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상정원 나무에 빨간 열매가 보인다. 안내팻말을 보니 산수유...

팔을 뻗어 산수유 아래로 디카를 눕혀서 찍었더니 이렇게...^^

건물 위에서 열매맺은 산수유나무가 대견해서 다시 찰칵!

10월 말 햇빛은 좋지만 바람이 차가운데도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는구나...

아무리 높아도 꽃이 있으니 벌이 찾아온다. 놀랍고 반갑고...그냥 보기좋은 옥상정원이 아니다.

건물 그림자로 인해 응달지고 찬바람 부는 구석에서 꿋꿋하게 피어있다.(꽃이름 난타나)

작은 연못 안에 해를 넣어 디카에 쏙~
성탄제(聖誕祭)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늘한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김종길(시집 성탄제,196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