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세상을 개혁함으로써 보다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 부정의 문학은 이 믿음 위에서 출발하여 마음에 드는 이상적인 세계를 세울 때까지 현실을 개조하려는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아을 부정함으로써 보다 크고 참다운 나에 이르려는 노력 역시 문학에 팔요하다고 나는 느끼고 있다. 나의 변모는 곧 세계의 변모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세계는 나를 내포하고 나는 세계를 내포하는, 모든 것이 하나라는 관점에서 나는 자아와 현실을 부정하면서 詩의 길을 가고자 한다. 이 길이 나에게는 이상적인 中道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승호, [고슴도치의 마을], 뒷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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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 일과 시를 쓰는 일은 별개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역시 시인에게있어서 시를 쓰는 일은 세상을 사는 일과 같은 의미이라는 것을 알았다. 너무 많은 욕심일지는 모르나 아름답고 건강한 사람들이 아름답고 건강한 시를 썼으면 좋겠다.
나의 개혁이 세상을 개혁하고, 나의 타락이 세상을 타락시킨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