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이야기
니시 카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2015년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니시 가나코의 <사쿠라>, <사라바!>를 읽었었는데 이렇게 <밥 이야기> 라는 책으로 다시 만나니 신기했고 그녀의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나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성장했던 특별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잘 스며든 에세이라서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1977년생이라면 나보다 네살이 어리니 한국나이로도 마흔 세살인데 77년생은 언제나 삼십대일 것만 같은 착각에서 아! 하고 깨어난 계기가 되었다. 그렇구나 작가로 성공할 나이가 맞구나. 예전에는 되게 어른의 느낌이었는데 이 에세이만 봐도 이십대 삼십대가 쓴 글 같으니 말이다. 확실히 우리 세대는 젊게 살고픈 실제로도 살짝 그런 세대인가 보다. 김혜수가 벌써 오십이라니 그런데도 삼십대부터 사십대의 연기가 무리없으니 말이다. 암튼 그녀의 글이 젊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려다 이렇게 옆으로 벗어났다.


이십대 시절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고 그런 경험이 녹아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나씩 요리를 해서 거둬먹이다시피 하고 외국 타지에서 재료도 구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밥을 훌륭히 해주신 저자의 엄마의 요리 이야기도 나오고 우리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요리의 냄새나 비주얼을 보면 그 시절이 확 떠오르듯이 저자의 글을 읽고 있자니 나의 어린시절이 마구 떠올랐다. 시장에서 교회 선생님이 사주신 자장면(그때는 한그릇을 매번 다 먹지 못했다 느끼해서..지금이라면 두그릇도 먹겠다), 엄마가 해주신 김치전, 아빠가 해주신 김칫국물을 넣은 비빔밥.. 마치 이런 나처럼 니시 가나코의 이야기도 끝없이 펼쳐진다. 얇은 책이지만 그런 꽉 찬 느낌이 든다.


위는 추억으로 만들어졌다! 는 그녀의 이야기에 정말 공감한다. 맛있는 음식을 지인들과 나눠먹을때의 그 기분좋음이란. 내가 한 요리를 맛있게 먹는 가족을 바라보는 흐뭇함이란..그녀의 밥 이야기는 음식 예절부터 음식의 재료, 그리고 술과 같은 음료, 계절이 담긴 음식, 나라는 다르지만 그녀가 말하는 밥의 이미지는 비슷한 것 같다. 그녀가 한 요리, 가족이 만들어준 요리, 어느 식당에서 먹은 요리 등 여러가지 밥 이야기가 따스하고 재미있다. 따뜻한 밥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를 읽고 싶은 밤에 읽기 딱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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