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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 나태함을 깨우는 철학의 날 선 물음들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월
평점 :
읽는데 꽤 오래 걸렸다. 책은 쉽게 쓰여있지만, '철학적 질문'들을 던지는 내용이다보니 다른 책들보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아 답이 없는 질문들 혹은 자신만의 대답이 필요한 질문들이 중심이다보니 가끔 내용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자신의 삶이 건강할 때 삶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내 삶은 이미 병들어서 이런 진지한 고민들을 마음 속에서 내려놓은지 오래이다. 그래서 본질적인 질문들은 그냥 도덕책을 읽는 느낌으로 지나갈 수 있었는데, 혼란이 많이 온 부분은 '종교'에 대한 내용이 나올 때 부터였다. 이미 지난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가지고 있던 '종교'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는데, 이번에 조금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고등학교 때, 왜 인간은 이렇게 이기적인가, 왜 이렇게 이기적으로밖에 살 수 없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머리를 한참 쥐어 뜯으며, 나름 철학적인 고민을 한다고 여겼는데 도저히 답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삶의 이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었던 것 같다. 십수년동안 난제였던 것이 이 책에서 명시되었다. 코나투스(conatus), 즉 자기 보존욕. 모든 생명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후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 납득이 되었다.
머리에 불이 번쩍, 들어왔을 때는 앞에 적어놓은 니체의 말을 읽고서였다. 내 삶이 이렇게 힘든 건 '왜(why)'가 부재해서라고 결론내릴 수 있었다. 그 '왜(why)'는 내가 평생 걸려서라도 찾아야 하는 숙제일 터. 아무쪼록 죽음이 다가왔을 때, 누군가에게는 내 존재가 소중했다고 느껴질 수 있도록 조금 더 긍정적인 노력을 해봐야겠다 싶었다.
‘누구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먹고살기 위해서건,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건 인간에게는 따뜻함을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의 일상이 튼실하고 견고할 때 인생의 의미를 묻고, 일과 생활의 목표와 가치를 점검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왜 사는지, 자기 인생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평소에도 깊이 묻고 탐구하는 사람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좀처럼 휘둘리지 않는다.‘
‘우리는 ‘나의 삶의 태도를 결정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유‘를 똑같이 누리고 있다. 세네카는 충고한다. "최선을 다해 삶에 몰두하라. 그리고 그 결과에는 초연하라."‘
왜(why) 사는지 알면 어떤(how)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
‘소크라테스는 ‘삶이란 죽음의 연습‘이라고 말했다. 죽음은 삶의 결론이다. 결론이 아름다우려면 그때까지의 과정이 훌륭해야 한다. 적절한 죽음은 충분한 사색과 치열한 준비를 통해 완성된다.‘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그냥 던져졌을 뿐이다. 때문에 우리 삶의 의미는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인간에게 철학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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