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핸디수첩을 몇 개 샀다.

지난 여름, 종묘에 갔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비를 피해 기와가 있는 문 아래로 모여들었다.
박석 위에 떨어지던 빗줄기가 분수처럼 다시 솟아올라 흰 물거품이 되던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옆에 서 있던 꼬마, 빗물이 떨어지는 기와 아래로 가더니 사진 속 자세로 팔을 쭉 뻗는다.
작은 두 손에 물이 가득 고였다가 넘쳐 흐른다.
바지에 흙탕물이 튀는데도 아이는 비가 그칠 때까지 고대로 서있었다.
그 옆 모습을 내내 지켜보고 있었다. 눈으로 찰칵찰칵 찍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