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정원 나무에 빨간 열매가 보인다. 안내팻말을 보니 산수유...

 

 



팔을 뻗어 산수유 아래로 디카를 눕혀서 찍었더니 이렇게...^^

 

 



건물 위에서 열매맺은 산수유나무가 대견해서 다시 찰칵!

 

 



10월 말 햇빛은 좋지만 바람이 차가운데도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는구나...

 

 



아무리 높아도 꽃이 있으니 벌이 찾아온다. 놀랍고 반갑고...그냥 보기좋은 옥상정원이 아니다.

 

 



건물 그림자로 인해 응달지고 찬바람 부는 구석에서 꿋꿋하게 피어있다.(꽃이름 난타나)

 

 



작은 연못 안에 해를 넣어 디카에 쏙~ 


성탄제(聖誕祭)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늘한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김종길(시집 성탄제,196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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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리포터7 2006-10-3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연못안에 해를 넣어 디카에 쏙~ 이란 님의 글에 저도 해사해지는 미소를..

한샘 2006-10-31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네^^사진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풍요로운 가을 되시길 바래요. 반갑습니다~
포터님...므흣~포터님의 재밌고 명랑한 글솜씨 닮고파요^^

치유 2006-10-3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때 이시를 배우면서는 이렇게 찡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이 성탄제를 읽고 있는 지금은 가슴깊이 와 닿습니다..

한샘 2006-10-3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런 느낌 받았어요. 다 때가 있나봐요^^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미설 2006-11-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시를 읽으면서 가슴이 찡~하네요. 학교 다닐때는 그저 다른 감흥은 없었는데 지금에야 저 시가 참 좋은 마음을 울리는 시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저 시를 읽으니 갑자기 옛날 생각도 많이 나네요...
가을의 청명함이 물씬 느껴지는 사진들입니다. 꽃사진들이 무척 좋아요..

한샘 2006-11-15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미설님 마음 충분히 공감해요.
잠시나마 제 서재에서 추억여행하셨다니 수고하신 하루에 쉼이 되었길 바래요.
편안한 밤 되시길...
 



이제 옥상정원에서도 국화가 전성기를 마치고 저물어간다.   

 

 



예쁜 화단을 기념하며 찰칵!

 

 



도시아이들 옥상정원 나무길을 마음껏 달린다. 우당탕탕~~~

 

 



이번에 오니 저쪽에 작은 미끄럼틀이 생겼다. 젊은 엄마 아빠들, 그 앞 의자에 앉아 놀고 있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장아장 걸어가던 아이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뛰어간다. 

 

 



 뭘 보고 있니? 

 

 



 물고기닷!

 

 



 하늘 맑은 일요일, 옥상정원 저 너머

 

 



 남산이 보인다.  일요일의 평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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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2006-10-31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박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게 애쓰신 옛분들, 그리고 지금도 수고하시는 분들...깊이깊이 감사드려요.

치유 2006-10-3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길을 걷는 꼬마숙녀처럼 또박 또박 걷다 보면 국화꽃 내음으로 취할듯..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해 주신 한샘님께도 감사~!

비자림 2006-10-31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으로 가는 시간들이 느껴지네요.^^

한샘 2006-10-3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어른들은 국화꽃을 바라보며 발걸음이 느려지고 아이들은 국화꽃 사이를 기냥 달려가고...^^ 저두 감사해요~
비자림님...네~10월의 마지막 일요일에는 특히 더요^^
 



10월의 마지막 일요일, 지난 7월에 갔던 11층 옥상정원에 다시 갔다.(달력 7월 24일) 

근데 흰나비바늘꽃이 여전히 피어있었다!

 

 



너 정말 대단하구나!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아름답고 강인한 여인들이 생각난다. 

 

 



생명을 살리고 이어가는 그들에게 늘 햇빛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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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0-30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나비 바늘꽃이라...저를 부르는줄 알았습니다요..나비라니...이런이름 붙은 꽃 무지 좋아합니다..역시 꽃이 나비를 닮았네요..한샘님..정말 귀한걸 담아오셧네요..

한샘 2006-10-31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꽃들 보며 포터님을 생각했어요^^보면볼수록 신기하고 이름도 참 인상적이어요. 그리고 이렇게 바늘처럼 가녀린데 오랫동안 아름답게 피어있으니 그저 감탄만...

치유 2006-10-3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하게 피어서 반기는 꽃..기억합니다..

비자림 2006-10-3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꽃이군요^^

한샘 2006-10-31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보고있으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꽃이어요. 기억하신다니 므흣~
비자림님...가느다란 줄기에서 꽃망울이 계속 생겨 피고지나봐요^^
 

 



청계천주변 어느 건물 앞에 바람개비들이 있다. 진짜 돌까? 바람이 부니 돈다. 돌고 돌고... 

 

 



바람개비 옆에 버섯마을이 생겼다. 랄라라 랄랄라~ 스머프 비자림님 어디 계셔요?^^

 

 





그 옆에는 야외에서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아래 큰 화분들...국화와 아이비가 뭉쳤다.

 

 

살아있는 너희들이 더 멋지다~ 잘 찍은 사진보다도...


 



우울한 마음 파란 우산 타고 훨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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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2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어디서 이렇게 이쁜 것들을 찾아내시는지...저 님 덕에 오밤중에 청계천 갔다 왔답니다...지나다 생각이 나서요...^^

한샘 2006-10-2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밤중에 청계천에 가시다니 사진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바람개비와 버섯 꽃화분은 영풍문고 건너편에 있어요. 저 우산들은 인사동 쌈지길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전엔 무료였지만 이제 3000원을 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해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비자림 2006-10-2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버섯마을에 딱 저만한 스머프가 출몰했다길래 친구 할까 해서 다녀왔어요. ㅎㅎㅎ
사진들이 다 예쁘네요. 국화와 아이비 사진은 국화가 아이비 치마입고 있는 거 같아요. ^^

한샘 2006-10-2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다니 므흣~높은 회색건물들만 있는 공간에 바람개비와 버섯마을이 있으니 보기 좋아요. 설치미술의 힘! 저 큰 화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망설였는데 '국화가 아이비치마를 입었다' 딱입니다요!^^ 예쁜 주말 되시길...

세실 2006-10-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비 새롭게 나는 잎이 참 예쁩니다. 초록과 연두의 조화네요. 물론 국화랑도 잘 어울려요~~

한샘 2006-10-30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감사합니다^^

치유 2006-10-30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수록 너무 이쁜 사진입니다..

한샘 2006-10-3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그라시아스~^^
 



야생화정원 옆에 핀...

 

 



 

 



 

 



 

 



늦게나마 와서 다행이다. 운좋은 날^^

 

 


계단 구석에 소박하게 피어있다.

 



지하정원을 나와 올라가는 길...

 

 



 

 



위에서 전부 볼 수 있는 작은 나무계단이 있길래 올라가 찰칵!

 

 



이 꽃들을 바라보니 알라딘사람들이 생각난다.  한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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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0-19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진/우맘님이 좋아하신다는 물양귀비네요..참 단아하지요?
그리고 천일홍...전 천일홍만 보면 울남푠생각이 나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천일홍을 열심히 심었었거든요.ㅎㅎㅎ

치유 2006-10-1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쩌면...이렇게도 고울까요..

한샘 2006-10-19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아~물양귀비와 천일홍이군요. 참 고와요. 이 아름다움은 한 때이지만 그 순간을 보게 되어 운이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배꽃님...저 꽃들 중에 배꽃님 있으니 찾아보시어요^^해리포터님도 있어요^^

해리포터7 2006-10-1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

카페인중독 2006-10-20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렇게나 이쁘답니까 ^^
님 덕에 무심하게 지나갔던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네요...

한샘 2006-10-2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카페인님...사진에 공감해주시니 므흣~감사해요^^

카페인중독 2006-10-2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물양귀비 사진이 너무이뻐서 두개 퍼갔어요...괜찮을까요?

한샘 2006-10-2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비자림 2006-10-2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샘님, 님의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이 참 아름다워요.

한샘 2006-10-3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사진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책과 사진으로 마음을 치료해요. 이왕이면 밝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담으려고 해요. 마음을 그 쪽으로 집중하다보면 그런 장면이 말을 걸어와서 신기할 때가 있어요. 렌즈 밖 세상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아프고 슬픈데 사진까지 그러면 감당하지 못할 거같아서요...ㅠ.ㅠ
주변을 걷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한참 바라보다가 사진에 담고 선택해서 컴퓨터로 편집하고 (거의 크기와 밝기만 변경)알라딘에 올리는 과정,,,가끔은 도를 닦고 있구나 이렇게 느낄 때도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참된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살면살수록 모든 존재들이 자기다울 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평범한 300만화소 디카 안에 좋은 사진 많이 담아오는 날은 뿌듯해서 저절로 싱글벙글 마음이 환해져요^^제 사진에 공감해주시는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세실 2006-10-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서재 따라 흘러왔답니다. 물양귀비가 참 예쁩니다.
저도 퍼가서 두고 두고 바라봐야 겠습니다~ 괜찮죠?

비자림 2006-10-2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샘님, 님의 댓글이 아름다워 얻어갑니다. 괜찮겠지요?

한샘 2006-10-30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네~두고두고 바라봐주신다니 므흣~ 반가워요^^
비자림님...넵! 근데 부끄럽사와요. 제 사진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말하고 싶었는데 비자림님이 기회를 주셨어요. 역시 멋진 선생님이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