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도로헤도로 (총23권/완결)
Q-HAYASHIDA / 시공사/DCW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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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7 저자: 하야시다 큐.

어쩐지 지쳐버려서 만화책만 줄창 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도로헤도로를 1권부터 23권까지 며칠 동안 다 보았다.
처음 이 만화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이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제 만화 연재는 일본에서 2000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2016년부터 알라딘 중고매장을 순회하면서 몇 권을 모으다가 새 시리즈가 나올 때를 매번 기다리다 보니, 결국 2018년 완결까지 2년 정도 걸렸다. 전자책은 2023년에 적립금 모아서 한 권씩 깨알같이 모았다. 그래서 종이책과 전자책을 다 갖춘 책. 박스 세트로도 나왔지만 거기까지는 참기로...

정체 불명의 도마뱀 머리 카이만은 과거의 기억 없이 홀 이라는 세계에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친구인 니카이도와 함께 홀의 인간을 연습 용도로 괴롭히는 마법사들을 처치하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낼 실마리를 찾아간다.
홀과 마법문으로 이어지는 마법사의 세계에는 버섯 마법을 쓰는 엔과 그 동료인 엘리트 마법사들이 패밀리를 이루고, 눈에 십자 문신을 새긴 하급 마법사 조직이 엔 패밀리와 적대 관계를 형성한다. 마법사는 악마의 지배를 받고, 수련을 통해 악마 시험을 볼 수도 있다.
이런 세계관으로 18년 동안 작가는 흥미로운 세계를 그려냈다. 마법이든 육탄전이든 전투씬이 많고 신체가 훼손되었다, 복구되었다, 죽었다, 살았다 해서 19금이 붙긴 했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나간 뚝심 덕분에 나는 가끔 다른 세상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이번에는 전자책으로 정주행을 했다. 그러니까 멈추기 힘들었다. 넷플릭스에 애니메이션도 나왔는데, 작년에 여행가서 묵은 숙소에 로그인을 해 놓은 계정이 있어서 밤새 에피소드 전체를 다 보았다. 죄송합니다...

매번 진득하니 오래 뭔가를 하는 것에 대해 이 만화를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18년 간 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지. 나는 일을 시작하고 햇수로는 19년이 다 되었는데 그 중 5년을 쉬어버렸고 그 사이 감이 다 떨어져서 방황하는 영혼이다. 내가 그렇게 10년 이상 뭘 제대로 해 본 게 있던가. 지금부터 무얼 그렇게 진득하니 할 수 있을까, 회한 같은 게 남는다. 만화를 그리는 일은 좋아서 하는 일이었겠지만 그리기 싫은 날들도 많았겠지. 이제 난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할 만한 것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만화는 제법 해피엔딩이다. 과거를 밝혀내고 괴물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고 살아남은 친구들은 곁에 좋은 친구들을 두고 계속 살아간다. 함께 만두를 만들어 먹는다. 그렇게 에피소드 같은 인생이 행복한 게 아닐까 싶다. 매번 일 생기고 싸우고 떠나고 그런 건 이야기만으로 충분하다. 도로헤도로는 진흙구정물을 말한다는데, 내가 있는 곳이 진창이 아닌 것,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마법은 없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와 안온한 삶은 마음만 먹으면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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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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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4 저자: 서머싯 몸.

몸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19년 전 딱 내 생일에 91살로 영면했다 한다. 그 정도면 쓰고 싶은 이야기 잔뜩 쓰다 갔지 않았나 싶다. 나의 91살이란...그런 게 있을런가 모르겠고 상상도 잘 안 된다.

소설은 재미있었다. 그리고 너무 교훈적이었다. 대오각성과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는 너무나 인간다운 인물들을 만들어 놓았다 싶었다.
혼기를 놓쳤다는 다급함에 사랑 없이 결혼한 키티는 홍콩에서 타운센드와 불륜에 빠지고, 남편 월터에게 딱 걸려 콜레라가 창궐한 시골로 끌려간다. 거기서 헌신적인 남편과 수녀들을 보며 눈을 뜨고, 그러면서도 뉘우칠락말락 어리석은 짓을 반복한다.
봐봐. 얼마나 교훈적인 거야… 그래도 이 소설이 다른 불륜 서사들과 다른 점은 여자를 죽여버리거나 병에 걸리게 하는 벌 받는 결말 대신 착하고 참을성 많던 남편을 죽여버린 것이다. 애초에 콜레라 감염 위험 지역에 간 것도 둘다 자포자기 내가 죽든 쟤가 죽든 한 것 같은데 키티가 살고 월터가 죽었다. 뭐 그렇다.

일터에서 소진되거나 험한 꼴 본 사람 대상으로 심리상담 지원해주는 사업을 알게 되어서 목요일엔가 신청했는데 금요일에 상담기관이 배정되었고, 토요일인 오늘 첫 상담을 받고 왔다. 갈 땐 버스로 40분, 올 땐 걸어서 50분, 뭐 그렇게 십 리 길이니 아주 멀지는 않았다. 이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살자, 했던 것과 달리 내담을 결심하고 신청한 거 보면 나는 가만히 있는 거랑 거리가 먼 인간 같다. 그래도 잘 살고 싶어 그런 거겠지. 주말이어서 그런지 상담을 시작해서 그런지 걸어 와서 그런지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아침에 읽던 소설을 마저 읽었다.

키티는 자기 비밀을 어디 털어놓지도 못하고 그 사실을 아는 게 자신과 남편과 전 연인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새로운 지역에서 친구도 잘 사귀고 수녀들 일도 돕고 어떻게든 자기 살 궁리를 했다. 본인 입으로 자책하고 어리석다 여기고 스스로와 상대방을 경멸하고 그러던 거 치고는 그렇게까지 쓰레기 인간으로는 안 보였다. 그냥 씩씩하네 싶었다. 제목이 인생의 베일인데, 알록달록 점입가경 가지가지 까도까도 양파껍질, 그런 느낌인 건지, 일단 계속 살고 까 봐야 알아, 하는 건지 원제(The Painted Veil)에 없던 인생이 붙어 버리면서 좀 제목이 무거워졌다. 재미는 있었는데 작가의 ‘달과 6펜스’나 ‘면도날’ 같은 건 또 읽기가 망설여진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양파 껍질을 너무 열심히 까서 그런가, 인간을 고귀하게 그리는 것도, 굳이 속물성을 부각하는 것도 내게는 다 너무 무겁네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랑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이 소설에서 사랑은 키티가 달았다 뗐다 하는 장신구 같았다. 실제로 그렇게 간단한 일이라면 세상사 인간관계 다 쉽겠지만 그럴 리가.

+밑줄 긋기
-여덟 살 때 어머니를 폐결핵으로, 열 살 때 아버지를 암으로 잃는다. (…)산부인과 경험을 옮긴 첫 번째 소설 ‘램버스의 라이저’가 베스트셀러가 되자 자신감을 얻고 의사를 때려치운다. (표지 저자 소개 중. 때려치우는 부분이 뭔가 쾌-하다)

-그녀는 일어나서 그를 향해 몸을 돌리고는 양팔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너무나 강렬해서 고통스럽기까지한 환희가 밀려왔다. 그녀는 그가 좋았다. (19, 훌륭한 작가는 둘이 무슨 사이인지 어쩌고저쩌고 하지 않고 간결하게 보여주기로 휙)

-하지만 머리는 어깨 위에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게 아니니까. (23, 다른 곳에서 본 이 표현은 여기가 시작일까? 아니면 관용구 같은 것일가?)

-난 그냥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하게 됐소. 그렇다고 나를 비난할 순 없어. (109, 이것도 흔한 대사였군)

-내가 싫어지기 시작했죠, 그렇죠? 그래요, 날 싫어하세요. 이제 난 아무래도 좋아요. (119, 저런 권유문은 노래가사에만 있는 줄 알았다.)

-세대박이:돛대를 세 개 세운 배(136)

-알겠지만, 평화는 일이나 쾌락, 이 세상이나 수녀원이 아닌 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답니다. (190, 이너피쓰)

-그들은 함께 있어서 행복한 적이 없었고 헤어짐조차 끔찍하고 어려웠다. (282, 슬픈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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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 -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
최낙언 지음 / 헬스레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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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2 저자: 최낙언.

‘쓴맛’에 대한 책을 읽다 말고 단 것을 먹으러 갔다. 빙수하임(팥+말차맛)과 샤인머스캣을 꺼냈다. 둘다 어찌나 단 지 과자를 먹다 포도를 먹다 다시 과자를 먹어도 어느 한 가지가 단맛이 줄어들지 않았다. 천연의 단맛이니 포도가 더 좋은 거야! 라고 누군가 말하면 저자 선생님이 분자식 그려 와서 식품 성분표 가리키며 설탕! 똑같은 물질! 하고 가르쳐줄 것 같았다. 이제 최낙언 선생님의 책을 마르고 닳도록 봤기 때문에 뭐가 더 좋다 나쁘다 생각은 잘 안 한다. 그냥 과자는 한 봉지, 포도는 여섯 알, 적당량 먹는다.

책의 초반부에 오탈자가 몇 개 나와서 이전에 본 ‘단맛’은 만듦새를 칭찬했는데 최신간은 왜 이럼...출판사야 잘하자...이러고 집중을 잘 못했다. 나에게는 달도 중요하지만 손가락도 중요하다. 뒤로 갈수록 호응 안 맞는 문장이나 중복된 부사 자꾸 나와서 괴로웠다...그래서 나중에 고쳐달라고 보이는 건 적어뒀다.

‘쓴맛’이란 제목으로 묶여있지만 주제별로 세 파트로 나뉘어 세 권을 함께 묶은 느낌이다. 음식과 화학 물질에 대한 두려움을 한 권으로 할 수도 있겠다. 사실 분자 이름이랑 구조식 나오는 파트1보다 뒷부분이 더 흥미로운 주제들이지만, 기능적으로 ‘쓴맛’에 대해 알고 싶다면 파트1을 그냥 넘기면 안 되겠네 싶다.

파트2부터는 식품 공포 마케팅의 사례를 하나씩 보여준다. 이건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2탄에 가깝게 읽혔다. 어쩌면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렇지 그 책이나 다른 전작들에 쓰인 사례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첫 최낙언 입문서(?)이고 아직 가지고 있지만 게을러서 다시 찾아보는 건 생략…

역시 결론은 양의 문제로 수렴한다. 뭐든 과하지 않으면 돼… 그 자체로 나쁜 독은 음식 근처에는 잘 없어(식중독 빼고). 조금 더 안심하고 단지 적게 드시길.


+밑줄 긋기
-지금이야 먹을 것이 넘치고, 탄수화물처럼 소화와 흡수가 잘되는 음식을 해롭다고 말하는 시대지만, 얼마 전까지는 피와 살이 되는 음식이 최고의 음식이고 먹으면 살이 빠지는 음식은 독극물에 가까웠다. (25)

-고양잇과 동물이 네페타락톤이 함유된 식물(캣닙)을 좋아하는 이유는 모기, 바퀴벌레, 흰개미 같은 곤충을 쫓아내는 성질 때문이다. (40)

-어른에게는 사소한 쓴맛이 민감한 어린이에게는 입을 가득 채우는 쓴맛이 되어 다른 맛은 느낄 수가 없게 된다. (…)이런 아이의 미각을 고려하지 않고 채소가 몸에 좋다고 무작정 강요하는 것은 약간의 폭력일 수도 있다. (108, 나도 채소를 잘 안 먹는 어른이. 그래서 아이들에게 굳이 채소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과일 먹임)

-향미 성분은 향 분자이건 맛 분자이건 모두 코나 혀의 수용체와 상호 작용한다. 이때 수용체가 느낄 수 있는 최저 농도 값인 역치가 중요한 요소이다. 음료 안에 물질이 이 역치를 넘어설 만큼은 있어야 커피 향미를 이루는 주요 성분으로 평가된다. 원두에 들어 있는 휘발성 물질은 1000여 종에 달하지만, 커피 향미를 이루는 성분은 35개 이하이다. (146, 왠지 커피공부 책에서 밑줄 쳤을 것 같은 내용이지만 옮겨 봄. 역치, 향미성 휘발물 소수)

-현대적 도시의 쾌적함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96, 그러니 삶에 불만이 생긴다면 하수도가 있는 도시, 지독한 냄새가 나지 않는 세상에 산다는 것을 감사하기로 했다.)

-조심은 지혜이지만 과도한 걱정은 병이고, 공포를 조작하는 것은 범죄이다.(222, 나는 병이네)

-그런 내가 효능 과장에 대해 틈나는 대로 비판하는 것은 비타민이 유일하다. 비타민이 성분을 가지고 식품을 평가하며 음식을 선악으로 나누기 시작한 기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29, 미량의 비타민이 골고루 든 식품 중 내가 아는 건 시리얼. 단백질은 확실히 부족한데 그래서 단백질 강화 시리얼도 나왔다.)

-현대인은 악취를 점점 더 견디지 못하고 더 혐오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현대사회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냄새의 삭제 즉 ‘무취’인 것 같다. 우리는 원하지 않는 냄새를 지우기 위해 비용을 지출한다. 점점 열심히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환기와 탈취를 한다. (386, 과거로 돌아가면 정말 자주 씻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못해 몸냄새가 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식품의 다른 리스크는 파악이 되면 설계 단계부터 배제할 수 있지만, 미생물 문제는 항상 딜레마다. 사람이 좋아하는 상태가 미생물도 살아가기 좋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389, 미생물도 생명체야!!)

-과도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문제이지만,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 적당량 있어야지 무작정 HDL의 수치가 높다고 건강에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421-422, 힝 나 HDL 수치 높다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반성의 시간인가)

-인간은 소화나 신진대사 기능이 육식동물과 달라서 칼로리의 절반 이상을 고기로부터 섭취하면 단백질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단백질 중독이 일어나면 혈중 암모니아의 독성이 높아지고 간과 콩팥의 손상되어 탈수 및 식욕부진을 겪다가 결국 죽게 된다.(…) 단백질은 하루에 100g정도만 흡수가 가능하다. (424, 단백질 흡수량, 1회 섭취량, 하루 섭취량에 대한 정보가 여기저기 너무 달라서 최대치 알려주는 건 도움이 되는데 저게 또 체중도 따져야 할 것 같고 어렵다. 자기가 너무 적게 먹는지 많이 먹는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은 거 같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나는 단백질은 대략 따져가며 먹고 있음...식사가 너무 탄수화물 위주였다 싶으면 보충용으로 단백질 음료 조금 먹는 정도)

-초가공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누가 분류하든 정해진 평가표에 따라 분류하면 똑같은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기준표라도 제시하면 그래도 인정할 수 있는데, 마음속에 비난할 제품을 이미 정해 놓고 그것을 꿰맞추기 위한 대충의 기준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426, 대체 초가공식품 정의가 뭔데 싶게 두루뭉술하게 쓰인다는 생각을 나도 자주했다. 그게 정말 그렇게 한 이름으로 묶여서 다 나쁜 거라고 할 수 있는 거냐고)

-결국 우리가 먹는 모든 먹거리는 설탕을 먹이로 살아가는 식물이 기반이라 설탕이 사라지는 순간, 식물은 사라지고, 동물도 사라진다. (429, 저당 찾다 드는 생각이 나같이 체중감소가 걱정이면 그냥 설탕 든 거 먹어도 되지 않나 싶은 것이다…)

-거대한 단백질인 알부민과 결합한 GLP-1은 콩팥의 사구체를 빠져나가지 못하므로 혈액에 오래 남게 된다. 이런 변형을 통해 체내에 2~3분도 버티지 못하던 호르몬이 1주일 넘게 3000배 길게 버티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몸의 혈관에는 ‘지금 나는 밥을 먹고 있다’는 신호를 내는 호르몬이 하루 내내 혈관에 포화상태로 있는 것이다. (…) 이런 여러 욕망과 충동은 뇌의 하나뿐인 쾌감회로를 공유하는 것이라, 엉뚱하게 ADHD 환자에게도 아주 유용한 치료 수단이라고 한다. 욕망과 충동으로부터 뇌가 맑아지는 것이다. (…) GLP-1호르몬의 효과는 배고픔이나 허기의 고통이 없이 그냥 음식을 적게 먹어서 생기는 효과다. (432-434, GLP-1의 기작 같은 거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알아두면 뭐 좋지. 나는야 인간 마운자로)

+오탈자(출판사님 고쳐주세요…)
-굶어 죽은 걱정에->굶어 죽을 걱정에(7)

-안전하고 느끼고->안전하다고 느끼고(10)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과도한 시냅스가 점차 제거하여-> 과도한 시냅스를 or 제거되어 (90)

-끊없는->끊임없는 or 끝없는(221)

-낯선 화학물질을 비타민이란 이름으로 잘 포장되었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이 or 포장하였기 (231, ‘~의’를 쓸 부분에 ‘~에’가 쓰인 경우도 꽤 많은데 따로 안 적었다.)

-파괴된 영양소의 보충할 수 있다면서->영양소를 (243)

-비타민은 소모성 유기물이 아니고 계속 재활용되는 물질이라 워낙 소만 필요하다.->소량만 (267)

-그의 설교는 그라함은 밀가루->‘은’ 생략(288)

-훈자 마을에 관심을 거대한 사회적인 이슈로->마을에 대한 관심을 (291)

-이미 훈자의 식습관과 자연식품에 이미->‘이미’ 하나 생략(296)

-‘현대의 농장과 가공식품은 내재된 비타민과 미네랄이 파괴된다’->‘농장과’ 서술어 호응 안 맞음. (297)

-이미 유기 농업과 자연식품이 이미->‘이미’ 하나 생략(299)

-영양도 풍부할 것이라는 기대하지만->것이라고 (303)

-잔류농약 기준 강화했다.->기준을 (318)

-비민의->비만의(325)

-납득되기 쉬었다.->쉬웠다. (329)

-시간(하나에 3조이상)과 비용(10-15년)->괄호 안이 서로 바뀐 듯 (359)

-위함하다고->위험하다고(361)

-선택하게 하면 된다->마침표 누락(361)

-유리창이 개발할 정도로->개발될or유리창을(362)

-너무 고약점을->고약한 점을(382)

-무한이->무한히(402)

-세균이 오염되거나->세균에 오염되거나(410)

-에스키모->이누이트(425, 한국인을 김치 먹는 사람 이렇게 지칭하면 그것도 별로니까. 난 김치 잘 안 먹는 사람)

-채내에->체내에(432)

-무엇은 먹지라는->먹지말라는(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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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10-22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오타 수준이 한메타자교실 치는 수준이군요. ㅎ

반유행열반인 2026-10-23 16:13   좋아요 0 | URL
내용은 나쁘지 않은데 마무리가 아쉬웠어요.

yamoo 2026-10-23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우~ 이런 책이 아직도 나오는 군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6-10-23 16:13   좋아요 0 | URL
다음 판에는 나아지겠지요.
 
또!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 못다 깐 근육과 신경 이야기 ㅣ 한빛비즈 교양툰 25
압듈라 지음, 신동선 감수 / 한빛비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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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5 재독. 저자: 압듈라.

피곤하고 독서가 잘 안 될 때는 만화책이다. 거기다가 재독이면 덜 힘들겠지...했지만 그래도 다 보는데 이틀 걸렸다. 알찬 책이니까…

압듈라 작가의 해부학 만화는 까면서 보는/ 또 까면서 보는 이렇게 2권이 나와있다. 앞의 것은 2020년, 그리고 올해 다시 보았고, 뒤의 것은 2023년, 그리고 어제오늘 다시 보았다.
2023년에는 몸이 이래저래 고장이 나서 쉬어가던 때였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건강한 것 같은데(몸무게 10킬로 이상 덜 나감) 노화가 더 오기도 했다.
2023년의 만화책에서 권해준 빌 헤이스의 ‘해부학자’를 올해 보았다. 생각보다 만화책에서 스포일러를 많이 해놨었는데 3년 되니까 다 잊어버리고 재미있게 봤다.

이렇게 올해는 해부학 만화 재독 두 권이랑,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소설 ’해부학자‘, 논픽션 빌 헤이스의 ’해부학자‘, 콜린 솔터의 ‘해부학자의 세계’까지 해부학 관련 책만 5권이나 봐 버렸다. 여러 해부학 관련 책을 읽고 만화책을 보니 더 관심이 가긴 했는데 그동안 신체에 관한 지식이 늘었냐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근육을 1킬로그램이라도 더 늘리는 게 소망이지만, 쉽지 않다. 적게 먹기랑 단백질 챙겨먹기 정도는 하는데 벌크업 하려면 더 많이 먹어야 한다. 저중량 운동을 하지만 고반복까지는 아니어서 근육이 겨우 유지되는 수준이고 고만고만 줄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오 그래서 기억나는게 위팔두갈래근, 위팔세갈래근, 이 정도이다… 아령을 하면 쟤들을 조지는 동작을 제일 많이 하게 된다. 그렇지만 늘 어깨부상이 두려운 것…

여러 밈과 패러디를 해부학과 버무려 이 정도로 깨알같이 해 놓은 것도 덕력이 느껴지는 동시에 정성이다 싶었다. 심장, 신경, 척추, 근육을 여왕님들로 모에화 해놓은 것도 과하지 않고 귀여운 정도였다. 디스크 멍멍이, 뼈다귀랑 근육돼지, 세포퀸 같은 것도 아이디어가 좋았다. 나같은 해부학 무지렁이 사람들이 재미로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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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와 인과응보 이야기
일타 / 효림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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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저자: 일타 큰스님.

나는 종교가 없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절에 열심히 다니셨다. 불교재단 학교에 채용 원서를 넣으려고 했는데 채용 조건 중 하나가 법명 제출이었다. 엄마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도 가끔 할머니 다니시던 절에 갔었는데, 그 절에는 승려는 없고 승려의 아들이 법사로 절을 운영하고 있었다. 법사에게 부탁하자 법명을 내려주었는데 지금은 잊어버렸다. 엄마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묻자 된다고, 되긴 되는데 열심히 해야겠다고 법사가 말했다. 그해 시험은 불합격하고 불교재단 학교도 떨어졌다. 그 다음해에 합격해서 임용되었다.
그러니까 법명까지 받은 사이비 불자이다. 그런데 어려서 2년 정도 개신교 교회에도 다녔다. 절에 다니는 할머니가 내가 교회에 다녀서 아빠가 병이 나고, 내가 비탈길에서 넘어져 얼굴을 다치는 등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성경책과 찬송가책에서도 안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 교회에도 안 나가게 되었다.

종교가 있으면 조금 편했을 수도 있겠다. 지금이 힘들면 내세의 구원을 믿고, 만사의 원인을 초월적 존재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직장이 힘들어? 시험에 들게 하심이야. 원하는 게 잘 안 돼? 기도하고 또 기도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어? 지금의 삶은 모두 공이야. 안 좋은 일이 생겨? 전생의 업이야.
종교를 잘 모르는 놈이 대충 이렇게 후려친 거라서 단순함에 너무 불편하지는 마시길.

이런 무지렁이가 웬 스님이 쓴 윤회에 관한 책을 가지고 있었다. 3년 전에 다른 책 사는 김에 600원 주고 샀다. 법정 스님이 입적하신 직후 품절되고 중고가가 몇 만원으로 치솟던 무소유를 몇 년 후 4500원에 사 놓았지만 아직 읽지 않았다. 윤회와 인과응보 책을 읽는 소감은...무소유를 읽을 걸 그랬다.

불교의 가르침은 자세히는 나와있지 않고, 스님이 불자들에게 해줄 법한 옛날 이야기 같은 게 모여 있었다. 이 세계관에서는 누군가 죽으면 다시 태어나고, 죽기 전에 저지른 일들이 내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자신이나 타인이 전생에 누구였는지 (책의 사례에서는 아주 자주) 알 수 있고, 그래서 현생의 어려움의 원인을 전생으로 돌릴 수 있다.

별로 진지하지 않게 최불암 시리즈, 서프라이즈 보듯 이야기책처럼 읽었다. 인과윤회를 유독 강조하는 것은 읽는 사람에게 뭔가를 전하기 위함이겠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나쁜 짓하지 말고 살아. 현생에 잘못한 게 생애 내에서 응징된다 그러면 사실 안 그렇게 되고 잘 살고 천수를 누리는 사람도 많으니까 확인하기 어려운 내세를 끄집어낸 것 같다.

종교의 존재는 무언가에 기대고 매달리며 더 나은 상태를 바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거나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지금의 어려움에 어떤 이유라도 있다고 믿고 뭔가에 의지하게 되면 더 견딜만해져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게 따지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종교가 있다. 아이돌 그룹, 좌파/우파 정치, 존경하는 위인, 의학, 한의원,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기 크리에이터, 아마 음악이나 교육도, 읽기와 쓰기도… 자신이 좋아하고 믿는 누군가, 무언가가 완벽에 가까운 좋은 것이길 바란다. 좋은 모습만 본다. 나는 좋은 무언가를 보더라도 그것의 불완전성과 모순과 흠결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좀처럼 좋아하지 않거나 좋아하더라도 믿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생겨먹었거나 그렇게 성장했다. 어떤 이들은 교만이라 말한다. 뭐 틀린 말 아닐 것이다. 문득 가장 어려운 믿음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믿음이 결여된 삶은 어떠냐면 조금 쓸쓸하다. 미리 비관하게 된다.

그래서 뭔가를 절실히 믿고 그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 확신하며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글을 굳이 찾아 읽는다. 어쩜 저럴 수 있을까. 이 글은 나를 설득할 수 있을까. 윤회라는 상상은 재미있긴 하다. 이번 생은 글렀어, 하는 것도 이전 생이나 다음 생이 있다는 걸 말하는 중에 전제하는 것 같다.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말자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어떤 종교에서는 그게 엄청난 성취여야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굳이 죽으면, 따위 생각하지 말고 내일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도 내려놓고, 지금이 어떤가 좋지 아니한가 일하는 상태도 아니고 헛소리를 구구절절 쓸 수 있는 자유 시간이 아닌가 600원 짜리 책으로 시간을 써 버릴만큼 한가하지 않은가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다.

이 책은 외워버릴 정도로 들었던 전래동화나 설화, 삼국유사 그런 데서 보던 게 아니고 불교 구전 이야기들이었다. 권선징악에 가까운데, 인과응보, 하면서도 대부분 처음 읽는 새로운 이야기들이라 읽기에 나쁘지 않았다. 착하게 살아라, 나중에 한대로 다 되돌려받는다 그런 말 자꾸 읽으니까 정말 왠지 착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밑줄 긋기
-집안의 친가, 외가 식구 49명 모두가 차례로 출가하였고, 나도 국민학교를 마친 14살 때 외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도사에 계시는 고경 스님을 뵙고 출가하였습니다. (18, 온집안 출가한 게 놀랍고 마침 통도사가 나오는 소설을 쓰고서 스님이 출가한 사찰을 보니까 오 가 본 곳 할 수 있었다.)

-부처님! 일월의 광명이 사사로움 없이 널리 비추는 듯하지만, 높은 산을 먼저 비추고 맑은 물에 먼저 나타납니다.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심은 인연 없는 중생까지도 마치 홀어머니가 외아들 생각하듯 하시겠지만 신심있는 자에게 먼저 이를 것이요, 인연 있는 중생에게 먼저 미치지 않겠습니까? (108, 고생하다 겨우 급제했는데 3일만에 죽어버린 남편을 살려달라는 부인의 말. 열심히 믿고 인연 있으면 좀 더 잘 봐줘야지? 하는 게 간절함이겠지만 너무 속되서 베껴왔다.)

-마치 파도가 없어지면 물이 고요해지고 고요한 물에는 하늘의 달이 그대로 비치는 것과 같으며, 먼지가 가득한 거울에는 사물이 제대로 비치지 않지만 먼지만 닦아내면 밝은 형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모두 올바른 참회를 이루어, 업의 결박을 벗어난 대자재의 삶을 살도록 합시다. (109-110, 앞의 부인의 일화(결국 남편 살아남) 뒤에 참회가 달라붙어서 흠 난 참회가 부족한 것인가)

-죄 가운데 남의 선행을 방해하는 것보다 더 큰 죄가 없기 때문에, 당신이 오기만 하면 나와 함께 지옥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112, 헉 이 독후감 쓰는 것과 함께 지옥 확정)

-부처님의 일월 같은 광명은 사사로움이 없어서 모든 중생에게 다 비추지만, ‘선조유신하고 선조유연이라’ 신심있는 중생을 먼저 비치고 인연 있는 중생에게 먼저 내리기 마련인 것입니다. (114-115, 사사로움 있잖아!)

-진실로 부처님 법을 믿는다면 삼세의 인과와 윤회를 믿어야 하고, 삼세의 인과와 윤회를 믿는다면 이후로는 결정코 부처님 법을 떠나지 않고 세세생생 불법을 믿겠다는 것과, 지혜를 닦고 복을 짓고 죄업을 참회하며 살기를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218, 이 책이 반복해서 가르치는 핵심 내용)

-아무리 허물이 커도 참회가 올바르면 죄업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지 않습니다. (226, 다른 종교의 약속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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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6-10-12 17:40   좋아요 1 | URL
아주 오래전에는 의무 발령 이런 게 있었다는데 요즘은 또 경쟁률이 어떤지 모르겠네요. 젊은이들에게 약간 기피 직업(?)된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