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
마이클 무어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출판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미국, 그 넓은 땅에서 골랐다는 놈이

부시냐!!! 그러니 맨날 부서지고 부시는 일만 벌이는 게지. 좀 쫓아버려라!

표지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이 책의 진가는 톡 쏘는 미국 특유의 콜라맛이다. 시원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자꾸 마시게 하더니만 결국 이를 썩이고, 건강을 헤치는 콜라처럼, 웃으며 책장을 넘길 수 있으나 결국 부시라는 등장인물이 속을 썩이고, 성질을 건드려 화병을 도지게 한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미국. 미국이 재체기만 해도 독감에 걸린다는 우리의 현실에서 이 책의 내용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수가 없기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도대체, 15명의 사우디아라비아 사람에게 테러 공격을 받은 부시는 왜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싸우는가. 부시 세력이 바보이든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소수이면서도 절대권력을 추구하는 보수세력을 등에 업은 부시가 바보일리는 없다. 오히려 자신을 싫어하는 상대 세력을 세뇌시켜 바보로 만드는 엄청난 꽁수를 부리는 인물이다. 불리한 상황에서 전 국민을 슬픔과 두려움으로 몰아넣은 테러를 교묘하게도 자신의 집권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치밀한 인물이다.

그러나 모두가 부시의 꽁수에 속는 것은 아니다. 마이클 무어라는 한 작가가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없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석유라는 보물을 얻으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섭게 달려드는 부시에게 깊은 태클을 걸었다. 그리고 그 태클은 일단 부시에게 커다란 치명상을 준 듯 싶다. 부시는 아직까지 무어의 태클에 대해서 묵묵무답이다. 사실 거짓말쟁이가 자신이 한 말 모두를 기억하는 질문자를 만났으니 거짓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비켜가기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무어의 태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시 행정부가 만든 세금인하 법안덕에 많은 돈을 얻게된 무어는 부시 낙선의 그날까지 물질적인 노력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클 무어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유가 단지 전쟁광 부시를 끌어내리려 한다는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재정권과 결탁하거나 괴뢰정권을 만들어 힘없는 국가의 국민들을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기존의 정책을 포기하고,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나야한다는 주장에 더 큰 공감을 하는 것이다. 일한만큼 얻고, 얻은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지구 전체의 환경을 생각하며, 인류 전체를 공존의 대상으로 생각해야한다는 무어의 주장에 더 큰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사실 부시가 이번 재선에서 떨어지고 다른 누군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하더라도 미국의 기본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무어는 자신이 바라는 온전한 나라를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욕망이 인류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드는가를,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길이 쉽지는 않지만 극복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가 극히 암울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비통함에 빠지게 한 책이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우리 각자가 무슨 일인가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현실을 인식하는 감각을 발달시키는 영양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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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07-2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하게 잘 쓰셨네요. 추천합니다^^

마냐 2004-07-23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어젯밤, 다 읽었슴다. 리뷰가 밀려서리...^^;;;; 저도 꾸욱~

메시지 2004-07-23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마냐님 감사합니다. 자꾸 미루면 못 쓸 것 같아서 저의 느낌위주로 썼습니다.

잉크냄새 2004-07-2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획일적 사고를 세계화나 인류평화로 포장하여 둔갑시켜버리더군요. 그래서 세계화라는 단어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가 봅니다. 리뷰 잘 읽었어요.

stella.K 2004-07-2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기 두번은 눌러야 할 것 같은데, 하나는 무어를 위해, 또 하나는 메시지님을 위해! 그러나 뭉뚱그려 한방에 때리죠. 잘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