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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평점 :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내신 성적이 900명중 11등 정도였던 나는 수학도 외워서 했었던 암기파였다. 하나하나 이해하고 스스로 풀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할 수학이 이렇다보니 고등학교의 고급수학부터는 그냥 손을 놔서 '수포자'가 되었다. 그래서 중학교때는 기대를 한몸에 모았던 나는 고등학교부터는 집합 부분만 까만 그런 대표적인 수포자학생이 되어버렸다. 특유의 긍정으로 다른 과목의 내신은 잘 봐서 전체로는 2등급을 받았으나 수학을 망쳐버렸으므로 기대한 만큼의 대학은 절대 갈 수 없었다. 지금같으면 수시라는 제도가 있어서 오히려 나같은 학생은 내신을 잘 받는 편이었으니 대학교 이름이 달라졌을텐데..그래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수포자는 수포자였을 것이다.
완전히 문과인 나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혔으니 바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저자 김민형은 영국 옥스퍼드 머튼칼리지 교수이자 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이며 페르마의 방정식의 '해의 유한성 증명 문제' 처럼 수학의 난제를 해결해온 유명한 수학자이기도 하단다. 인문학자 김우창 교수의 아들이기도 하다는 그는 중1때 몸이 아파 집에서 혼자서 공부를 하였는데 서울대 수학과를 들어갔고 조기졸업한 천재중의 천재이다,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런 그가 내놓는 책이라면 어려운 수학 문자의 향연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생활속에 과학과 우주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리고 확률 이야기도 재미있다. 물론 알아듣기 어려운 식이 등장하지만 식은 식일뿐 이러한 식이 나온 배경과 수학이야기를 옆에서 듣는 것처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파한다. 그도 그럴 듯이 이 책은 그의 강의를 옮긴 구성이고 방학때마다 영국에서 한국으로 찾아 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대상으로 한 그의 강연은 명강연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바로 수긍할 수 있다.
아 이래서 수학이 필요하게 되었구나..고대로부터 왜 수학이 필요했고 어떠한 수학이 탄생하였는지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미적분이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 뉴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우리가 우주라는 곳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달에 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수학의 힘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사람들의 질문을 받아서 대답해 주는 대담 형식의 글은 나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었을 독자들에게 단비같은 구석이 있다. 수학이 논리학인지 수학만이 논리적인지 수학은 논리학만은 아니라는 대답과 수학적인 증명이 무엇인지 갈릴레오 갈릴레이에서부터 분류학등 수학에 대한 본질적인 설명과 수학의 근본을 설명하는 부분이 아주 새로웠다. 적분은 어떻게 착안할 것일까요? 라는 물음에 적분 역시 미분처럼 중력법칙에 관련이 깊고 뉴턴은 2개의 물체 사이에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가 고민했으며 중력은 질량이 커질수록 커지고 거리가 커질수록 작아진다. 이같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혜성의 타원운동까지도 설명할 수 있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이런 인물들이 발견해 낸 법칙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알 수있었다. 페르마의 원리에서는 빛이 최단 거리로 간다 등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상식들이 유명한 수학자 철학자 과학자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처럼 입시만을 위한 수학을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수학의 미래는 밝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뒷부분의 방정식이나 확률 이야기도 아주 흥미롭다. 리뷰로 하나하나 쓸 수는 없기에 직접 이 책을 읽어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문과생들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이 맞다!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나 자신에게 가질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