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부모의 오답백과
앨리사 쿼트 지음, 박지웅 외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가 '영재부모의 오답백과'였다.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이런 제목일까.. 사실 읽기 전까진 또다른 육아서인 줄 알았다. 이 책은 인문사회학책에 가깝다. 시종 담담한 어조로 여러가지 석학들이나 학문을 근거로 조목조목 내용을 적어나가고 영재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의 인터뷰 내용들이 중간중간을 장식한다.
 

미국이란 사회에서의 영재와 관련된 책이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재들은 타고난 영재인가 만들어진 영재인가. 우리는 흔히 미국에서의 삶, 그리고 교육에 환상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서의 창의적인 수업방식, 토론방식의 수업등이 아이에게 획기적인 재능의 발현 내지는 건강하고 바른 창의성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몇몇 미국의 감동적인 학교영화나 북미권의 수업방식을 어렴풋이 프로그램등을 통해서 보고 들은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분명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간섭과 뒷받침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더욱 그러한 추세다. 여기에서 영재들의 현주소가 보이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피아노 등 음악 영재인 아이들은 홈스쿨링을 통해서 하루종일 부모와 함께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여섯살에 고등학교 수학을 풀며 열살에는 대학에 들어간다. 그들의 부모와 한 인터뷰들을 보면 하나같이 우리 아이는 특별하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진짜 영재, 천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들도 어려서부터 부모의 힘을 빌려 어쩌다보니 발견된 경우가 허다하다. 내 생각이지만 모짜르트도 결국 아버지의 돈벌이의 목적으로 어려서부터 그의 누이와 함께 피아노를 치지 않았을까. 평범하게 그냥 잘 치는 아이가 될수도 있었지만 엄청난 천재성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닐까.. 물론 지금의 영재부모들이 영재아이로 하여금 돈벌이를 하기 위해 교육시킨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복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책의 중반부를 보면 천재이자 영재였던 열네살의 소년 브랜든 브레머의 자살사건이 기술되어 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자살조차 미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의 사람이었고 그가 죽는 날도 그가 이미 알고 있었을 거라는 종교마저 초월한 아이였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자식에 대한 종교와도 다를 바 없다. 자식 자체가 신이 되어버린 것 같다. 브랜든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행복했을까. 왜 자살했을까. 극심한 우울증은 아니었을까.

 

세계의 석학이자 사회비평가인 존 스튜어트 밀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혹독한 수업을 받았었다고 한다. 그는 성인이 되어 극심한 우울증에도 시달렸다. 프랑켄슈타인을 쓴 천재소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고드윈(메리 셸리- 난 프랑켄슈타인을 십대인 여성이 썼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놀랐었던 경험이 있다.) 역시 교양이 넘치는 가정에서 조기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쓴 이 작품은 분명 어둡다. 자기 자신을 괴물과 동일시 한 것은 아닐까..

 

쇼비즈니스 사업과 아이들의 영재성을 이용하는 사례도 많이 생겨난다. TV로 중계되는 여러가지 대회들,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스펠링비와 스크래블이라는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다. 체스게임 역시 아직도 중요한 대회이다. 이런 대회에서는 기절자도 속출하고 반면에 의외로 포커페이스인 아이들도 많다. 이미 그런 표정까지도 훈련이 되어버린 것처럼.. 아이들의 부모들과 그것을 시청하는 성인들은 열광하고 탄성을 지른다. 과연 아이들은 행복할까.. 매일 스크래블을 훈련하는 아이들도 많다. 부모들은 이런 지식은 미래를 여는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본다. 과연 그럴까. 암기식의 지식은 그 지식을 폭넓게 적용하고 발전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개인적인 경쟁보다는 협력해서 얻어낸 결과물이 더욱 값지고 귀한 지식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영재부모의 오답백과는 과장된 면도 있어보이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 정확하게 부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원돌리기 아니면 엄마표공부라는 것이 있는데 자칫 모두가 아이의 기본성과 행복권을 무시하고 진행될 수 있다.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게 운동도 예능도 하면서 (그것도 공부가 되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간의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미래에 자기만 아는 인성이 부족한 아이가 만들어지는 것은 끔찍하다. 이는 정부차원에서도 시급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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