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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의 희곡 "오구-죽음의 형식"을 무척 좋아합니다. 우리 고유의 연희 방식과 굿의 구조를 이용한 시공의 넘나듬, 그러면서도 우리 일상의 현실을 잘 담고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희곡을 먼저 접한 저는 이 공연을 벼르고 별러서 봤답니다.
제가 본 공연은
공연명 : 강부자의 오구
연출 : 이윤택
제작 : 연희단 거리패
공연장 : 정동극장
당시에 근무하던 곳에서 조퇴를 한 다음, 기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여 남는 시간을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내렸지만 우산없이도 거리를 산책할만 했습니다. 오히려 걷기에 알맞은 비가 내렸습니다.
무대 전체를 들썩거리게 움직이는 배우들이나 관객석을 가득 매우 관객들 모두가 신명이 났습니다. 한 많은 여인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자식들의 재산싸움 등 심각한 문제들이 실상 우리의 평범한 일상의 범주에 머무르는 자연스러움으로 와닿는 공연이었습니다.
올해 초, 연출가 이윤택이 이 작품으로 영화를 찍었습니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때 '그냥 연극으로 계속하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왠지 불안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왠지 새로운 장르로의 전환에 대한 흥미와 이윤택의 기발한 연출력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전 지금까지 영화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예 개봉도 안 되었고, 서울에서도 일찍 종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평이 안 좋았다거나 영화로서의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였습니다. 단지 영화 배급의 문제로 제대로 상연하지도 못한 체 사장되었다는 것입니다. 영화로 볼 기회가 생기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한국적인 색체가 듬뿍담긴 이 연극은 해마다 정동극장에서 공연되었습니다. 올해에도 이 작품이 공연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의 독특한 신명에 푹 빠질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