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야마 도모히로 지음, 강민정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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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지내는 일본인은 없지만 일본인이 지은 책들을 보면 꼼꼼함이 한 꼼꼼하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 속에서 우러나는 위트와 풍자, 유머는 빌 브라이슨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이 분도 유쾌하고 글쓰기를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까다롭고 어려워 보이는 미국의 정치, 경제, 풍자등도 쉽게 다가오게 잘 쓴 책인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지은이 마치야마 도모히로에 대해서 다시 책날개 부분을 읽어보니 아하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가 많이 나왔구나 이해가 되었다. 재일동포 1세라는 점도 흥미롭고 칼럼니스트 겸 영화평론가라고 하니 말이다. 나 역시도 미국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인데 아는 드라마나 영화가 잘 안 나올 정도로 미국내에서의 관점에 충실하다. 모르는 드라마나 영화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솔직히 나 같은 경우는 더욱 호기심이 생겼고 재미있었다. 나중에 이런 제목이 보이면 꼭 챙겨봐야지 할 정도로..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 제이 레노가 직접 거리로 나가 초등학교 수준의 질문을 하는 <제이 워킹>이라는 투나잇쇼의 한 꼭지가 있다고 한다. 요절복통할 대답들이 대부분이란다. 예를 들면 한창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고 있을때 지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했더니 미국? 힌트는 아시아라는 말에 태국인가? ..그래서 맨 처음 올림픽이 열린 나라는 어디일까요? 라는 질문엔 역시, 미국? 이라고 대답했단다. 멀쩡한 백인여성이 말이다. 제이 레노가 실례지만 무슨 일을 하나요 했더니 대답인 즉슨, 교육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에요, 졸업하면 선생님이 돼요! 스튜디오는 웃음바다가 되었단다.

그 밖에 질문들을 몇개만 더 적어보자. 세계대전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발생했을까요? 세 번? 2차 세계대전을 경험했다는 노인의 대답이란다. 각각의 다른 사람에게도 질문해보자. 히로시마, 나가사키 하면 생각나는 것은? 유도. 9/11테러를 일으킨 범인의 종교는 무엇인가요? 힌두교! 이쯤 되면 역사를 논하기 이전의 상식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지도에서 이란을 가리켜 보라니 그 비슷한 곳을 찍은 것도 아니고 오스트레일리아를 찍었다니.. 도대체 미국사람들은 상위 몇 퍼센트만 제외하고는 다 이런 식인가? 나 역시도 의문이 들었다.

 

미국이 툭하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지리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이고 여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단다. 게다가 반수는 미국 지도에서 뉴욕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인은 신문이나 TV뉴스도 안 보나? 안 본단다. 젊은이들은 신문보다 TV를 즐겨 보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며, CNN의 주 시청자는 60대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터넷 뉴스로 기사를 보는 건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인터넷은 그래도 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의 젊은이(18~34세)의 11퍼센트 정도만이 본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지식인 계급과 대중 사이에는 거대하고 불건전한 단절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는 타임지의 기사는 기정사실화 되었다. 이 기사가 실린 것은 1952년이다. 갈수록 가관이다.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고 부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럼 무엇이란 말인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각 주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후보가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아직도 태양이 지구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는(2005년 조사로 성인의 20퍼센트) 복음주의자들의 표심을 얻으면 되는 미국, 미국에서는 이렇게 웃기지도 않는 일들이 종교, 정치, 경제,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넘쳐나는데 바로 이 책은 구석구석 그런 부분들을 경험하거나 읽은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연봉 3만 6천짜리가 2백만 달러 짜리 주택대출을 받는 일이 있질 않나, 끝나지 않는 미국의 전쟁 그리고 병사들의 트라우마, 오바마외의 정치인 매케인을 다시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말만 번드르르 하는 사람과는 달리 그는 진정한 군인이었고 그의 아들도 현역으로 입대했다. 그리고 썩어빠진 종교인의 성문제들.. 정치인의 성문제들,, 그렇다고 흥미위주의 책도 아니다. 외국인이 모르는 미국인들의 본심, 본연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매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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