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더스
밸 에미크,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슨 책을 읽든 저자를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모르고 읽었어도 신예 소설 작가로서 괜찮구나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벨 에미크는 나도 좋아했던 미국드라마 '어글리 베티'에도 출연했었고 인기드라마여서 시즌7까지 나왔던 '30락'이라는 드라마에도 나왔단다. 가수이기도 하고 배우이기도 한 잘생긴 청년 같은 사람이 두 아이의 아빠이고 남편이며 이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르네상스형 인간이라고 불린다니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책을 읽자마자 영화화 될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영화화가 된단다.


이런 사실을 알고 책을 읽으니 이 책의 주인공인 개빈 윈터스라는 사람에 자꾸 벨 에미크를 이입하게 된다. 물론 소설에서의 개빈이 훨씬 더 잘 나가는 배우인 것 같긴 하다. 시드니라는 연인이자 파트너를 병으로 잃은 개빈은 너무 큰 상실감에 그의 모든 물건을 불태우며 넋을 잃고 있다가 집이 홀랑 다 타버릴 뻔 한다. 이웃이 그런 그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고 뉴스에 까지 나와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 그가 갈 데가 없자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인 올리와 페이지 부부의 초청을 받아들인다.


소설의 다른 한 시점에는 이 올리와 페이지 부부의 딸인 조앤 레넌이 또 한축을 이룬다. 조앤은 아무것도 잊어버리지 않는 매우 뛰어난 자전적 기억력(HSAM)을 가진 소녀이다. 자신은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기억못할 거란 생각에 존 레논과 비틀즈와 같은 영원한 노래를 리마인더(기억을 재생하게 하는 무엇)라고 부르며 본인이 그런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위대한 미래의 작곡가 작사가 컨테스트에서 우승하고 싶어한다. 부수입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아빠가 자금난을 겪어 스튜디오를 닫는다는 사실도 한몫했다.


드디어 개빈과 조앤은 만난다. 개빈의 동성파트너인 시드니 역시 올리와 페이지 부부의 친구이며 종종 이 집에 놀러와서 조앤과 놀아주었다. 조앤은 시드니에 대한 모든 것을 기억한다. 그날 입은 옷과 신발 가방까지.. 그리고 그와의 대화까지. 개빈은 그를 잊으려 했다가 엉뚱하게도 조앤을 통해서 생생하게 그에 대해 들으려 한다. 그리고 시드니가 자신 모르게 출장을 간다고 하고는 어디론가 가서 지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행적에 관해 조사를 하게 된다.


믿었던 연인이나 파트너가 자신도 모르는 행동을 했다면 그 어떤 행적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추적해 보고 싶을 것이다. 개빈도 그런 심정이었다. 반면 조앤은 뜻이 잘 통하는 개빈아저씨와 리마인더스라는 그룹을 맺고 컨테스트에 나가고 싶어한다. 실제로 개빈이 작사를 도와주고 조앤은 작곡을 하며 둘만의 위대한 리마인더인 곡을 완성해 간다. 컨테스트에서 우승하는 뻔한 결말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 조앤과 개빈과 올리부부의 이야기 그리고 개빈의 여동생인 베로니카의 이야기까지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을 돋보이게 하며 데뷔작인데도 흡입력이 놀랍다. 영화가 정말 기다려 진다. 벌써부터 머릿속에서 그려지기 때문이다. 소설의 각장의 소제목이 모두 비틀즈의 노래들인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come together, Gimme some truth, Help, Across the universe, a day in the life, Don,t let me dow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