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벽돌창고와 노란전차 - 산업유산으로 다시 살린 일본이야기 비온후 도시이야기 1
강동진 글.사진 / 비온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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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후 도시이야기 시리즈의 1권 빨간벽돌창고와 노란전차를 만나는 날은 아주 설레는 날이었다. 바쁜 일상속에 아껴 읽고 싶은 마음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역시나 다 읽고 난 후에는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특히 쿠바..

도서관에서 보지 않고 구입하게 되는 책은 역시 소장가치가 있는 책, 두고두고 읽을 책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소장가치가 있는 책..

일본하면 일본의 온천여행이나 도쿄, 롯본기, 오사카 등 큰 이미지만 덩어리째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정말이지 우리나라의 지방도 이런 식이라면 당장 여행하고 싶을 정도였다.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은 그 지방색이 퇴색된다고나 할까..남아있는 것은 안동의 하회마을 정도..는 되야 특색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소지방도시는 너무나 비슷비슷해서 뭔가 이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의 자연을..지방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빨간벽돌창고와 노란전차'라는 제목처럼 일본에는 빨간벽돌건물도 많고 운하 비슷한 곳도 많고 섬나라인 만큼 포구, 항구도 많고..우리나라에 없는 백조도 고즈넉히 떠다니고 무엇보다 유럽의 향기가 배어있는 운치있고 아름다운 곳이 공장부지며 창고근처며 곳곳에 너무나 많다. 일본맥주 삿포로를 알 것이다. 시원한 맛에 가끔 먹어보면 반하는 맥주인데 그 삿포로공장을 취재한 부분을 보면...그곳에 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강동진님의 사진은 그만큼 멋지고 글솜씨 역시 시원하다. 단순히 개인적인 여행기가 아니다. 그 도서의 생성과 유래, 그리고 근대 일본의 산업까지 골고루 다루어주고 있다. 그렇다고 지루한 책도 아니다. 저자가 좋아한다는 라멘집은 메모를 할만큼 따라서 먹고 싶어지는 곳..그리고 일본전통의 여관(료깐)에서 50년동안 변치않았던 저녁식사의 메뉴를 훔쳐보고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음에 일본에 가게되면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불끈 솟는다.

 
그런데 저자는 보통사람들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공장이나 창고를 어떻게 눈여겨 보게 되었을까..바로 저자의 어린 시절 통영바닷가의 목재공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웅장했던 공장에서 톱밥을 가득채웠던 거대한 모습에 반했을 그 유년시절의 기억이 지금도 멋진 공장이나 창고부지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리라. 

 
우리는 어린 시절 누구나 눈여겨보았던 장소가 있을 것이다. 그런 장소를 테마로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년시절로의 추억여행...가슴이 휑하니 뚫려있는 것 같은 요즘같은때..심리적인 치유가 되리라.

일본만화를 즐겨 보는데 김전일의 추리만화를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도시니 현이니..하는 곳의 모습이 꼭 유럽의 고성이나 고풍스런 마을이 있어서 정말 일본에 이런 곳이 많은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곳곳에 이런 유럽식의 아름다운 건물이 많이 남아있다. 아마도 쇄국정책을 풀면서 유럽의 많은 것을 일본 전역에 받아들였던 역사적인 배경이 녹아나와 있으리라. 북쪽의 광산마을에서는 분명한 광산마을인데 르네상스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코사카제련소사무소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어 남쪽의 광산마을 그리고 누에마을등 짙은 삼나무 숲 속 여관마을, 러브레터가 날아든 운하의 도시 등..정말 멋진 장소로의 여행의 향연에 빠진다.

 
마음이 답답할 때면 비온후 이런 도시들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는 것..그곳에 내가 있을 것이라는 미래적인 상상만으로도 어느 정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두고두고 간직하며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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