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엔 카프카를 - 일상이 여행이 되는 패스포트툰
의외의사실 지음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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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 매대에서 꽤 오랫동안 마주친 것 같아서 잘 나가는 건가 하고 호기심에 들었다놨다 몇 번 했던 책이다. 굳이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한데, 또 읽지 않을 이유도 없는 것 같은 책. 책을 다 읽어가면서는 작가가 에필로그에 적은 딱 저만큼의 분량으로만 도움이 되겠다 생각했는데, 다 덮고 나니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책을  좋아하지 않으면 못할 일 아닌가... 한 사람은 한 번도 제대로 읽기 힘든 고전들을 얼마나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을까. 분명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작가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필명으로만 활동하고 작가의 개인 프로필은 외부로 많이 공개 안하는 것 같다. 흠~ 어쨌든 고전은 읽기 어려워서 피하기만 하는 나에게 새롭고 의미있는 접근이었다. 

 

 

책 한 권이 담고 있는 의미와 맥락은 얼마나 많은가, 읽고 또 읽어 얻을 수 있는 감정의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가. 만화를 그릴수록 책 한 권에서 1회 분량의 만화로 표현되는 것은 얼마나 사소한 부분인가!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표현된 것이 너무나 적고 사소하다 할지라도 (...) 이 만화가 하나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위한 사소한 시작이 되어 주기를, 이미 읽은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환기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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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김하나.황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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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재밌었다. 끅끅 웃으며 읽다가도 어느 순간은 감정이입이 되어 나도 모르게 뚝뚝 눈물 흘리며 울기도 했다. 남자들은 이 책을 보며 이 안에 들어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 애정, 이런 것들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애정하고 아낀다는 표현도 안할 뿐더러 그런 관계는 이상하다고 여기지만, 여자끼리는 그런 마음이 있다.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고서도 사람으로 아끼고 애정을 줄 수 있는 그런 뭔가가 있다. 동성간이든 이성간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나는 이 책에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애정의 마음을 읽었다. 
 항상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서 미처 잘 몰랐지만, 이 가족의 모습은 내가 오래 꿈꿔오던 모습과 너무 닮아있었다. 그렇다. 난 어릴 적부터 결혼이라는 말에는 질색하면서도, 친구들에게는 한두 번씩 이상 같이 살자는 말을 해왔던 사람인 것이다. 내 소망도 이런 조립식 가족을 꾸리는 것에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오래 알아온 친구와 함께 배려하며 살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생판 모르던 남이라고 하더라도, 하나둘씩 알아가면서 서로를 잘 이해하고 친구가 됐을 때, 둘이 같은 마음으로 녹아들 게 되면, 언젠가는 꼭 이렇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단순히 여자 둘이 같이 사는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뜨겁게 나를 사랑하고, 가족과 친구와 일을 사랑하고, 삶과 주변 사람들까지 사랑하는 그들의 방식이 나를 울고 웃게 했던 것 같다. 정말 딱 좋을 때 나온 딱 좋은 책 같다. 그들이 독자에 대한 배려를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동거인, 혹은 딱딱한 서로의 이름을 그대로 언급하는 식의 호칭이 둘의 관계에 대한 몰입을 꽤 쉽게 만든 것 같다. 
 살짝 내 취향을 밝혀보자면 나도 고양이 집사님과 서재 결혼시키기를 하고 싶다. 사진을 보며 엄청 부러워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사람에게 애정이 깊으며, 요리와 인테리어에 능한 고양이 집사님을 찾습니다. 있으시다면 연락주세요. :D 큭큭-

 

 

‘어떤 차이는 이해의 영역 밖에 존재한다.‘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같은 걸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을 이해한다고 해서 꼭 가까워지지 않듯,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곁에 두며 같이 살아갈 수 있다. 자신과 다르다 해서 이상하다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평가 내리지 않는 건 공존의 첫 단계다.‘

함께 사는 사람,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싸움은 잊어버리기 위한 싸움이다. 삽을 들고 감정의 물길을 판 다음 잘 흘려보내기 위한 싸움이다. 제자리로 잘 돌아오기 위한 싸움이다.
사람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지만 자신의 세계에 누군가를 들이기로 결정한 이상은, 서로의 감정과 안녕을 살피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둘만 같이 살아도 단체생활이다."
동거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서로 라이프 스타일이 맞느냐 안 맞느냐보다, 공동생활을 위해 노력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을 것 같다. 그래야 갈등이 생겨도 봉합할 수 있다.

함께 산 지 2년쯤 지난 지금 우리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그동안 서로가 서서히 내려놓은 것은 상대를 컨트롤 하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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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트렌드 노트 - 생활 변화 관찰기 트렌드 노트
김정구 외 지음 / 북스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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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재밌었다. 마케팅이나 사업에 관계된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어서 더욱 재밌었을지도. 트렌드를 예측하고 읽어내는 일이 요즘같은 시대에는 얼마나 어려울까. 받아들이거나 따라가기도 힘든 변화의 물결들. 
 새해가 되기 전 서점에 늘 깔리는 서적들은 다음 한해에 대한 예측과 대안들을 담아낸 책들이다. 이 책도 19년도 전에 눈독을 들이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처음 봤을 때 바로 끌렸던 만큼, 너무 재미있었다. 나와 주변의 생활패턴 변화들이 분석되었기 때문일까, 적잖이 공감이 갔다. 
 익숙하지 않지만 변하고 있고 그러므로 받아들여야 할 것들. 사회를 읽는 눈을, 새로움을 캐치하고 분석하는 안목을 기르고 싶어졌다.

 

 

"이제 광고는 정액제를 사용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만 내는 세금이 될 것이다." -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

‘생활은 변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진실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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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 나태함을 깨우는 철학의 날 선 물음들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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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데 꽤 오래 걸렸다. 책은 쉽게 쓰여있지만, '철학적 질문'들을 던지는 내용이다보니 다른 책들보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아 답이 없는 질문들 혹은 자신만의 대답이 필요한 질문들이 중심이다보니 가끔 내용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자신의 삶이 건강할 때 삶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내 삶은 이미 병들어서 이런 진지한 고민들을 마음 속에서 내려놓은지 오래이다. 그래서 본질적인 질문들은 그냥 도덕책을 읽는 느낌으로 지나갈 수 있었는데, 혼란이 많이 온 부분은 '종교'에 대한 내용이 나올 때 부터였다. 이미 지난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가지고 있던 '종교'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는데, 이번에 조금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고등학교 때, 왜 인간은 이렇게 이기적인가, 왜 이렇게 이기적으로밖에 살 수 없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머리를 한참 쥐어 뜯으며, 나름 철학적인 고민을 한다고 여겼는데 도저히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삶의 이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었던 것 같다. 십수년동안 난제였던 것이 이 책에서 명시되었다. 코나투스(conatus), 즉 자기 보존욕. 모든 생명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 납득이 되었다. 
 머리에 불이 번쩍, 들어왔을 때는 앞에 적어놓은 니체의 말을 읽고서였다. 내 삶이 이렇게 힘든 건 '왜(why)'가 부재해서라고 결론내릴 수 있었다. 그 '왜(why)'는 내가 평생 걸려서라도 찾아야 하는 숙제일 터. 아무쪼록 죽음이 다가왔을 때, 누군가에게는 내 존재가 소중했다고 느껴질 수 있도록 조금 더 긍정적인 노력을 해봐야겠다 싶었다.

 

 

‘누구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먹고살기 위해서건,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건 인간에게는 따뜻함을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의 일상이 튼실하고 견고할 때 인생의 의미를 묻고, 일과 생활의 목표와 가치를 점검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왜 사는지, 자기 인생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평소에도 깊이 묻고 탐구하는 사람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좀처럼 휘둘리지 않는다.‘

‘우리는 ‘나의 삶의 태도를 결정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유‘를 똑같이 누리고 있다. 세네카는 충고한다. "최선을 다해 삶에 몰두하라. 그리고 그 결과에는 초연하라."‘

왜(why) 사는지 알면 어떤(how)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

‘소크라테스는 ‘삶이란 죽음의 연습‘이라고 말했다. 죽음은 삶의 결론이다. 결론이 아름다우려면 그때까지의 과정이 훌륭해야 한다. 적절한 죽음은 충분한 사색과 치열한 준비를 통해 완성된다.‘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그냥 던져졌을 뿐이다. 때문에 우리 삶의 의미는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인간에게 철학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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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03-0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뽕님.
블로그에 쓰신 글이 여기서 시작되었군요.

오늘은. 요즘은. 어떤 겨울이 , 어떤 봄이.. 뽕님을 지나가고 있을까요.
저두 갈수록 목표는 투박해 보이고.. 멀어보이고.. 자꾸 앞을 보던 눈이 발 끝에 와 닿는 요즘입니다.
니체가 말한 초인이. 진정 그런 초인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막 살아가는 삶에도
이 삶에 주어진 애잔함. 사랑. 연민. 품위는 있을 거니까. 그러면 초인이 아니어도
신이 보살펴주지 않아도, 어떨까 하구요.

여기 오니까 참 많은 책들이 뽕님의 손을 거처 가지런하네요ㅎ
심심할때마다 와서 읽고 갈께요.

조용하고 평화롭고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히 즐거운. 그런 뽕님의 이른 봄 밤이길...

milibbong 2019-03-14 23:13   좋아요 0 | URL
이렇게 따뜻한 댓글을 여기에도 소복소복 남겨주시다뇨... 참 감사합니다... ^^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2
솔르다드 브라비.도로테 베르네르 지음, 맹슬기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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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도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역사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하기엔 뭔가 조금 이상하다. 조금 이상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적어도 성차별의 역사에 있어서는 후자의 표현이 훨씬 더 적합한 것 같다.
  제목 그대로 만화로 '성차별의 역사'를 그려낸 책이다. 만화인데다가 글도 별로 없어서 서점에서 바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이렇게 처참한 건지 모르겠다. 역시 아직 진행중인 이야기인 게 확실하다. 
  아이와 함께 성교육적인 측면에서 함께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성적인 '차이'가 있을 뿐인데, 그 '차이'를 이용하여 '차별'을 만들어내 권력을 누려온 남자들에게서 그 조그만 힘을 되찾기 위해 역사적으로 노력해온 시간이 얼마나 길었나. 어쩌면 태초부터. 어쩌면 창세 때부터. 
  너무 슬픈 일이다. 나는 그동안 차별을 받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 어떤 부당함의 감정을 간직한 채, 누구도 알려준 적 없지만, 성차별에 예민해져 있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아닐까 고민될 만큼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편들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페미니스트의 시작점도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불과 몇십년... 그리고 한국 사회가 얼마나 더 폐쇄적인지, 어떻게 교회가 그렇게 차별적이었는지, 그런 것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나니 더욱 암담했다.   
  어쩌면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차이에 의한 차별은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충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관심과 의식을 가지고 약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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