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 오늘도 사회성 버튼을 누르는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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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숙님의 책으로는 세번째 책인데 뭔가 코드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이번 책에서 그녀가 쓴 내용들은 어찌나 나와 비슷하던지 놀라웠다.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는 실제로 내향적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씀으로서 비슷한 사람들이 맞아 맞아 하며 공감가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남 앞에서 하는 강연은 또 잘한다는데 내향적인 사람들중에 연예인들이 많은 것을 보아도 남앞에 나서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때는 외향적인 사람만큼 잘 하기에 니가?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그럴만도 하다. 내향인들은 필요할때 외향적인 행동들을 하는 스위치를 누른다는 글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경우는 앞에 나서서 말하게 되는 날에는 모든 것이 백지가 되버리는 무대공포증까지 있어서 저자가 부럽기도 했지만 말이다.


저자가 경험했던 내향인으로서의 최악의 경험들에 웃음이 나기도 하며 재치있는 글에 깔깔 웃었다. 어느 미국식의 스탠딩 파티에서는 지옥같은 경험을 하고 탈출하였는데 그 시간이 십오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고 나 역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예 미국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과 섞이는 파티였으면 또 자연스럽게 어울리려는 노력이나 스위치가 켜졌을 거라는데 나 역시 동감한다. 미국식 파티에 한국사람들만 바글한 경우라니. 혼자서 간 사람들은 얼마나 난감했을지!


내향인들은 소수의 사람들과 오래도록 만나며 진심으로 만남이나 초대를 기뻐하면서도 전날까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초조해한다. 외향인이라면 그냥 가는 것인데 무슨 생각이 그리도 많은지. 그러다가 약속이 취소라도 되면 안도의 미소를 짓고 집에서 남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모임에 나가도 활발하게 행동하지만 수없이 눈치를 보며 소외되는 사람들까지 챙기게 된다는 저자의 글에 정말 똑같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명 이상 만나는 모임일때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지 못하다 보니 이쪽의 말도 저쪽의 말도 듣다가 소외될 것 같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다. 만면에 웃음은 띄지만 내면으로는 참 생각도 많다. 그리고 대부분 이야기를 듣다가 온다. 저자가 쓴 내용인데 다 나에게도 해당되는 글이다.


그러다 나보다도 내향적인 사람들만 모였을 때에는 또 용기를 내어 주도적으로 하기도 한다. 는 내용 역시 동감되었다. 외향인들도 고충이 있을 것이고 내향인들도 고충이 있을 것이며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그 자체가 필요할 것이다. 재치넘치는 남인숙님의 글을 읽으며 수많은 내향인들이 위로를 받고 웃음을 지었으리라 생각된다. 모임에서는 그렇지만 방구석에서는 잘난척 할수도 있음을 곁들이고 싶다. 그래서 키보드워리어 중에서는 내향인들이 많을 것이다. 덧글에서 다양한 변주를 하지만 막상 만나면 덧글에선 무미건조했던 사람들이 더 외향적이고 덧글에선 다양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내향적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


무선청소기를 사고선 처음엔 흡입력에 불만이 있었지만 이내 청소라는 것을 자주하게 되고 시작이란걸 하게 된다는 점에서 무선청소기 옹호론자가 된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방구석에만 있다보면 안좋은 습관들이 생길 수 있는데 청소하며 정리하고 적당히 비우며 사는 삶을 살다보면 인생이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것조차 나와 비슷했다. 일주일에 며칠이고 집밖에 나가지 않아도 너무나 잘사는 저자를 보고 그것도 나와 비슷해서 놀라웠다. 오히려 집안에서도 굉장히 바쁘다. 나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방식을 응원하며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들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저자의 책이라면 늘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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