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아쉽게도, 11월 신작들 중 눈에 띄는 작품이 많지 않다.
책을 고르기 귀찮거나 모아 올리기 성가셔서가 아닌,
진심으로 다시 살펴봐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대체 뭐가 문제일까.
이럴 땐 누군가를 탓하면 간단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작가들의 게으름이나 출판사의 안일함 때문이 아닌,
내 마음의 여유없음 혹은 내 취향의 편협함을 탓해야 할 듯 하다.
그러니 12월에는 내가 고른 책들 보다는...
다른 분들이 소개해준 책을 읽으며 나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다행히도 그리고 고맙게도.
활자 잔혹극 / 루스 렌들 / 북스피어 (2011)
다른 제목으로 한 번 번역된 적이 있다지?
'유니스의 비밀' 과 원제인 'A Judgement In Stone'보다 다시 번역되어 나온 '활자 잔혹극'이라는 제목이 훨씬 흥미를 끄는 걸 보면 제목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맹인 주인공을 내세워 문자와 언어가 인간 관계 혹은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그 파급력을 날카롭게 파헤친 소설이라는 점에서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뿌리깊은 나무'와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을 듯.
장정일이 추천사까지 쓴 것 또한 호기심이 이는 이유.
이번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꼭 한번 구해 읽어봐야겠다.
제로의 초점 / 마쓰모토 세이초 / 이상북스 (2011)
사건들을 둘러싼 사연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사회적인 의미를 돌아보고 인물들의 상처와 아픔을 조명하는데 중점을 둔, 추리소설 아닌 추리소설 혹은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니...
연이은 살인사건과 실종사건이라는 소재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급박한 추리소설의 얼개로 풀지않았다는 점에서 흥미가 인다.
몇해전 국내에도 개봉했던 '제로 포커스'라는 영화의 원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을 듯.
여섯 살 / 낸시 휴스턴 / 문학과 지성사 (2011)
현재에서 과거로...
지금 세대에서 시작해서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
그 과정을 통해 감춰진 역사의 아픔과 진실이 드러나며 역사와 개인은 결코 외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주는 작품인 모양이다.
역사를 현재화하고 현재를 역사화하는, 내가 좋아하는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