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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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많이 들어본 이름이고 아이히만과 관련해서 악의 평범성이라는 단어로는 알고 있는 그녀이지만 과연 우리가 아는 것이 제대로 아는 것일까.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위키등등이라면서 잡학을 머리속에 넣기엔 좋지만 그 깊이가 깊지 않고 잘 알지 못하면서 떠들때가 많다. 광장정치니 뭐니 들은건 있어서 수많은 네티즌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지만 맞게 쓰고 있는 것인지 아리송할때가 많다. 그럴때에는 역시 제대로 된 독서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다. 이 책 '한나 아렌트'도 걸출한 전기 작가가 쓴 한나 아렌트의 삶과 그녀의 철학과 사상이 그대로 반영이 된 책이다. 그녀가 남긴 편지와 논문과 저서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철저하게 조사하여 가장 가깝게 그리고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게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녀의 스승이자 연인이었던 하이데거와의 평생에 걸친 애증에 가까운 이야기며 2차 세계대전을 본인이 겪었던 그 악몽같은 경험들이 바로 그녀의 사상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1906년 10월 14일에 러시아에서 가까운 동프로이센에서 태어난 그녀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 파울 아렌트는 평생을 매독에 시달려 예민하게 살다가 죽었고 엄마는 거의 평생을 아렌트의 곁을 지키다가 미국에서 사위와 함께 사는것이 힘들어 런던의 의붓딸에게 갔다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한나는 어려서부터 도전적이었고 불의를 참지 못했고 강한 캐릭터였다. 학교에서 유대인이라고 놀림을 당해 학교에 가기 싫을때마다 엄마의 비호를 받았고 이는 자존감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을 것 같다. 내 뒤에는 항상 든든한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독일의 대학가인 하이델베르크에서 수학한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주 영특했고 아파서 학교에 가지 않은 날이 많았어도 항상 우등생이었다. 마침내 이십대에 대학에서 철학을 배울때에 스승인 하이데거를 만났고 키가 크고 아름다웠고 당당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 하이데거는 두 아들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음에도 그녀와 만남을 가졌다.


또다른 스승 카를 야스퍼스는 진정으로 그녀에 있어서 가장 영향을 끼친 스승이었으며 세계2차대전이 끝나고도 서로를 찾아 스승과 제자로서의 순수한 정을 누렸다. 생일엔 서로 축하해주고 논문을 완성할때마다 보여드리고 병환중에도 끝까지 찾아가 항상 생사를 지켜봤던 그들.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의리와 우정이 끝까지 가는 것을 볼때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이 걸출한 사람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한나 아렌트는 어려서부터 로자 툭셈부르크나 백년전의 독일계 유대인인 라헬 파른하겐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라헬에 대한 책도 썼다.


그녀의 평생의 사랑이었던 두번째 남편 하인리히 블뤼허는 한나와는 달리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 독학에 가까운 수학을 했던 그는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강의하는 교수가 되었고 학교에서도 존경받는 교수였다. 늘 한나는 유럽으로 여행을 가거나 연구를 떠나거나 강의등으로 자리를 많이 비웠지만 남편의 든든한 존재만으로 그럴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렇게 좋았던 금슬이 부러웠다. 그들은 젊은 시절 히틀러의 말살정책에서 극적으로 프랑스로 프랑스에서 포르투갈을 거쳐 미국으로 미리 탈출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천운이었다. 둘 다 교수가 되어 성공한 삶을 살게 되고 뉴욕의 번듯한 집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다.


말년에 이를수록 그녀는 더욱 유명인사가 되었고 저서 '인간의 조건'이나 아이히만에 대한 칼럼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마녀사냥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더욱 유명해지고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현대의 우리가 여전히 한나 아렌트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 발터 벤야민, 사르트르 등 유명한 철학가들과 조우했던 그녀가 정말 놀랍도록 신기하다. 당시에 태어났다고 누가 그녀처럼 살 수 있었으랴. 한나 아렌트의 삶 자체가 영화같고 그녀의 사상도 그녀가 쓴 책도 이제 하나씩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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