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으로 보는 우리 아이 속마음 - 성격에 맞춘 성공적인 자녀 양육법
엘리자베스 와겔리 지음, 김현정 옮김 / 연경문화사(연경미디어)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춘기가 시작되려는 큰 딸보다, 나와 다른 둘째 아들 녀석때문에 보게 된 책이다. 우연히 도서관에 꽂혀있는 걸 냉큼 집어왔다. 아직 9살밖에 안된 이 녀석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고집이 센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줏대가 너무 없다 싶기도 하고, 굉장히 똑똑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떤 때는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바보같다.ㅋㅋ 때로는 너무 상냥하고 스윗한 막내 아들이지만, 어떤 때는 섭섭할 정도로 냉정하게 거리를 둔다. (혹시 자아분열인가...) 

 

다른 성격분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에니어그램도 역시 사람의 성격을 단정짓거나 결론내기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다. 현재 개인의 심리상태나 성향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보완할 점을 찾고 개선되어져야 할 방향을 가늠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 준다.최종 목표는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다. 

   
 

 자녀 양육에 에니어그램을 적용하는 것은...어린이를 한 가지 성격 유형에 제한하지 않고 모든 성격 유형의 요소를 골고루 살피면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에니어그램을 적용해 아이들을 살펴보면 아이의 핵심 자아와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당신 자신과 다른 성격일지라도 한결 수용하기가 쉽게 된다. 그뿐 아니라 아이들의 가능성을 새롭게 알게 되어 아이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p.17

 
   

 

총 9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하고, 서로 옆에 있는 유형을 '날개유형'으로 분류하여 상호 보완되는 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건강하고 밝은 상태에서 어떤 화살표 방향으로 향해 있는지, 혹은 부정적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어떤 화살표 방향으로 향해 있는지, 현재의 상태를 분석함으로 좀 더 개선되어지고 보완되어져야 할 것들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다. 사실, 이 책에는 질문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자신의 아이를 9가지 유형중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찾아내려면, 몇 가지의 질문 유형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고, 꾸준한 관찰과 이해가 밑받침 되어 있어야 하는데, 당장 책만 봐서는 아이들의 유형을 그리 쉽게 찾아내기가 어렵다. 아마 따로 에니어그램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정확한 것들을 도출해 내야 유익한 정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은, 그렇게 다양한 모습을 가진 아이들, 부모들이 있고 그 행동 형태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짐을 느낄 수 있어서다. 절대 이해가 가지 않던 사람도, 어떤 유형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내가 1번 <완벽주의자> 유형에 속해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상태에 대해서도 인정하기가 쉬워진다. 그것만으로도 이런 책은 의미가 크다. 

 

중간 중간 재미있는 삽화로 각 유형에 대한 훨씬 더 쉬운 이해를 돕고 있다. 단순한 상황에 대한 질문들보다 이렇게 각 상황에서 각 유형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기 쉽게 전달하는게 훨씬 좋다.

 

 

  

  

1번 유형인 완벽주의자 유형의 자녀이다. 밑으로는 2번부터 9번까지 유형의 특징을 나타낸 질문들이다. 사실, 이 질문만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몇 가지 유형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다. 이런 유형 다음에는 <등교시간>이나, <학습유형>, <친구관계>, <잠버릇과 식습관>, <의사결정 스타일> 등등으로 구체적으로 각 유형별 특징을 소개해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끝까지 다 읽어내려가며, 자기 아이를 관찰, 비교해 보아야 조금이라도 그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책 뒷편에는 각 유형별 부모의 특징이 나온다. 이 에니어그램을 잘 활용하고, 자기 아이를 잘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려면, 일단 부모가 먼저 자신의 유형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오히려 부모의 유형을 파악하기에는 도움이 된다. 부록지에 보면 부모 유형을 판단하기 위한 질문지가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나면, 자신의 아이를 잘 관찰할 것. 어떤 아이는 부모와 너무 다른 유형이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의도대로라면 자신과 다른 유형이 충분히 존재하고, 장점과 단점을 가진 하나의 독립된 개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기에, 훨씬 더 폭넓은 이해를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우리 아이가 어떤 유형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와의 관계가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의 문제는 무관심한 상태에서 내 판단과 기준으로 아이를 재단하기 때문이 아닌가... 

 

난 이 책을 덮으며, 사실 처음엔 좀 불만이 있었다. 아니...다 읽으래서 읽었는데도 여전히 우리 아이에 대해서 모르겠잖아!!! 이걸 어떻게 아냐고!!! 꼼꼼히 보고 또 보고, 우리 아이를 관찰해 보며 느끼는 것은, 사실 종잡을 수 있다면 그건 어쩌면 어린 아이가 아닐 수도...어쩌면, 이런 유형을 알려고 하는 것 자체도, 우리 아이를 어떤 유형의 틀에 맞추어 넣어 내가 관리하고 파악하기 쉽게 만들려는 부모의 숨겨진 욕구가 아닐까도 싶다. 어쨌든, 우리 둘째 녀석이 속해 있을 것 같은 유형은 두 세가지로 압축되긴 했지만, 내가 둘째 녀석에게 내린 결론은, 이런 저런 유형을 넘나드는 멀티한 인간...이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다양하고 신기한 녀석. 이게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우리 둘째에게 내린 나의 결론이다. 종잡을 순 없지만, 마음은 편해졌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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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0-11-28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물음이 너무 추상적이예요.
순간순간 아이가 이럴수도 이렇지 않을수도 있는데 이렇게 가두는 자체가 현맘님 말씀처럼 기준을 정해놓고 끼워맞추려는 부모의 욕망 투여일지도 모르겠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1-28 16:37   좋아요 0 | URL
그죠...맞아요.
제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왜 어려웠을까...했었는데
아이리시스님 말씀 듣고 나니 알겠네요. 너무 추상적..그죠?
9가지 유형들에 대한 질문이 추상적이니, 그게 그거같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이 되어버리니 헷갈릴 수 밖에요..ㅎㅎ
이 책이 저에게 준 교훈은, 그냥 니 아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분류하지 말고..예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