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악남 이야기
이경윤.정승원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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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형서점등에 들를 일이 생기면 몇시간씩 서서 읽거나 새로 나온 책 표지를 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절이 기억난다. 지금도 물론 서점에 들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아이들과 남편이 있는 집으로 갈 시간이 촉박해서 아쉽게 발길을 돌리곤 한다. 예전 기억 중에 엽기 세계사 뭐 그런 제목 비슷한 책이 있었는데 한번 들춰보았다가 충격과 놀람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바로 드라큘라의 원형이었던 블라드 3세, 블라드 체페슈라고 불리웠던 인물과 현재나 과거를 통틀어 가장 무시무시했던 인간- 아이들을 고문하고 살해한 끔찍한- 질 드 레의 이야기었던 것이다.

 

질 드 레의 경우는 잔 다르크의 오른팔과도 같은 역사속의 인물이었고 실제로 잔 다르크를 흠모하고 존경해 마지 않았던 그런 사람의 타락이라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현 세계에도 정치가나 세계적인 유명가수나 영화배우중에 이런 이중적인 사람이 어딘가는 꼭 있지 않을까라는 나 자신만의 음모론까지 들게 했었던 그를 그 서점 이후론 다시는 만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이 책 '세계 악남이야기'로 다시금 조우하게 되었다. 다시 만난 그의 행적은 예전 책처럼 자세하진 않았어도 그 끔찍한 악행에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에 관한 재판 기록을 본 사람들은 어딘가 정신이 이상해질 정도였다 하니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푸른 수염'이라는 괴기스런 전래이야기도 생겨 났다고 한다.

 

옛날에는 연쇄살인범의 존재를 몰랐었기 때문에 이런 인물들이 나타나면 악마의 짓이거나 전설로 치부하곤 했었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푸른 수염이나 늑대 인간, 악마, 유배된 인간 등 어쩌면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약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과거에도 싸이코패스가 있었고 연쇄살인마처럼 살인 자체에 쾌락을 느끼는 인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인간을 제외한 동물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질 드 레나 블라드 3세, 잔인한 살육으로 유명한 아틸라나 이반 4세, 표트르 대제등은 오늘날의 싸이코패스와 흡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서양뿐만 아니라 동양의 악남들 이야기도 자세히 언급하기 때문에 동양에 이르기까지 잔혹한 역사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싸이코적인 악남들 외에도 전쟁을 일으키고 일부는 시민을 학대한 칼리굴라, 알렉산더, 칭기즈칸, 티무르, 헨리 8세, 루이 14세, 러시아 제정 말의 요괴승으로 익히 알고 있었던 라스푸틴, 히틀러, 사담 후세인, 동양에서는 진시황제, 한 무제, 당 현종, 명 태조 주원장, 마오쩌둥까지 그들의 탄생과 성장과정, 죽음에 이르기까지 조명한 책이기 때문에 단순히 악남의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성장과정에서는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보여진다. 가령 자신이 정치적 다툼속에 죽을 위기에 처해서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갔다던지 죽지 않기 위해서 권력을 잡아야 했다던지 부모는 거의 없었던 방임, 학대가 있었다든지 오늘날 말하는 어린 시절의 중요성을 그들에게서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 그들도 제대로 된 부모아래에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랐더라면 정상적으로 잘 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인간이기에 너무나 나약하고 악한 존재인 그들을 보면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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