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 20대 여자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이여영 지음, 에디션더블유, 2009. 9. 25




책 표지나 제목 자체가 상쾌하다. 젊은 여성은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도시 한복판을 운동복을 입고 힘차게 뛰어가는 모습이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 마치 나이키에서 본 것처럼 ‘Just Do it'를 연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20대를 마감하는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를 가끔 보면 저자 자신이 바로 독자층인 사람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의 저자들이 30대 중반으로 어느 정도 사회에서 자리 잡은 사람들로 과거를 회상하며 나는 예전에 이렇게 살았고, 그래서 당신도 이렇게 살면 좋아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러다보니 내용들이 조금 튀긴 해도 역시 일반적인 규격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들도 가능하면 세상이 인정하는 선에서 움직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물론 그들은 튀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 책 내용을 읽다보면 조금 파격적인 내용도 나온다. 하지만 그 내용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튄다고 해봐야 전제조건은 기존에 몸담고 있는 세상에서 좀 더 멋지게, 잘 지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조금이 아니라 무척 많이 튄다. 제목 그대로 규칙 같은 것보다는 자신에게 솔직하게 행동하라고 강조한다.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인정하긴 하지만 그것은 당신에게,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식의 표현이 주류를 이룬다.

이 책의 분위기를 보려면 목차를 보면 된다. 저자 자신이 힘들게 직장을 들어가 가능하면 멋지게 살고 싶었지만 세상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조직 속에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내용 중에 인간관계, 동료관계, 상관과의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튀더라도 정도 있게 튀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더라도 단정적인 것보다는 여유를 두라는 식이다.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도 있는데 나 같은 나이든 남자(50대 초반)가 볼 때는, 저자 스스로도 이런 표현을 쓰긴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좀 개성이 강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하긴 개성과 의지가 강하니 프리랜서의 삶을 멋지게 꾸려나가긴 하겠지만)

직장이란 곳은 직장인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직장에서 사원들에게 돈을 주는 것은 직장이 목표로 한 것을 완성해 달라는 의미로 주는 것이지 직장인 개개인의 자아발전을 위해 공짜로 돈을 주는 것은 아니다.(그런 곳은 학교밖에 없다)

나 혼자 사는 것과 직장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고, 그 차이 때문에 홀로 서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어떤 대가가 있는 급여이지 직장이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자선 사업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오해하지 말 것은 내 말은 직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 현실 그대로, 기업은 일을 시키기 위해 사람을 뽑고 그 사람은 기업이 원한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처리한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뿐이란 말을 하고자 한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자신의 주장이 강하고 남달리 삶을 사랑한다고 할까. 개인적인 느낌인지는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직장에서 뭔가 많은 것을 얻기 원했던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뭐라고 할까. ‘내가 그토록 오랜 시간 고생해서 들어 온 곳인데 그만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20대. 여성, 직장인. 세 개의 단어만 늘어놓고 보면 무척 힘든 단어다. 이제 사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나이인 20대. 아직은 남성중심 사회인지라 세상에 나가는 순간부터 항상 남성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성. 게다가 자신의 꿈을 일정부분 접고 조직생리에 맞춰야 하는 직장인. 이 세 단어가 합쳐지면 ‘고생문’이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그렇기에 더더욱 힘든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은 시기이고.

다행이 이 책은 어떤 명분적인 말이나 당연한 것을 기록하기보다는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저자의 평소 느낌대로 기술했다. 가식없이. 따라서 이제 막 30대를 향하는 저자의 말은 앞에서 언급한 세 개의 단어에서 공 조합을 이루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 중에서 틀린 말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단지 이를 실행하려면 큰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긴 하지만.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주위사람들과 좋은 관계(실속을 차리면서)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의외로 솔직한 경험을 손쉽게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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