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페인팅 Final Painting - 화가 생애 마지막 그림을 그리다
파트릭 데 링크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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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북스는 미술관련 책들을 꾸준히 소개해 주고 있어서 믿음이 가는 출판사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쇠한 쇠퇴한 이러한 단어가 와닿는다. 나 역시 오십줄에 들어서니 나 자신이 나이들어간다는 사실이 와닿고 부모님이 팔순이 넘어가시니 부쪽 쇠약해지심을 느낀다. 인간의 육체만 떠올린다면 참으로 나약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나이듦에 있어서 나이든 사람, 육체가 지는 시기에 딱 맞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예술일 경우 더더욱 묘하게 드러난다. 이 책에서도 손에 관절염이 걸리고 시력이 악화된 화가들이 말년에 조악하고 미완성에 반복적이라는 사회의 통념에 맞서 이제는 그러한 만년 양식이라는 것은 없다고 단정짓는다. 오히려 인생의 말년에 완성된 작품을 그 어떤 잣대안에 가둘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는 더 직접적이고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히고 누군가는 정신병에 사로잡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어쨌든 우리 시대 가장 유명한 화가들의 말년에 그린 작품들 3가지를 소개해주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임으로서 책읽는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남겨두는 것 같아서 더욱 즐겁게 읽었다.

5세기에 걸친 회화사에서 주요 화가 30명을 택하여 마지막 자화상이 있으면 되도록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도 독자들을 향한 애정을 보이고 있으며 일찍 세상을 떠난 화가들도 다루고 있어서 이들이 '연로하다' 라는 통념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마지막 생애를 잘 모르는 화가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첫번째 주자인 얀 반 에이크가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마지막 화가인 피카소는 현대인이기도 하고 그의 말년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노령까지 지칠 줄 모르는 드로잉과 회화작품이 잘 소개되어 있는 화가이기도 해서 그가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사실이 이 책의 다양성과 하나로 규정짓지 않으려는 기획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판형이 아주 크고 회화작품 3가지씩을 소개해 주고 있어서 우리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온 느낌을 받으며 그들이 말년에 그렸다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 책에 소상히 소개되어 있는 작품에 대한 설명과 화가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평전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다양한 예술사와 화가의 일생 그 모두를 접하게 해주는 멋진 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화가는 얀 반 에이크로 성모자를 숭배하는 피터 웨이츠, 성녀 바르바라(1437), 마르가리타 반 에이크의 초상(1439), 성모자와 성녀 바르바라와 성녀 엘리자벳과 얀 보스(1442-3) 같은 작품을 예전에 프라도나 우피치 미술관에서 직접 봤던 그런 명화들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어서 조반니 벨리니, 라파엘로의 유명한 작품인 거룩한 변모(1516~20), 줄리오 노마노와 함께 있는 자화상 같은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데 라파엘로 사후에 이 줄리오 로마노가 완성한 작품들 라파엘로의 작품이 아니라 줄리오의 작품인 것으로 보여지는 작품도 있다고 해서 이같은 미술계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알브레히트 뒤러, 티치아노, 틴토레토, 카라바조(프라도 미술관에서 직접 본 작품들을 잊을 수가 없다), 엘 그레코, 루벤스, 안토니 반 다이크,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렘브란트, 고야, 윌리엄 터너, 에두아르 마네,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폴 세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귀스트 르누아르, 모딜리아니, 클로드 모네 같은 거장의 말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니.. 정말 뭉크, 몬드리안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작가의 마지막 작품들을 다 볼 수 있어서 너무나 귀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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