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 설득 -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설득 프레임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김경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대부'로 꼽힐만큼 사람의 심리 중에서도 설득에 관한 심리학에서 저명한 박사이자 전문가로서 인플루언스 앳 워크의 ceo이기도 하다. 전세계 300만부가 넘게 팔린 전작 '설득의 심리학'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이번에 '초전 설득'이라는 후속작을 내놓은 것이다. 어쩌다 어른에서 흥미로운 강의로 재미있게 경청하고 있던 인지 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가 번역을 했는데 전문번역가 못지 않게 술술 아주 잘 읽혔다.


요즘 하도 핸드폰으로 지역카페나 여러가지 관심사를 짧은 글들로만 검색하다 보니 모처럼 이렇게 집중해서 읽는 독서의 선한 영향력이 굉장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다. 드디어 두뇌가 회전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처음 부분에서는 몇 페이지 나가기가 어려웠는데 일단 집중해서 10페이지를 넘기니 너무 재미있어서 설거지 하는 시간도 잊고 읽게 되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설문지같은 부탁을 받거나 전화를 받게 되면 부담스러워하며 그냥 지나치기 일쑤이다. 그런데 어떤 설득이라는 행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상대방이 어떤 행동 주로 말로 무언가를 했을때 우리는 설득을 당하게 되는데 이것을 '초전 설득(pre-suasion 프리 스웨이전)' 이라고 이 책에서 명명한다.


실제로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는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회사의 세미나나 유명 세일즈맨을 졸졸 따라다니며 그들이 설득에 성공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찾아내는 과정을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데 그 부분도 아주 재미있다. 따라서 이 책은 딱딱한 책이 아니며 어떤 재미난 강연이나 세미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읽힌다. 물론 심리학적인 용어나 영어로 쓰여진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니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뇌의 가동은 필요하다. 이 책에서도 계속 강조하는 것이지만 인간은 한번에 하나밖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으며 이 책도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있다면 잘 읽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중해서 이 책에 푹 빠져 읽는다면 금새 백페이지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얘기다.


우리가 당하기 쉬운 여러가지 예중에 싱글 슈트라는 경우가 있다.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으면 우리는 곧 싱글 슈트같은 미끄럼틀이라는 한정된 미끄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타깃 슈팅이라고 하는데 누군가가 불만족하느냐고 물으면 우리는 곧 단점을 찾아내서 불만족하다는 답을 주로 내게 되고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만족했던 기억을 더듬어 만족한다고 대답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러므로 설문 조사에서 무엇에 불만족하십니까? 라는 질문만 있는 설문지는 거절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반대로 만족하느냐만 물어보아도 올바른 답을 도출해 낼 수 없다. 불만족 하십니까? 아니면 만족하십니까 라고 물어보아야 바른 답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가 직접 어떤 파티에 갔을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뻘줌해 하다가 손금을 봐주게 되었는데 집주인에게 완고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을때 집주인은 맞다고 했고 그로부터 두시간여 뒤에 다시 손금을 봐주었을때 당신은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군요 했더니 또한 맞다고 했을때 우리 자신도 그렇게 대답하곤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을때 그 말에 맞는 기억을 먼저 떠올리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단다. 이것처럼 당신은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입니까? 라고 먼저 물어보았을때 사람들은 거의 다 그렇다고 대답을 한단다. 그리고 나서 어떤 설문지를 내밀면 다들 그 설문지에 응한다. 하지만 이 질문을 하지 않았을땐 거의 모든 사람이 외면하고 가던 길을 갔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서 70년간 가장 중요한 일 두가지를 꼽아보라고 했을때 9.11사건을 조명하는 2주전부터 9.11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늘었고 당일 근처에는 거의가 9.11을 꼽았는데 2주가 지나고 언론에서 덜 다루게 되었을때부터는 원래의 30프로 정도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얼마나 사람들이 노출된 언론기사나 사람의 말에 심리적으로 좌우되는지 알만한 일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설득하기 전에 초전 설득을 하는 행위는 세일즈를 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중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간 친구간에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을때에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위에 언급한 이야기들 말고도 정말 흥미진진한 예들이 많이 등장한다. 핸드폰에서 좀 자유롭고 오랜만에 집중해서 제대로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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