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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개미를 읽은 이후로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이름이 각인되었고 우리나라에서 특히 사랑받는 작가로 군림한 그가 근래에 출간하는 소설에서 한국인이 소소하게 등장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늘 읽고 싶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았다가 2021년에 새롭게 멋진 옷을 입고 재출간된 열린책들의 이 책은 정말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메이저 출판사의 책답게 유연하게 책장이 넘어가고 저 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책표지와 색감이 정말 그만한 값어치를 했다. 물론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베르나르도 지독한 독서가였음이 틀림없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가득한 기이한 이야기들도 많이 있고 있음직한 이야기와 실제 역사속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기로는 '개미'와 '신'과 '제3인류', '죽음'에서 추려낸 백과사전까지 추가되어 2021년판이 훨씬 풍성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제1장을 죽음으로 꾸며서 최근에 죽음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더 다가올 것이다. 엉뚱해서 유명한 죽음들은 역사속 인물들의 다소 황당한 죽음 에피소드들을 싣고 있고 미국 뉴욕의 폭스 자매 이야기는 1848년에서 태어난 자매의 심령술사로 유명해진 그러나 사기같기도 한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는데 미국도 그 시대도 살아보지 못한 우리들이 읽기에 매우 흥미진진하다. 이 백과사전은 이런식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어디에서도 보기가 힘든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미라가 된 강도의 이야기도 기구하면서도 슬프고 기이했다. 특히 6백만불의 사나이 촬영에서 밀랍인형인 줄 알았던 소품에서 뼈가 드러났을때 얼마나 놀랐겠는가. 미라의 입에서 1924년 발행된 페니 동전 한개와 로스엔젤레스 범죄 박물관 입장권 한장이 발견되었고 이 정보로 역추적해 본 결과 엘머 매커디라는 무장강도의 아무도 찾아가지 않은 시신이 방부 처리되어 투항을 거부한 사내라는 명목으로 전시된 과거도 있었고 그 사람으로 판정났다니 정말 끔직하고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잘 모르는 1800년대에서 1900년대 초중반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매우 흥미로왔다. 인류의 살균에 영향을 끼친 제멜바이스라는 의사를 알게 되었고 손 소독의 중요성을 그 시대에 설파했었고 결국 그가 옳았다니 정말 존경스러웠다.
총 12장으로 나뉘어진 그만의 흥미진진한 말 그대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백과사전은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또한 잡학상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책이다. 두꺼움에도 뻣뻣하지 않은 책의 형태와 자태?에 반해버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