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 설 연휴가 끝나고 바로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작년 말에 공채에 응모했다 미역국 먹은 직장에서 매일 출근하는 알바로 나오라고 해서 빈정상해 안다니겠다 버티다 우여곡절끝에 일을 시작 했는데 이게 완전 사람 잡는 회사였다.

 

일단은 회사의 업무가 토.일요일,공휴일에 집중되어 있어서 거의 휴일이 없는 상태.

며칠전 계산을 해 보니 출근일부터 연말까지 80일이 넘는 토.일.공휴일중 60일 이상을 출근했다.

그렇다고 평일에 대체로 쉬느냐,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까 몸 상하는건 시간 문제..

지금 몸무게가 일 시작하기 전보다 5키로 이상 빠졌다.

돈 벌고 자연적으로 다이어트도 도와주니 참 좋은 직장 되시겠다 -_-;;;

 

 

 

2. 그런 좋은(?) 직장인데 세상에 완벽이란 있을수가 없어서 내게 주어진 몇가지 단점들로는

개인 시간이 완전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일 시작하고 영화를 한 편도, 단 한 편도 못 봤다.

어쩌다 쉬는 휴일엔 잠을 자기 바빴고, 빨래도 해야 했고, 집안 일들도 해야 했고,

나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지지난달에 어쩌다 휴가 하루 내서 친구들이랑 레일바이크 타러 강촌에 다녀온게 최고의 사치였다. (아.. 여름 휴가도 며칠 다녀왔구나..;;)

 

그제는 무슨 마음에서였는지 사무실 직원들이 내일 하루 쉬란다. 것두 유급으로!!

그래서 두 번 생각도 않고 넙죽 넵!! 대답을 하고 어제 출근을 안했다.

회사 주요 사업이 16일로 마무리가 되어 올해엔 더이상 휴일 출근이 없는고로 어제오늘내일까지 삼 일 연휴다. 꺄울~~~ >_<

 

 

 

3. 그래서 어제 친구랑(정확히는 후배랑) 영화를 봤다. 근데 재미 별로 없었다.

레미제라블을 보고 싶었는데 상영 시간이 너무 긴게 부담이었고(보다 잘 것 같은 불안감이 먼저 들었다) 자막을 읽기가 귀찮아서 우리나라 영화를 선택했는데 별루였다.

영화라는것도 자꾸 봐 바야 보는 내공도 느는거지 어쩌다 보면 영화와 내가 합체되기가 힘든거더라..

 

 

 

4. 일을 시작할때 제일 걸림돌이 된것이 정성이었다.

지성이는 고 2가 되는 싯점이니 크게 걱정할게 없는데 정성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생활을 시작하는데 엄마가 집에서 뒷바라지를 해 주지 못하게 되었으니 정성이한테 미안했다.

어지간한 것들은 혼자서 처리 해야했고, 뭔가 물어와도 시원하게 해결을 해 줄 여력이 부족했다.

내 몸이 고달프고 시간도 부족하고..

어떻게 중학교 1년을 보냈는지 참 신통할 뿐이다.

이렇게 걱정하는것도 어쩌면 엄마의 노파심이고 정작 아이는 나름대로 잘 지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제발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다.

 

 

 

5. 사무실은 여름엔 너~~무 더웠고 요즘엔 너~~무 춥다.

정부시책을 착실히 잘 지키는 모범적인ㅠㅠ 회사인 관계로 여름엔 30도나 되어야 에어컨을 틀어줬고,

요즘은 난방을 19도로 설정해 놓고 15도나 되어야 틀어주고 있다.

거기다 개인 난방기구 절대 사용 금지.

덕분에 사무실에서 오리털 파카는 필수품이고 어그부츠를 벗을 용기는 절대 없다.

다른 관공서를 거의 가보질 못해서 구청이나 동사무소도 이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악날하게 춥다.

어제 은행에 갔더니 은행은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던데..

한 달에 네 번은 필수로 밤 9시까지 야간업무를 해야 하는데 5시 30분이면 난방장치는 가동을 멈춘다.

6시 30분 정도까지는 어떻게 버티겠는데 그 이후론 도대체 뭘 할 수가 없다.

날 죽여라, 하는 심정으로 개인 전기 난로를 사용하는데 아직까지 별 제지를 가하지 않는걸로 봐서

회사도 그 정도는 눈감아 줄 양심은 남아있나보다.

 

 

 

6. 처음 일을 시작할땐 머리카락이 길었다. 어깨도 덮고 겨드랑이도 지날 정도로 길었었다.

근데 이 긴 머리가 매일 아침 참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린거다.

에잇- 날도 더워지고 그러니 잘라버리자.

어느날 숏커트로 싹둑 잘라버리고 나니 가뿐해서 좋긴한데,

이젠 다시 머리카락을 기르기가 힘들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좀 서운하기도 하다.

내 나이 곧 50을 바라보는데 이 나이에 긴 머리 묶고 찰랑거리고 다니긴 좀 그렇지..?

워낙 파마랑은 안 친해서 지금까지 살면서 파마 해 본 경험이 10번이나 될까 싶은데

짧은 머리에 뭔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봐야 겠다.

 

 

 

7. 결혼을 한 지가 올해 햇수로는 18년째, 내년 3월이면 만으로도 18년이 되는데

그 긴 시간동안 겨울 김장은 시어머니께서 담궈서 보내주시거나 해 놓으면 내려가서 가져오거나 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김장하는 날 시골엘 갔다.

시어머니께서 올해 연세가 일흔셋.

시골에서 오랜 세월 농사일부터 많은 일을 해 오신 노구이시니 몸이 성하실 리가 없다.

몇 년전엔 무릎 관절 수술도 하셨고, 올해 여름에 볼라벤 태풍땐 발뒷꿈치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도 당하셔서 몸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상태시다.

그러다 보니 동네 김장 행렬에 몇 번 끼실수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우리집 김장땐 와서 도와주는 동네 아주머니들도 몇 분 안계시단다.

그래서 김장 하는 날 신랑이랑 둘이 내려가서 배추도 절이고 씻고 속도 만들고 넣고..

모든 과정에 참여(?)를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내려가기로 한 주말 금요일부터 내가 감기가 걸려버렸다.

토요일 아침에 내려가서 배추 다듬어 절이고 김장속 준비만 해 놓고 저녁 9시 전부터 기절 수준의

취침에 빠져서 일요일 새벽 시어머니랑 신랑 둘이 일어나 배추를 씻는건 알지도 못했고

아침 7시정도에 '밥 먹어라~'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고 말았다.

그야말로 허걱- 이었다 -_-;;;;

 

 

 

8. 그 눈꼴시린 꼴을 보고도 시어머니가 내게 아무말도 안(이라고 쓰고 '못'이라고 읽는다)하신 이유는,

시누이도 안내려왔고 손위동서도 안내려온 상황에 나만 내려왔으니 온 자체가 고마우신거였다.

(그렇다고, 안 내려왔다고 시누이랑 동서네 김장을 안 주느냐, 그게 아니거덩..)

'네가 아줌마들 점심밥 챙겨줘서 훨씬 수월했다', 라고 말씀하시니 이거 참...;;;;

 

부디 내년엔 온전한 몸 상태를 유지해서 일 더 많이 할게요.

내년엔 시누이랑 형님도 끌고;; 내려와서 일 빨리 마칠게요.

 

 

 

9. 웃자고 하는 말이니 흥분은 배제하시고 읽고 웃는걸로 끝내주시길..

 

선거가 끝나고 개표 방송을 보면서..

 

무스탕 ; 박근혜가 또 청와대엘 들어가서 사는구나.

정성 ; 또? 그럼 언제 살았었어?

무스탕 ; 아빠가 대통령이었으니 전에 살았었잖아.

정성 ; (고민도 않고 바로) 김대중?

무스탕 ; ...... -_-;;;;;;;

 

넌 어떻게 박씨 아빠가 김씨냐?!

 

 

 

10. 이른 인사 드립니다.

 

새 해 복 많이 빚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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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12-2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두루두루 고생이 많으셨군요.
마지막 정성이 말에 웃습니다.^^
젊은 시대에 박근혜가 먹히는 이유가 학교에서 제대로 된 현대사를 가르치지 않게 때문이겠죠.ㅠ

무스탕 2012-12-26 19:59   좋아요 0 | URL
에고~ 저 두루두루 고생한거 맞아요. 게다가 그제 퇴근 직후부터 오늘 출근 직전까지, 정말 정확하게 회사 밖에서만 아팠어요. 것두 대따 많이요 ㅠㅠ
크리스마스를 누워 지냈다지요 -_-;;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젠 뭘 어떻게 가르칠지 참 걱정이에요..

라로 2012-12-22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N군의 학교 생활을 전혀 도와주지 못했고,,,그러기는 커녕 떨어져 살고 있으니
님의 글이 예사로 읽히지 않아요. 어쨌든 그동안 수고 너~~~무 많으셨어요!~!!!
황금같은 휴가 잘 보내세요.
근데 어떤 영화보신거에요???
레 미제라블은 책까지 읽고 미치도록 기대를 하고 본 저도 살짝 지루했어요. 저도 책을 읽지 않고 봤으면 휴 잭맨이 나왔어도 졸았을;;;;;앗!ㅎㅎㅎ
암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새해 또 만나요, 우리!!^^

무스탕 2012-12-26 20:03   좋아요 0 | URL
정말 월요일엔 출근하기 싫더라구요 ^^;;
나비님의 지금 상황이 참 가족 모두에게 힘든 시기라는거 잘 알겠어요.
제가 나비님께 격려 말씀 드리고 토닥토닥 어깨 두드려 드려야 하는데 저만 징징거리고 있어요;
아아.. 크리스마스는 최악이었어요. 급체에 위경련까지 와서 이브날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밥 반공기 끓여 먹고 버텼다지요.
근데도 배가 안고파요 ^^;;; 속이 제대로 뒤집혔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려니 걔도 힘드나봐요. 밥 달라고를 안해요. ㅎㅎㅎ 지금은 많이 괜찮아 졌어요.
새해엔 꼭 나비님을 뵐테야요!! 것두 대따 빨리요!!

프레이야 2012-12-22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빚을 준비 지금부터^^ 정성이의 유머는 차원이 높아요. ㅎㅎㅎ

무스탕 2012-12-26 20:04   좋아요 0 | URL
정말 곱게 복을 빚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ㅎㅎㅎ
정성이는 차원 높은 유머가 아니고 뭣 모르고 일단 던지고 보는 무대뽀 정신의 결과물이죠.
어쩔땐 정말 제 자식이지만 부끄러워요;;;

마노아 2012-12-2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빚을 준비를 해야겠어요. 무스탕님 건강 꼭꼭 챙겨요. 안 그래도 말랐는데 그렇게 축나서 어째요..ㅜ.ㅜ
시어머니가 참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무스탕님은 더 좋은 시어머니가 되실 거예요. 아직 한참 남은 이야기겠지만요.^^

2012-12-23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2-12-26 20:06   좋아요 0 | URL
건강하라는 당부를 무시하고 대따 힘든 클스마스를 보냈다지요ㅠㅠ
다섯끼 굶으니 몸무게 2키로 우습게 빠지더군요 ^^; 오늘 점심부터 죽을 먹기 시작했으니 곧 회복될거라 생각해요.
울 시어머니는 참 좋은 분이세요. 전 죽었다 깨어나도 울 시어머니만큼 며느리들한테 못해줄거에요. 전 나중에 며느리들한테 반찬 얻어먹을 궁리를 벌써부터 하는 예비 시엄니에요.ㅋㅋㅋ

2012-12-26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12-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글귀에서 풋하고 웃어버렸어요...
역시나 유쾌한 글을 주시는 무스탕 언니~~~ ^^

올해 너무 바쁘시고 힘드셨네요, 아휴휴.
건강 꼬옥 챙기시고, 즐거운 일 가득한 연말되셔요, 메리 크리스마스.

무스탕 2012-12-26 20:19   좋아요 0 | URL
정성이의 한 마디에 저랑 신랑은 할 말을 잃었었지요. ㅎㅎ

제가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능력이 없는 인간인지라
조금만 바빠지니 알라딘 여러 님들을 둘러볼 정신적 여유가 없었어요.
(이게 핑계라는거 잘 아시겠지만 그냥 알고도 넘어가 주세요)
내년엔 부디 올해보다 조금의 여유가 더 생기길 바라고 달여우님도 고운 한 해 맞이하세요~ :D

꿈꾸는섬 2013-01-0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완전 바쁜 생활하고 계시는군요~ 새해 복은 많이 빚도록 할게요. 무스탕님은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랄게요.^^

무스탕 2013-01-10 20:54   좋아요 0 | URL
제가 부족해서 한번에 몇가지씩 못해서 그렇지요, 뭐.. ㅠㅠ
글구, 자까 잊어먹어요. 내가 뭐 하려 했는데.. -_-a 가 안전 입버릇이에요 ㅠㅠ
잘 지내고 계시죠? 현준이랑 현수도 잘 지내고 있죠? ^^

세실 2013-01-12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바쁜 거예요?
그 날씬한 몸에서 빠질 살이 어디 있다고....
전 요즘 살과의 전쟁 하고 있습니다. ㅋ

무스탕 2013-01-13 22:10   좋아요 0 | URL
하하하~~~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됐을때를 10으로 잡는다면 요즘은 7~8정도로 바빠요.
다음주부터 일이 시작되니까 이번주까지는 준비단계였지요. 호시절 다 갔어.. ㅠㅠ
살은.. 음.. 뭐 지들이 탕이가 싫다고 가버린걸 어쩌요. 놔 줘야지.. 흐흐..
전쟁에서 기필코 승자가 되길 바라요 :)


2013-01-14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7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3-01-17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의 일년이 후다닥 보이네요~~
힘드시겠지만 일하시는 무스탕님이 부럽고,
자상하신 시어머님이 계셔서 또 부러워요~~^^

무스탕 2013-01-17 20:34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이렇게 오랜만에 인사 나누네요 ^^;
올해도 작년보다 나을거 없는 1년이 될것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죠. 그러려구요.
저도 저희 시어머니께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제가 복이 많으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