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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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정확히는 '이런' 책들- 글도 없고 그림이 반절이라 그다지 책의 출판 가치가 없어보이는) 정말 그냥 휙 넘겼었다. 요즘은 책을 전혀 못 읽고 있어서 책 반납하러 왔다가 그냥 이거라도 읽고 갈까 해서 보게 됐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당연히 작가가 쓴 책인 줄 알았는데, 하도 특이해서 검색을 해보니 지은이 헨 킴은 일러스트레이터였다. 그림 하나 글 한 줄 이런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확실히 그림이 기발하기도 하고 눈이 많이 갔다. 글은 그림에 대한 약간의 부연 설명 정도랄까.  
 그런데 읽으면서 내게 불편했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작가가 남자야? 여자야? 하며 검색을 해보게 됐다. 왜냐하면 책 전반적으로 여자의 탈의된 신체가 모델이 되는 경향이 있었고 여자가 꽃으로 묘사 혹은 대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아름다움을 추구해서'라고 여기기엔 다소 불편한 느낌? 물론 남자보다 여자가, 세상 그 무엇보다 꽃이 아름다움에 가까워서 전통적으로 그렇게 묘사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여성이 여자답고 아름다워야 하는 게 당연한, 아름다움으로 상품화되는 세계에서 익숙하게 살아온 사람 느낌이었다. 그 세계에서 여자로서의 모습들을 즐기거나. 물론 내가 너무 예민한 걸 수도 있다. 사실 그냥 그런 생각이 스치긴 했는데, 마구 불편한 정도까진 아니긴 하다. 
 지은이 소개에 '어둡고 아름답게 뒤틀린 환상을 그립니다'라고 나와있다. 어둡고 아름답게 뒤틀린 환상 중에 내가 말한 부분이 의도가 된 건지 아닌 건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사진으로 찍으면 화질이 좋지 않을 듯 하여 검색된 책 내용의 이미지 파일 몇 개를 함께 올렸다.

 

 

you are not weak just because your heart feels so heavy
넌 약한 사람이 아냐 그냥 지금 좀 우울한 거야

the strongest hearts have the most scars
강한 마음엔 상처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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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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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힘들었던 책이다. 이 책을 들고 낯선 카페에 가서 처음 읽었다. 카페 음악도 신경쓰이고 주변도 신경쓰여서 책이 너무 안 읽혔다. 끈질기게 읽어보려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때는 카페가 원인인 줄 알았는데, 이유는 책 자체에 있었던 것 같다. 
 못 쓰거나 실망스러운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내게 과분하게 잘 쓰여진 느낌이라 읽긴 버거웠던 느낌이다. 글 자체에서 감동을 받게 되는 소설이 아니라 글에 의해 풀어지는 스토리 내부의 묵직한 힘에 의해 감동받는 소설이다. 그만큼 힘이 가득하려니 내부에 내용도 많다. 정치적이거나 역사적인 내용도 많았다. 그래서 더 버거웠던 것 같다. 
 'd는 dd를 만나 자신의 노동이 신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로 시작하는 유명한 책 속 문장을 책 소개에서 봤을 때 왜 이렇게 익숙할까 했다. 난 이미 그녀의 연작소설 중 한 몸통을 읽었었지만, 그 사실도 기억 못해서 한참을 고민하며 계속 읽었던 것이다. 결국 끝까지. 처음 책이 나왔을 때 무척 읽고는 싶었지만 왠지 겁도 나면서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이제야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 
 아주 나중에 (그럴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내 독서 능력이 조금이나마 더 향상되고 깊이가 깊어지게 되면 이 소설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나는 내 환멸로부터 탈출하여 향해 갈 곳도 없는데요.‘

‘박조배는 금방이라도 세계가 망할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d는 의아했다. 망한다고?
왜 망해.
내내 이어질 것이다. 더는 아름답지 않고 솔직하지도 않은, 삶이. 거기엔 망함조차 없고.......‘

‘너희가 무슨 관계인가.
나는 궁금하다. 그렇게 묻는 우리의 이웃은 그것이 정말 궁금할까? 그 ‘궁금함‘의 앞과 뒤에는 어떤 생각이 있을까, 그것은 생각일까? 예컨대 너희가 무슨 관계냐는 질문을 받을 때 서수경과 나는 우리의 대답으로(우리가 대답을 하건 하지 않건) 우리가 또는 우리 각자가 대면할 수 있는 위협을 생각하고, 질문자와의 관계 변화를 생각하고, 그 질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대답 이후까지를 찰나에 상상하는데 우리에게 질문한 이웃도 그 정도는 생각했을까?

아니야 언니.
라고 김소리는 말했지.
사람들은 그런 걸 상상할 정도로 남을 열심히 생각하지는 않아.

그것을 알/생각할 필요가 없으니까.‘

‘아름다운 것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나는 별과 책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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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04-08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꼭지글들을 읽다보니.. ‘필요‘ 가 중요한 동기중 하나네요.
필요가 없거나, 이상적인 것도 필요해야하거나 말이죠.
필요.. 가 없는 필요. 아.. 필요없는 말을 하고 있는건가요 ㅋㅋ
거창한 얘기보다는, 그냥 봄 꽃이 좋아서요. 그래서 또 기웃거리려고 왔어요.
벚꽃을 보면서 뽕님의 독서글들을 감상하면 좋으니까 :) 항상 건강조심히 이 봄 날을.... 총총....

milibbong 2019-06-06 17:55   좋아요 0 | URL
^^ 봄꽃이 지고 장미 시즌도 끝나고 이제 덥고 습한 계절이 왔어요.
무더위가 이르게 시작하더니 내일은 한차례 비가 내린다고 하네요.
두부님 잘 지내고 계시죠... ?
두부님의 필요없는 말도 저에겐 그 자체가 필요가 됩니다... ㅎㅎ
항상 감사해요~ 지치지 않게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랄게요 ^^
 
알기 쉬운 설명의 규칙 -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황미숙 옮김 / 지상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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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도 작년 겨울 상담 일을 하면서 보다 '잘 말하는 법', '쉽게 설명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 읽게 된 책이다. <얕보이지 않는 대화법>보다 조금 더 방법론(How to) 적인 책이어서 두 권을 선택해서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책을 읽던 단기 목표가 사라져서 책을 다 읽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투를 바꾸는 것도 아니고 말하는 방식을 바꾸는 건 화자가 사고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 정말 많이 어려운 일이다. 평생 부단히 노력해도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이런 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될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나 싶었다. 난 노력해보고 싶었다. 내가 더 답답하고 간절하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유창하게 말하고 쉽게 설명한다는 것,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한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고구레 다이치는 정말 잘 설명하는 사람 같았다. 상대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라? 그 사람의 세계관을 익히고 상대의 언어를 파악하라? 작가는 평생 노력을 해왔다고 했고 훈련을 통해 나도 잘 설명하게 될 수 있다 했지만, 말하기에 평생 어려움만 겪던 나로써는 잘 설명하는 사람은 조금 타고나는 것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들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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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04-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표가 명확해야 대화의 기술?도 명확해지는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왠지 그 사람의 언어로만 말해주는건 뭔가 꼭 필요가 있을때가 아닐까.. 내 언어와 세계를 공감시켜주픈 그런 때는 없는걸까요^^ㅋ
 
연애 잘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 - 연애는 원래 이런 건가요?
송창민 지음 / FIKA(피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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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런 책을 읽게 되다니. 한창 연애에 관심있었을 때도 안 읽었는데 말이다. 서점에서 독특하게 생긴 디자인이 자꾸 눈에 거슬려서 무슨 책인가 하고 한번 들춰보고 버렸었는데, 나중에 하도 심심해서 읽게 되었다. 
 지금 내 상황에서 이 책은 '다 아는 내용이잖아' 싶은 것들로 가득찬 책이었달까. 내가 많이 알거나 연애박사거나 그런 게 아니라 연애에 관심을 가진지 최소 10년은 넘었으니 할 수 있는 말이다. 애초에 아무리 연애를 못하는 여자여도 서른 중반에 읽을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뭐... 어린 아이들에겐 꽤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작가가 남자였거든. :) 
 그와 더불어 나도 누가 어렸을 때 곁에서 이런 조언을 조금이라도 해줬다면 힘든 시절을 조금 덜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국 썸이든 연애든 결혼이든 혼자 하는 게 아니니 함께 갈 만한 상대와 서로 배려해주고 대화하면서 서로의 합을 맞춰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외면은 내면을 반영한다.
우리는 내면을 통해 외면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자신만의 훌륭한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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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04-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뭔가 말씀처럼 볼게 없을듯 하면서도 은근 궁금해지는걸요ㅋ 뽕님이 다 아는 얘기라니 더 그런가요^^..

milibbong 2019-06-06 17:56   좋아요 0 | URL
헤헤, 이 책은 안보셔도 될 것 같아여 ㅎㅎ
 
얕보이지 않는 대화법
배진규 지음 / 리더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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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겨울, 상담 일을 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말하기'의 어려움에 부딪혔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급하게 찾아본 책이었다. 
 나는 '말'보다 '글'에 강한 편이다. 말은 두서가 없고 정리가 안되며 필터가 전혀 없이 '아무 말'이나 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노력해봐도 잘 안되는 부분이라, 내게는 '말'이라는 것이 늘 하나의 큰 장벽이었다. 자기계발서는 좋아하지 않아서 굳이 찾아 읽진 않았었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계속 반성을 하게 되었고 더 노력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게는 꽤 잘 맞고 좋은 책이었다. 
 책은 다소 투박한 디자인으로 되어있고 내용이 너무 기본적이어서 누구나 다 아는 얘기를 써놓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래도 대형서점 화술 코너에서 내가 일일이 찾아보며 고른 책이었다. 내게 맞는 책으로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없는 책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렇게 나 자신에게 맞는 책을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참 잘 읽었다. 퇴사하게 된 이후로 몇 개월을 그냥 덮어놨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센스있고 올바르게 말하는 법을 길러야 하는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바로 말을 잘하게 되진 않겠지만 말이다. ;D

 

 

‘같은 말을 해도 조리 있게 하고,
존중과 이해와 공감으로 듣고,
상처주지 않으면서 진심을 전하고,
무례한 사람에게 단호하게 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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