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마을 아이들
임길택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어른들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널리 읽히고 있다. 안도현의 '증기기관차 미카'와 '연어'는 이미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다.  사실 모든 동화는 굳이 '어른들을 위한'이라는 수식어를 달지 않더라도 사회의 시류에 따르며 살 수 밖에 없는 모든 어른들에게 아주 절실하게 읽히고 싶은 존재이다.  이러한 사실이 상업적 고려와 만나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어른들을 위한 동시라는 말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동시 역시 어린이뿐만 아니라 빠르게 흘러가는 시류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어른들에게도 절실한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어른들을 위한 동시'라는 말을 적용해야하는 시집이 있다면 임길택의 동시집 '탄광마을 아이들'이 아닐까 한다.

많은 동시들이 어린아이의 맑고 순수한 마음과 그들의 시선에 비친 때묻지 않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내고 있다. 그러나 '탄광마을 아이들'에서는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들의 시선 속에 삶의 고통을 인내하며 견뎌내다가 결국 지쳐 쓰러져가는 어른들의 슬픈 삶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이 동시집은 차라리 옛날 조선시대의 풍경을 대하듯 멀게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설마라는 이름으로 이 동시집에 등장하는 순수하지만 불쌍한 아이들의 삶을 의심하고 신기해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겨울준비의 핵심이었던 연탄을 갈아본 어른들에게는 또다른 추억이며 동시에 고된 삶에 대한 기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시집은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어린이들 보다 오히려 연탄을 생활의 일부로 여기고 성장했던 어른들에게 더 진한 감동과 울림을 줄것이다. 물론 현재의 어린이들이 자신과 다른 낯선 아이들의 모습을 경험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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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4-04-2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프레이야 2004-05-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시지님, 임길택의 이 동시집 사서 봐야겠어요. 굳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나 동시라고 명명하고 싶진 않지만요. 참, 제가 떡, 아니 책선물 받게 된 거 축하해주셨더군요, 스텔라님의 서재에서요. 감사합니다. 연극에 대한 책 리뷰가 많네요. 잘 보고 갑니다. 또 한 분의 알라딘 유부남이시네요. 님의 아내, 꽤 좋은 분 같아요. 리뷰 낳고 잘 살아라~ 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