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 11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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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2.

유행성 결막염으로 병가를 내고 집에서 앓는다. 눈물 콧물 줄줄. 복싱 경기에서 잔뜩 얻어 맞은 사람처럼 부푼 눈. 무엇보다 주변 사람한테 옮길까 봐 하루에 수십 번 손을 비누로 씻고 알코올 손소독제를 바르고 수건 대신 티슈로 물기를 닦고 버리기를 반복.
어제는 갑자기 견딜 수 없는 현기증이 와서 바로 눕지도 모로눕지도 못하고 힘들어 했다. 병원에 가니 이석증이라고, 귀 쪽에 이상이 생겨서 두들기고, 이리 저리 누우며 몸 안에 위치가 이상해진 뭔가를 제자리 잡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약을 타서 먹으니 금세 나아져 토하지도 않고 걸을 수도 있게 되었는데, 의사는 그게 나은 게 아니라고, 그건 그냥 약으로 증상을 임시 누른 거라고, 치료는 계속 나와서 두드리고 자세를 돌려가며 해야 한다고 했다.
아프니 일이 다 무어냐, 책이다 무어냐, 점안액 네 번 넣고, 세 끼 밥 먹고 세 번 약 먹으면 하루가 그냥 갔다. 이석증 약은 항히스타민제 쪽이라 먹으면 잠이 미친 듯 쏟아져서 낮이고 밤이고 잤다. 으으.
그래도 오늘은 나아진 건가, 원격으로 업무 할 것 처리하고, 이 책을 마저 읽었다.

- 강화길 음복(飮福)
시댁 스릴러? 제사 서스펜스? 뭐 그런 표현으로 이 소설을 지시한 게 재미있었다. 젊은 며느리와 시부모와 악역 담당 시고모와 치매 시할머니와 토마토 고기찜이나 눈치 없이 퍼먹는 남편. 그리고 제사의 주인공?대상인 베트남전 참전 용사 출신 시할아버지. 엄마와 외삼촌댁으로 가는 순간 역전되는 상황. 뭐 그런 걸 재미있게 썼다. 징글징글한 걸 쓰고 싶었나 보다. 양가 모두 제사 안 지내는 나는 복 받은 것인가. 음복할 일이 없어 좋다만. 모이는 자리는 언제나 불편하고 미세한 갈등이 있는 법이다. 식구들이 엄청 좋은 분들인데도 그렇다. 가족이 아무리 가까워도 부대끼는 일은 어렵다.

-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나름 최은영 단편집 두 권 봤었지. 대학에 편입해 만난 선생님과 대학원생이 되어 선생님의 자리에 서는 나. 그런데 나 최은영 확실히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잘 쓰는데 그냥 거기까지.

-김봉곤 그런 생활
직전에 소설집에서 읽은 글이라 대충 훑어만 봤는데, 소설집 내기 전에 많이 고쳤구나 싶었다. 대화체 내용이 많이 달라진 기분? 아닌가? 내가 허투루 읽었나? 작가의 말이 마음에 남아 밑줄 쳐놨다.

-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
작가 등단작은 그냥 대충 훑어 봤었는데, 어, 2년 만에 이렇게 잘쓰게 되나 싶었다. 자매가 의사라는 설정이 사실 공감을 방해한다. 직업과 수입의 우위가 선택의 여지를 훨씬 넓게 갖는다는 면에서의 반감일까. 그래도 임신중절의 문제에 대해 많이많이 고민하고 쓴 글 같다. 나는 혜수와 같은 선택을 하고 그 길을 밟은 사람인데, 다른 선택을 한 사람도 존중하고 싶다. 나는 이 선택이 아니면 스스로 못 견딜 걸 알아서 그랬으니까. 반대의 사람들은 또 그 반대가 아니면 스스로 못 견뎠을 거니까. 나도 다른 세계를 문득 생각한다. 도토리 같은 두 녀석이 없는 내 삶은 어땠을까. 혜수 엄마가 말한대로 암것도 아니라 하면서, 더 좋은 엄마가 될 때까지로 미뤄뒀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 김초엽 인지 공간
전체주의/개인주의 이렇게 딱 이분하기엔 러프하지만, 네트워크/독립된 개인의 영역, 이렇게 나누는 것도 안일하지만, 격자 구조라는 지식의 공유터?가 있는 상상은 재미있었다. 이브가 혼자 연구하던 작은 스피어도. 그런데 소설 자체는 썩 재미있게 읽히지 않아서 이 소설 펼친 채로 오래 방치했다… …

- 장류진 연수
장류진 소설집 사 놓고도 묵히고 있다. 처음 읽는 그녀 소설인데 소설집을 그렇게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운전 면허가 없다. 연수도 안 받았다. 결말은 작위적으로 따뜻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이 소설은 전에 악스트에서 읽었었나 보다. 우리가 축사인 걸 방금 알았네. 부모와 멀어진 아들과 아들의 새 가족. 그야말로 새로운 형태의 가족들에 대해 고민해 본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마음은 재현이 영재를 보는 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 나은 눈으로 책이나 실컷 읽게.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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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0-05-22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빨리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5-23 13:38   좋아요 0 | URL
건강을 빌어주셔서 진심 감사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20-05-22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유행열반님 충분히 쉬시고 건강하게 주말 보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20-05-23 13:39   좋아요 1 | URL
넵 겨울호랑이님도 주말 잘 쉬시고 좋은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0-05-23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른 건강이 좋아지기를 바래요~~
몸이 어느 한군데라도 안좋으면 힘들잖아요^^
그 와중에 독서까지 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5-23 13:40   좋아요 0 | URL
한군데라도 안 좋으면 힘든데자꾸 추가되네요 약봉투도 쌓이고...아무 것도안 하고 있자니 심심해서 아다리난 눈으로 꾸역꾸역 마저 읽었어요. 건강 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mongsil 2020-05-23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서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몸이 안좋으신데도 이렇게나 훌륭한 서평을 쓰시다니 놀랍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5-23 13:41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좋게 말씀해주셔서, 쾌차를 빌어주셔서 진심 감사해요!!

수연 2020-05-24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결막염 ㅠㅠ 저는 눈 실핏줄 다 터져서 삼일 동안 좀비 상태였어요. ㅠㅠ 근데 아프지 않는 게 진짜 중요한듯~ 아프지 말자요 우리~~

반유행열반인 2020-05-24 22:11   좋아요 0 | URL
아프지 말자요ㅠㅠ쾌유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