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로보포칼립스 / 데니얼 H. 윌슨 / 문학수첩 (2011)
나왔다. '로보포칼립스'가 드디어. 스필버그가 진작에 찍어둔 소설, 내년쯤이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동명 영화의 원작으로 나는 이 소설을 알았다. 그러니 작가에 대해 뭘 대단히 알고 있다거나 SF소설의 광팬을 자처할 순 없겠다. 사실 알고보면 스필버그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컨셉과 설정을 보는 순간 왜 스필버그가 관심을 가졌는지 알만하고, 스필버그가 만들어 낸 '로보포칼립스'가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 인간들이 힘을 합쳐 맞선다. '터미네이터'와 '아이로봇'을 적당히 섞어놓은 듯한 이 고색창연한(?) SF가 스필버그와 너무도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로보포칼립스'는 과연 스필버그의 '아바타', 스필버그의 '스타워즈'가 될 수 있을까. 조금만 기다리면 21세기 미래영화에 대한 스필버그식 비전을 우린 곧 만날 수 있다.
나처럼 그 기다림에 지친 자여, 스필버그가 반한 원작소설 '로보포칼립스'를 읽자. 설레이는 마음으로.
난반사 / 누쿠이 도쿠로 / 문학동네 (2011)
작고 사소한 우연, 그러나 결코 우연이 아닌 악운들이 겹쳐 아이가 죽는 참혹한 사고가 일어난다. 주인공은 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이 우연처럼 보이는 작은 사고들이 엮이고 엮어 너무도 거대한 사회의 모순의 결정체가 되고마는 순간을 목도하고 만다.
작가의 이름도 처음 듣고 작품의 이름도 낯설지만, 여태껏 우리가 흔히 읽어온 추리소설에서는 보지 못한 참신한 설정이자 전개라는 생각에 얼른 구해 읽고 싶어졌다.
귀를 기울이면 / 조남주 / 문학동네 (2011)
이 소설이 문학동네 소설상에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얼핏 들었었다. 동네 시장의 야바위판을 소재로 온갖 인간군상이 뒤얽히는 욕망 드라마이자 한 아이의 성장드라마라고도 들었더랬다. 너무 영화적이어서 정작 영화화되긴 쉽지 않을 것 같은 설정과 소재라 과연 어떻게 소설로 표현해냈을지 궁금했지만, 제목도 작가의 이름도 까맣게 잊은 채 그냥 지나쳐버렸더랬다.
그런데 드디어 이렇게 책으로 묶여 나왔구나. 또 잊고 다른 이야기에 정신 팔리기 전에 얼른 읽어봐야겠지?
죽은 군대의 장군 /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2011)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4월'을 읽은지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부서진 4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부족의 전통에 순응해야하는 한 가족의 기막히게 참혹한 숙명, 복수가 복수를 낳는 피의 악순환을 기어이 끊어내려는 주인공의 처절한 사투를 통해 자신의 조국인 알바니아가 처한 정치적 현실을 비판한 이스마일 카다레의 대표작이다.
이후 작가에게 반한 나는 '꿈의 궁전'. 'H서류',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등 그의 작품들을 꾸준히 챙겨 읽었다. 판타지와 리얼리즘 사이에서 교묘하게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은 여전했고, 망명한 타국에서 조국의 고통받는 민중들을 걱정하는 작가의 마음이 얼마나 절절한지 또한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또다른 대표작인 '죽은 군대의 장군'을 읽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웠다. 절판되어 구하려해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드디어 이렇게 다시 번역되어 출간이 되다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얼른 달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초창기 이스마일 카다레를 만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