것이다.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 아니라 귀가 얇아 슬픈 짐승인 것인가?

 

그저 여자들이여...남자들을 강아지 한 마리 키운다고 생각하면 불쌍하기도 하고 편할 것이란다. 밥 잘 주면 행복해 하고 칭찬해 주면 기분이 으쓱해지는 단순함도 있으며 매번 잔소리를 할 때에만 알아 듣지만 서서히 말을 잘 듣게 될 것이다.(남자들은 거의 어머니의 잔소리 덕분에 거의 사람이 된다.)

양말은 매번 이렇게 벗어놔라 잔소리, 처가에 갔다가 짐을 바리바리 트렁크에 실을때 한번에 양 구석부터 잘 실어서 넘어지지 않게 하면 좋으련만 꼭 대충 놓아서 국물이 흐를 것만 같아서 여자가 다시 한번 손봐야 하고, 승강기에서 내릴때는 뒤에 아내가 유모차에 둘째를, 첫째손을 잡고 있어도 아무 생각없이 혼자만 쏙 내리며 소파위에 옷을 놓아두면 뭉개며 앉아있고(여자들이라면 엉덩이 아래에 있는 옷부터 치우고 앉을 것이다..) 자동차에 뻔히 조수석에 탈 것을 알면서 음악시디케이스며 음료수병이며 그대로 놓여 있다. 자신은 운전석에 앉은채...

도대체 왜? 왜? 사소한 것 하나만 손만 대면 될텐데 왜 못할까? 그 순간에 남자들은 무지 바쁘단다. 자기만의 사소한 생각에 빠져서 말이다. 오늘 깨졌던 것, 주식그래프, 어제 졌던 시합 등...남자의 머리속은 그거 하나만 생각하느라고 복잡하다. 여자처럼 전화하면서 TV보고 아이 우유병까지 물리는 것은 할 수 없단다...그러므로 남자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면 또 자신만의 별과 교신하고 있군, 까꿍~ 하고 생각해 버리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단다. 너무너무 공감이 가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낄낄거렸다. 어쩌면 내 남편과 그리도 똑같은지...다들 그러고 산다는 생각에 위안이 든다.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많은 부부들이 이 책을 읽고 서로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남자들이 아줌마가 되어 버린 아내의 새된 히스테릭한 목소리를 그렇게 무서워하고 듣기 싫어하는 줄 몰랐다. 남편도 요즘 이 책을 읽더니만 아줌마들 목소리는 확실히 아가씨들 목소리와는 달라...처녀때는 저음에 조곤조곤하던 니 목소리도 지금은...하고 말을 흐린다. 꽝!!! 충격을 먹었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느라 목소리는 있는 대로 높아져 갔고 그걸 이제야 한번에 깨달았다. 어느새 내 톤이 아줌마가 되어 있다는 것을...내가 그렇게나 싫어하던 아줌마...란 소리 이젠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니....어흑... 이게 다 누구 때문인가..주말에만 아이들과 놀아주고 퇴근 후엔 우아하게 보내는 당신들은...그래 사회에서 엄청 피곤하고 돈 버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니 부부들이여..이 책을 읽고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해보자. 그리고 여자들도 톤을 낮출 수 있으면 지금부터라도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고 말해 보자. 그러고 부탁하는 조로 말을 해보자. 남편들이 훨씬 말을 잘 들을 것이다. 아니 사르르 녹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 처녀때 했던 "오빠~" 소리를 해보면 더 확실할 것이다.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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