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어린이가 몇 년 만에 다시 마법천자문에 꽂혔다. 갓띵작이라면서 전자책 대여에 만족하지 못하고 집에 없는 뒷 권들 종이책을 가지고 싶어하길래 여기저기 우주점 순회 쇼핑하는 김에 배송료 없앤다고 내가 갖고 싶은 중고책도 마구 담았더니 17권이 이틀 동안 우르르 집에 또 쌓였다.
내 책은 그 중 여섯 권인데 받고 보니 과학책만 다섯 권…한 권은 소설… 중고책은 옳다. 저렇게 많이 사도 십만원, 카드 할인까지 하면 팔만여원에 책부자 됐다.
책 읽을 틈도 없이 바쁘게 사는데도 시간은 부족하다. 이월 되서 한 권도 못 읽었다. 지금 아주 느리게 읽는 중인 책은 소설 사랑의 역사. 자기 전 조금씩. 그런 주제에 과학책들 쌓아 놓고 흘금흘금 책등만, 책등만 본다.
이 년 전 오늘 대멸종 연대기를 읽었다는데 그런 책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지구과학1 기초 강의 35강짜리를 어제 완강하는 나를 만들었죠… 코스모스 옆에 꽂아두고 읽지도 못하고 빅뱅이론 급팽창이론 이런 거 개조식 설명으로 겉핥기 하고 있다… 여러분 과학책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이렇게 문과돌이 탈피는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 늙어서 공부하다 목근육에 무리가 와서 삼십분 마다 알람 맞추고 상모돌리기 스트레칭 하는 가련한 중년이 현실이지만… 오늘 온 책들도 내년 이맘쯤에나 읽지 싶지만…뭐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책 실컷 쌓고 정작 한 달 내내 매일 본 책은 수능개념 지구과학…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