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질병완치
유태우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유태우의 질병완치라는 책을 만났다. 건강진단 믿지마라, 병원도 믿지마라, 내몸을 믿어라라는 문구에 귀가 솔깃, 눈이 껌뻑거렸다. 전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오래 재직한 그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궁금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 둘을 낳고 집에서만 있느라 운동하고는 담을 쌓은 사이에 점점 더 굳어져가는 몸이며 빠져나가는 근육이며 내 몸에 하나씩 이상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생긴 턱관절 디스크 판정.. 작년 서른 여섯이란 나이에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질환..아침에 일어나 입이 안 벌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이빨이 살에 파묻힌 것처럼 뭔가에 꽉 끼어서 절대 벌어지지 않았고 억지로 벌리려 하니 턱관절과 뼈가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밥도 수저를 밀어넣어 겨우 먹었고 다음날 당장 서울대 병원 치과에 가야만 했다. 그로부터 일년간 턱관절 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턱찜질이며 스플린트라는 기구를 이빨에 끼워넣었는데 이건 정말 해 본 사람만이 그 불편함을 알 것이다. 게다가 하루종일 끼우고 있자니 나중엔 안 쓰던 근육이 얼굴에 생기며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기가 어려울 정도로 양볼이 뻐근했다. 일년이 되어 가도 가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꽉 끼었다가 이젠 요령이 생겨서 턱을 요리조리 움직여 빠지게 하면 입이 벌어지는 것이 반복되면서 하루하루가 정말 좌절의 연속이었고 기분이 좋았다가도 이런 처지의 나를 새삼 발견하면 우울해지기를 반복하며 아이들에게도 짜증을 내기가 일쑤였고 더욱 얼굴 표정도 어두워만 가니 더욱 내 자신이 못나지는 것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

 

그러던 올해 이 책을 읽고 그래 내 몸은 내가 알 것 같아.. 스플린트를 끼고 자다가 오히려 더 끼여서 입이 안 벌어질때가 있는 것 같아. 오히려 오래 껴서 그 부작용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면서 스플린트를 빼버렸다. 지금 거의 삼주가 되가는데 끼고 있었을때보다 훨씬 나아졌음을 느낀다. 누구나 다 이 스플린트라는 것이 맞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니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외모에 자신이 다시 생기면서 운동도 하게 되니 더욱 몸이 좋아질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턱관절도 호전되지 않을까 싶다.

 

유태우의 질병완치는 내겐 그런 책이었다. 내게 할 수 있다는 힘을 준 책.. 책의 내용은 복부비만의 폐해를 자주 지적하고 다이어트를 하라고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복부비만이 나쁘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실질적인 방법도 역시 제시하고 있지만 이 책의 중요성은 뭐니뭐니 해도 전반적인 인식을 바꾸게 하는데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도 평생 약을 먹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단다. 바로 살을 빼고 운동을 하고 음식을 잘 먹는 것인데 사람들은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한다고 믿고 약에 의존하게 되면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중증의 환자는 약을 먹어야 하겠지만.. 이 책에서는 경한 증세에도 무조건 의학에만 의존하는 것도 안 좋다는 얘기리라..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유독 많은 관계의 병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흔히 아는 화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원인과 대책도 잘 나와있으며 아파 죽겠는데 안 죽는 병..신체기능의 병을 완치하라는 부분은 정말 꼭 읽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나만 해도 턱관절 디스크는 나 혼자는 정말 괴롭고 아파 죽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몰라 주는 병이었으며 또한 암처럼 죽는 병도 아니었다.

과로가 만병의 근원이며 만성두통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목디스크의 대부분은 목디스크가 아니다 라는 대목.. 이것도 역시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뒷목과 어깨가 굳는 증상인데 목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단다. 나 역시 윗집의 층간소음에 시달릴때 유난히 어깨가 뻣뻣해 지면서 뒷목이 아프다. 정말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인 것 같다. 아파 죽겠는데 안 죽는 병들은 이런 것들이 있단다. 얼마나 구체적인 증상들인지..위장병을 완치하라, 과민성 방광을 완치하라, 불면증을 완치하라, 어지럼증은 체력 소모가 원인이다, 건강불안증 등 어쩌면 내가 걱정하는 생각들이 콕 짚어져서 나올 때마다 신기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느끼고 있는 것이리라.

 

내 몸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고 이곳저곳 아픈데 낫고 싶은 사람들, 그런 건강염려증에서 홀가분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라. 정말 마음의 위안이 되고 실천적인 방법이 구상이 되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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