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 이야기 - 진귀한 그림, 사진과 함께 보는 상징의 재발견
잭 트레시더 지음, 김병화 옮김 / 도솔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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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상징이야기라니..

"상징"이라는 말은 여기저기 붙이기도 쉬운 말일테니 어찌 보면 할 이야기가 많을 수도 있겠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지기에는 또한 너무 방대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굳이 "상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는 고집스러움이나 집착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도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그저 미술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상징"이라는 것으로 새롭게 해석되는 것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던 목적과 더불어 그 목적을 넘어서는 만족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자체인 신체와 영혼, 그리고 우주, 식물, 동물, 패턴등등

그야말로 우리를 포함한 세계는 모두 "상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크기도 형태도 저마다 제각각이지만 모든 것의 공통점은 "상징"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크나큰 "상징"의 세계로 우리는 이끌어진다.

작가는 우리 주변의 것들이 어떤 것을 "상징"하는지, 왜 사람들이 그렇게 믿거나 정하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거기에 얽힌 신화나 민담을 들려준다.

모든 것에 "상징"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끝도 없이 증명해주는 작가 덕분에

어떤 것에도 "상징"을 부여했다고 해야 할까?

어떤 것에서도 "상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하고 혼자 쓸데없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쉽지 않은 "상징"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어렵지 않게 그리고 가볍지 않게 풀어써준 덕분에

재미있게 "상징"에 대해 알아나가는 한편 안타까운 마음도 생겨났다.

예전부터 깊은 의미를 "상징"하고자 행해지던 것들 중에 없어진 것들이 있어서 안타까웠고

또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전해내려오고 있지만 정작 그것이 어떤 것을 "상징"하는지는 알지도 못했고

관심조차 갖지 않은채 그저 기계적으로 받아들일뿐이였던 것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 부끄럽기도 했다.

 

지금의 우리는 급한 성격으로 당장 보여지는 것만을 담아두기 때문에,

그리고 숨겨진 의미를 생각할 시간을 갖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에 급급한 점도

이런 "상징이야기"들이 너무도 새롭게 놀랍게 다가오게 된 원인이 아닐까?

 

다양한 분야가 "상징"이라는 이름으로 해체되기도 하고 결합되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이야기로 주위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가지는 즐거운 경험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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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함께한 그해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광자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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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발한 자살 여행으로 처음 만났던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

제목의 "기발한"을 넘어서는 굉장한 상상력과 재치로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그의 이야기꾼으로서의 기질에 감탄하던 것이 떠올라 <토끼와 함께한 그해>도 기대감에 가득 차서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토끼"까지 합세 했으니 이야기꾼인 그가 어떤 황당하고도 즐거운 사건을 만들어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아르토 파실린나는 죽지 않았다!

기발한 자살여행만큼이나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사건은 끊이지 않는 혼란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색깔을 결코 잃지 않으며 우리를 기가 막히게 했다가 웃게 했다가 씁쓸하게도 한다.

 



작은 계기로 어느 순간 내안의 무언가가 펑하고 터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터져버리는 것을 복구하기가 힘든, 아니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바타넨이 바로 그런 상황에 처한 것이다.

자신의 욕구가 드디어 터졌다.

주변의 악마같은 사람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그가 결국 펑.하고 터져버렸다.

계기는 조금 김빠지게도 차에 치인 토끼.

계기부터 황당하기 시작하더니 이 남자 어디까지 가보자는 건지 점점 황당무계해진다.

하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자면

정말 황당한 것은 바타넨이 아니라 바타넨이 겪게 되는 다른 사람들이다.

다행이 때로는 바타넨도 자신과 죽이 맞는 이 세계로 부터 도태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p.28

"제발 나를 그냥 두시오. -바타넨-."

이라는 바타넨의 메모는 오히려 작가의 악마적 성향을 불러 일으킨듯

그는 단 한순간도 '그냥 두어지는 상태'를 경험할 수 없었다.

곰이 있었고, 부인이 있었고, 군인들이 있고, 그외의 복잡한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바타넨을 그냥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엉망진창의 상황들도 결국 바타넨의 인터뷰 마지막 말로 요약된다.
"인생이란 그런 겁니다."
 

읽을때보다 이렇게 서평을 쓰면서 떠올리는 지금 더 키득거리게 되는

장면 장면이 마음 깊이 새겨진 즐겁거나 혹은 황당할 토끼와 함께한 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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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머니
이시다 이라 지음, 오유리 옮김 / 토파즈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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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책이 재미있을까?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이야기가 아닐까?

반대로 아예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도 흥미를 끌수는 있다.

하지만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를 읽어도 감이 잘 잡히지 않을때는 재미가 떨어지게 마련이지 않을까?

 

빅머니에서는 주식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고 세계의 여파로 변동하는 주식이야기는 내 혼을 쏙 빼놓았다.

이쯤 되면 이해가 않가는 부분이 증가하고 손에서 책을 내려놓으며 짜증을 부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빅머니는 그럴 수 없었다.

손에서 내려 놓을 수 없는 재미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앞으로 그들은 어떻게 될까? 통쾌하게 복수할 수 있을까?

점점 추진되는 그들의 계획에 대한 흥미와 기대도 기대지만

고즈카 노인과의 대화속에서 알아나가게 되는 일본의 현실과 문제점들이 생각을 멈출 수 없게 한다.

그 문제점들이 결코 일본에만 국한된것이 아님을 알기에 더 이야기에 빠져든다.

 

p.36-37

그리고 자네는 빠찡코 앞에 늘어선 사람들 속에서 혼자 고립되어 있더군. 러시아의 소설가가 이런 말을 했네. '진정 가난한 사람이란, 모든 사람과 똑같이 가난한 사람을 말한다. 혼자서 고독하게 가난한 사람은 아직 돈을 벌어들이지 않은 부자에 불과하다.'

 

철학이 있는 노인의 이야기들을 마음속에 담아보기도 하고

주인공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같이 해결해보고 싶기도 하는

현실성을 잃지 않는 재미를 맛보게 해준 소설이다!

 

쩐의 전쟁을 제대로 보지 않아서 이 책과 쩐의 전쟁을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몇 번 본 쩐의 전쟁속 박신양의 캐릭터보다 빅머니의 주인공 캐릭터가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은

너무 호탕하지 않은 하지만 분명히 강단있는 모습때문인 듯 하다.

배운것을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렇지만 그걸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들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고즈카 노인이 대단한 것은 돈에 대해서건 사람에 대해서건 자신의 감이 항상 정확하다는 점이다!

 

그저 작가의 말솜씨와 전개에 방심하고 끄덕이고 있다가 마지막에 멋진 한방도 이 책의 결코 놓쳐서는 안될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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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영혼 2 -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막심 샤탕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길래 데뷔작이라고 내놓은 이 책은 흠 잡을 곳 없이 이렇게 완벽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서 무엇보다 나를 즐겁게 해준것은 모든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는 점이다.

그저 피해자들이 있고 범인이 있고 그 범인을 쫓으며 더이상의 피해자를 막아보려는 사람 한 명이 있는 영웅식 추리소설 대신 좀더 사실적인 좀더 인간적인 소설을 쓰려고 한 그의 노력덕분에 나는 그가 탄생시킨 각각의 캐릭터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그저 한 번씩 도구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조연캐릭터들이 넘치는 다른 소설과 달리 <악의 영혼>에서는 한 명 한 명의 캐릭터가 잘게 나뉘어진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서 그들간의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도 풀어나가면서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전업작가로의 전환 이전에 연기자의 꿈등 다양한 일을 경험한 덕인지 그는 그저 취재만으로 이 작품을 쓰는 대신에 직접 부검에 입회하고 범죄심리학 강의를 수강하는 등의 엄청난 열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단순히 자극적인 범죄묘사로 그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다 치밀하고 합리적으로 그려주어서 얼렁 뚱땅 작가 마음대로 해결되는 사건을 독자는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던 기존의 소설들을 넘어서며 독자가 100% 납득할 수 있는 해결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과정중에도 독자들이 범인을 추측해 볼 수 있도록 모든 정보는 공유해주는 친절함도 보여주었지만 결국 나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결론과 마주하게 되었다.

 

마지막의 범인의 이야기에 짜증과 분노와 걱정이 함께 몰아쳤지만

그런 범인덕분에 이렇게 멋진 작가 막심 샤탕을 이어질 이야기로 또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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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추리소설가, 게다가 '그'가 아닌 '그녀', 여자 추리소설가의 진짜 추리가 시작된다.

사건을 밝혀 나가는 중심에 서 있는 '그녀'라는 캐릭터 자체 만으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은 나에게 읽고 싶은 욕구를 충분히 일으켜 주었다.

그리고 그 욕구를 실망시키지 않는 몰입과 거기서 비롯된 속도감을 안겨 주었다.

 

매번 범인보다 한 발 늦고야 마는 그녀가 가끔 답답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애인과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재확인과 사건 관계자들과의 접촉에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면은 결코 그녀를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시켰다.

 

보통의 추리소설에서 잡아내야 할 범인은 아무리 소설이라도 잡히지 않는 것이 답답하고 걱정스럽기까지 한 악한인데 반해 이 소설의 범인은 진실이 드러나면 드러날 수록 더 "정당한 복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는 측은함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측은함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또 한번 뒤 바뀔 감정이었고

진실을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계속 그 이전의 진실은 더 이상 진실이 되지 않는 반전이 계속된다.

함부로 범인을 점쳐볼 수도, 그리고 사건의 내막을 예측해볼 수도 없는 소설이다.

예상했던 범인이 언제 피해자가 될지 모르고, 지레 짐작해본 사건의 내막은 몇 번이고 뒤바뀌니까.

 

추리소설에서 가장 흥분되는 순간은 바로 범인이 밝혀지거나 혹은 잡히는

그래서 사건이 종결되는 순간인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밝혀진 범인도, 드러난 사건의 내막도,

흡족하고 명쾌하기 보다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누가 누구를 응징할 수 있는 걸까! 이것이 진정한 복수가 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고 할 수 있는걸까?

책을 읽을때보다 더 많은 의문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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