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공부 - 나이 듦에 대한 희망의 여정
토마스 무어 지음, 노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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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초반도 넘어 중반을 넘어 이제 후반으로 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제 나도 곧 오십이 되겠구나. 어렸을 때에는 엄마 아빠의 나이가 도대체 언제 올까. 내가 나이들면 엄마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것인가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부모님은 노인이 되셨고 남편과 나는 이제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곧 결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눈이 부시게' 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웃기도 울기도 하는데 25살 나이에 할머니의 몸이 되어 버린 혜자가 친구들한테 나이듦에 대해 구시렁 거리다가 친구들이 맞장구를 치면서 할머니들은 신호등에서도 허우적 늦게 가며 머리를 미세하게 흔든다고 흉내를 내는 부분에서 순간 니들이 뭘 아냐고 뼈가 약해지고 마음만은 훨훨 나는데 몸이 안 듣는건데..! 라며 노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던 혜자가 문득 노인들 입장에서 변호하고 울화를 터뜨리는 부분에서 나 역시 희한하게도 할머니의 신체와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다. 예전같으면 젊은 친구들 쪽에서 느꼈을 것이다.


나이 공부를 쓴 저자는 토마스 무어로 심리치료사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책을 쓰고 강연하는 영성이 높은 사람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이드는 것을 두려워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나이들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 보다는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잘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여러 언어에 능통한 저자의 친구인 도널드는 음악천재이자 언어천재이지만 젊어서도 너무 튀며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나이들어서도 제자들 앞에서 강연을 하며 존경을 얻는 그러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책을 번역하고 소개해 주는 늘 성숙하며 나이들수록 더 기여를 하는 인물이었다. 그에 반해 어떤 파티에서 만난 이는 마흔 다섯의 나이에 나이듦을 너무 걱정하고 그것에 매인 모습이 별로였던 것으로 그리는데 맞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 더 나은 모습일지는 자명하다. 나 역시 나이들수록 더 성숙되어지고 싶지만 우리 세대는 그것도 쉽지 않다. 모든것을 감내하며 참는 세대는 아니었기 때문에 얼핏 잘못 하면 덜 성숙한 어른으로서 살아가기도 한다.


아프로디테를 인용해 노년의 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나(꽤 많은 부분을 노년의 성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한다. 이것도 중요한 부분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카로스를 인용해 요절한 사람들이 묘한 감정을 일으키고 그들을 계속 추억하며 애도하는 사회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멜랑코리하지만 우울하지는 않다라는 관점에서의 멜랑콜리를 찬양하기도 하고 일과 놀이와 은퇴에 대한 생각지도 않는 부분에 대한 기술도 고무적이다. 노년의 물리적인 외로움에 대해 쓴 부분도 아주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미래를 향한 노년이라니 이런 나이 공부는 미처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케 한다. 사색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멋진 나이듦인지 이 책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나이듦도 그저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두는 것보다 자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미리 대처하고 늘 마음을 챙기고 돌본다면 멋진 나이듦이 가능해 질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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