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의 역사 - 인류 역사의 발자취를 찾다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성춘택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트로이의 목마의 존재를 찾고자 고고학의 거장이 된 슐리만의 이야기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막연히 고고학은 인디아나 존스같은 모험과 낭만의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고고학을 배우고 실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고고학의 낭만과 모험을 되찾았다. 발견하기까지의 노력과 고초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일단 책으로서의 매력은 말이다. 저자는 고고학이 학문으로 태어나기 시작한 18세기부터 시작해서 오늘날의 고고학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재구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폼페이, 나일강 삼각주의 로제타석의 발견, 그 고대문자를 해석하기 시작한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의 희열의 순간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폴레옹의 학자들과 지오반니 벨조니는 모두 로제타석에 새겨진 문자를 해석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지만 전문가들이 글리프 곧 상형문자라는 것이 그림상징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1790년대에 외르겐 조에가라는 덴마크 학자가 그 글자들은 사물이 아니라 소리를 나타낸다는 것을 알아냈고 언어 천재였던 샹폴리옹이 프랑스 명문문학회에 1822년에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샹폴리옹과 윌킨슨같은 사람들이 고고학에 참여해야 진정한 고고학이 완성됨을 시사할 수 있었다. 즉 고고학과 명문 및 문헌기록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고대시대를 찾아가는 내용들도 너무 흥미롭다. 1860년대와 1870년대에 프랑스 남서부의 동굴과 바위그늘에서 네안데르탈 해골이 많이 나왔고 열대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조상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외젠 뒤부아라는 네덜란드의 의사는 동남아시아에도 많은 유인원의 서식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자바 섬으로 떠났고 이곳에서 바로 에렉투스라고 곧게 선 인간이라는 뜻의 자바원인을 발견하였다. 바로 호모 에렉투스의 발견으로 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고리를 찾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후에 이런 두개골을 위조하는 일까지 벌어졌고 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붕뜬 시간을 매워줄 다양한 발견들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어 아마 점점 더 세상에 드러날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유명한 슐리만의 이야기를 지나 이제 고고학은 체계적인 발굴이 시작되었다. 칼 리하르트 렙시우스라는 베를린 대학의 이집트학 교수는 이집트 파라오들의 계보를 정리하고 있었고 새로운 세대의 고고학자들을 길러내는데 생애 후반을 바쳤다. 발굴뿐 아니라 복원과 보존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들 중 한명인 알렉산더 콘체도 있었고 이 사람은 루브르 박물관에 전해져 유명해진 '날개 달린 니케상'을 에게 해 북부의 사모트라케에서 발견하였다. 이어 빅토리아 시대에는 아주 유명한 거부였던 피트리버스라는 가명을 쓴 레인 폭스라는 장군과 페트리라는 인물이 유명하다. 이 책에서는 여성 고고학자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져지며 1960년까지 올라와 현대의 고고학에 대한 것들도 파헤친다. 이제 현대 발굴학은 과학의 발달로 더 깊이있는 연구가 가능해졌다. 스톤헨지의 리모트 센싱 프로젝트나 LIDAR같은 레이저를 이용한 탐사 기술 등 앞으로의 고고학은 우리 인류의 비밀을 더 완벽하게 밝혀 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고고학의 역사를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