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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 -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기르려면
이정숙 지음 / 파프리카(교문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워라'.. 글로벌 사회에서 부모들이 자녀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가 외국어를 능수능란하게 하는 것..그것도 남들 다 하는 영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도 하나쯤 더 유창하게 한다면 바랄 게 없다는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사교육이라고는 피아노학원 하나 다니게 하는 것 뿐이지만.. 아, 학습지도 있다. 집에서 영어듣기와 읽기를 매일 같이 잊어버리지 않도록 독려(?) 아닌 독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숨길 수 없는 희망이리라.
책을 받아 들고 읽으니 어...어딘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바로 지은이 때문인데 KBS 공채 아나운서 출신으로 자녀를 양육하면서 얻은 노하우나 그동안 공부했던 바를 가지고 언어에 대한 강연으로 유명한 이정숙씨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에는 이미 '리더로 키우려면 말부터 가르쳐라' 라는 책까지 있었기에 더 익숙했던 것이다. 그때의 어린 자녀들이 이젠 장성해서 7개국어를 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고 (둘째의 경우) 첫째 역시 미국으로 건너가 수석졸업을 하는 등 영어에 굉장히 빠른 소질을 보였던 것이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언어에 강한 아이로 키우는 법인 것이다. 어려운 방법을 설파하는 것이 아닌 어릴때 부터의 특수한 환경을 기술하면서 남의 가정에서 일어난 소소한 얘기들까지 엿볼 수 있으며 저학년때 온가족이 다녀왔다는 유럽여행기는 참 유익했다.
어릴때의 특수한 환경이란..둘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어려워했고 집에만 있기를 좋아했다는데 엄마는 맞벌이였고 주부로서의 역할까지 하느라 너무나 힘들어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었지만 책만큼은 양질의 도서로 채워주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나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철학전집을 책을 유난히 사랑했던 외할아버지가 놀이삼아 손자들에게 들려주었고 책으로 퀴즈도 내고 했던 독특한 영아기의 경험 때문에 특히 어려서 접했던 둘째의 언어감각이 뛰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리다고 해서 그랬쪄~ 어땠쪄~ 라는 투의 언어는 그래서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바른 언어를 가르치고 부모가 솔선해서 어려운 개념이 실린 책일지라도 차근차근 읽게 한다면 그 어릴적의 경험은 커서는 가질 수 없는 엄청난 지식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것..그리고 아이의 좋은 언어 모델이 되는 노력을 부모가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질문으로 어휘를 확장시키라는 것이라든지 이미 검증된 문학과 역사책을 보여주는 것이 언어에 강한 아이가 되리라는 것..일기쓰기를 지겨워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것등..
여기에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언어가 조금 어눌하다거나 어휘력이 부족하여 답답해 하는 부모들이라면 갑갑해 하지만 말고 솔선해서 모범을 보이고 책을 읽어주고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고민을 가진 분이나 자녀를 키우는데 있어서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중간고사 성적이 어쩌고 하는 고민보다는 이런 언어적인 고민을 해주는 것이 더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