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지난주 토요일, 그러니까 20일부터 시작된 출장.

멀리 갈땐 집에서 6시 15분에 나서고 귀가하면 저녁 7시 30분 안팍. 가까이로 갈땐7시 10분에 나서서 저녁 6시 10분 전후로 도착하는 생활을 1주일간 하고, 

지난 토요일, 27일엔 시아버님 생신으로 시골에 갔다가 어제 저녁에 돌아왔다. 

 

2. 원래 계획은 토.일요일에 시골에 가서 김장을 하자! 였는데 시어머니 말씀이 '이 김장은 너네가 못한다. 애들 데리고 와서 부산스럽기만하다' 그러시면서 동네 아주머니들이랑 해치우셨단다. 

말 그대로 해 치우기. 300포기가 넘는 배추를 다뤄야 하는 일이라 일 안해본 젊은 것들-_-;은 이런 일에선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다. 죄송해유.... 

 

3. 동네 아주머니들 덕분에 편안한 김장을 얻어 먹어서 해마다 늘 감사하다. 그렇게 되기까진 울 시어머니께서 해마다 겨울에 동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서로서로 김장을 해주는 품앗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올해엔 시어머니의 어깨가 너무도 나쁜 상태라 동네를 다니지 못하셨는데도 동네 아주머니들은 '그래도 우리가 해줄게' 라고 몰려 오셨단다. 정말 감사할뿐... T^T 

 

4. 시어머니께선 내일모레 수요일에 입원해서 목요일에 어깨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데 잘 될거라 믿는다. 어머니. 힘내세요~~ 

 

5. 사무실에선 오늘 하루 겨우 틈을 줘서 쉬어주고 내일이랑 모레까지 다시 출장을 다녀야 하는데.. 

오늘이 작년 이맘때 돌아가신 시숙의 제사일이다. 이따 오후에 신랑이랑 같이 큰집에으로 가봐야 한다. 그 와중에 '내일부터 또 힘든데 일찍 올수 있으려나..' 하는 얇팍한 사심이 몽글몽글 생기는건 어쩔수 없다;;; 

 

6. 세탁기는 혼자서 힘있게 잘도 돌고 있고,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난 움직이기 싫을 뿐이고.. 

울 난(蘭)순이들 물도 줘야하고, 월말을 맞이하야 은행에도 다녀줘야하고, 연장해 놓은 책들도 도서관에 반납해야하고, 찜방에도 가고 싶고, 시골에서 얻어온 배추로 울엄마 김장도 해야하고.. 

  

7.  어제 올라오는 길은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막혀 주셨고, 우리는 막히는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로 빠졌다가 잠시 20분정도 헤매주셨고, 그 와중에 서울 사는 친구는 '눈 온다~'고 문자를 날려 주었다.  (정성이에게 문자를 읽어주니 '축하해요~' 라고 대답해 줘서 그렇게 답장을 보내줬다 ^^)

문자 받고 1시간쯤 지나니 울 동네 근처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내리는 눈은 올 겨울들어 처음이다. (토요일에 시골 내려가는 길엔 눈이랑 비랑 우박이랑 마구 섞여 내리는데 이건 첫눈이 아냐~ 라고 외쳤으니 그건 지긋이 무시.. ㅎ)  

 

8. 올라오는 길에 길이 막히니 정성이가 아빠한테 주문을 하더라.   

아빠. 날자~~~  

제발 네가 그런 차를 만들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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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2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친구한테 눈온다는 문자를 받고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제가 내다본 그 시간 제가 있는 동네에서는 눈이 오질 않았어요. 만약 눈이 왔다면 저는 뛰쳐나가 소주를 한병 살 생각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는 눈이 정말로 올까봐 다시는 밖을 내다보지 않았어요.

결론은,
저는 아직 눈을 못봤고,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는 아직 2010년 겨울의 눈은 내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네, 안내렸어요. orz

무스탕 2010-11-29 11:28   좋아요 0 | URL
토요일 아침에 내린 눈은 정말 기가막히더라구요. 이런게 첫눈이면 그 많고 많은 낭만은 다 얼어 죽었을거야! 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였어요. 눈이라고 불리울 만한 손톱만한 뭣도 확인할수 없었으니까요.

어제 저녁에 내린 눈은 눈 답더라구요 ^^ 그래서 어제 저녁에 내린 눈이 첫눈이었어요. 근데 시골에서 갖고온 김치랑 이것저것을 나르느라 추워서 얼릉얼릉 집으로 들어가기 바밨지요. 아.. 낭만 없어라.. ㅠ.ㅠ

마노아 2010-11-2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 없이 바쁜 시간들이네요. 아직도 바쁜 일정이 더 남았고요.
어제 눈이 참 예쁘게 내렸어요. 곧 비가 되었지만요.
흰눈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달려요~(응?)
화이팅!

무스탕 2010-11-29 11:29   좋아요 0 | URL
그래도 고지가 보여요. 이틀만 죽을(?)고생 하면 몸 편안한 시간이 곧 올거에요 ^^
눈의 기운을 받아 일을 할 나이는 지났나봐요. 눈 오면 '내일 출근 어쩌나.. -_-' 이 걱정이 먼저 앞서는거 보면요. 아.. 불쌍.. 훌찌럭..
우리 그래도 달려요. 다음주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그림 보는게 목표에요!

꿈꾸는섬 2010-11-2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도 엄청 바쁘셨군요.
김장 이야기는 정말 많이 부러워요. 전 엄청 고생하고 왔거든요.ㅜㅜ
시어머니 어깨 수술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
눈길에 고생하셨겠어요. 전 아침에 일어나서야 눈이 온 걸 알았어요.ㅎㅎ

무스탕 2010-11-30 20:28   좋아요 0 | URL
으.. 꿈섬님 시댁 김장은 고생이었군요. 저도 ㅠ.ㅠ
내일만 일찍 출근하면 당분간 일찍 출근은 없어요. 크하하~ 그거 하나 만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

BRINY 2010-11-2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사는 친구에게서 문자 받고는, '여기는 남쪽이라 눈 안올거야~'이러는데 정말 펑펑 눈이 내리더라구요. 아파트 CC TV영상이 TV로 들어오니까 그걸 보면서 출근길 걱정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출근길 언덕에서 사고가 나서 차가 뒤엉켜있더라구요. 평소보다 일찍 나와서 다행이었습니다.

무스탕 2010-11-30 20:30   좋아요 0 | URL
여기도 일요일 저녁에 눈 잘 왔어요. 눈답게 오더라구요. 조금 쌓이기도 하구요. 아침에 내다보니 그 조금 쌓인 눈도 없어졌더라구요. 정성이는 섭섭해 했구요 ^^
눈 오는 날은 정말 차로 이동하기 어려워요. 저도 눈 많이 오는 날은 아예 지하철 탈 생각으로 일찍 나서요. 그것도 사람 많아서 별루.. 하여간 이젠 눈 오는게 그닥 반갑지 않다는 느낌이에요 ^^;

울보 2010-11-2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부터 눈이 내린걸까요,
어제 여섯시부터 방에서 나간적이 없는 우리식구는 아침이 되서야 눈이 온것을 알았답니다,
많이 바쁘시고 많이 힘드셨겠네요,
어머님의 수술이 잘되시기를 빌고, 친정엄마 김장도 얼른 끝내시고, 바쁜일이 하루 빨리 정리되시어 좀 편안한 날이 되시기를,,그런데 연말이라 더 바빠지시는것 아닌가요????

무스탕 2010-11-30 20:58   좋아요 0 | URL
서울은 7시 넘어서 오기 시작한듯 싶어요. 친구 문자가 7시 반쯤 왔으니까요.
바쁜건.. 맨날 바쁜거 아니고 잠깐만 바쁜거니까 참으면 되는데 괜히 징징거리게 되더라구요 ^^;;
맨날 일하시는 분들께는 우스운 유세겠지만요..;;
연말에 살짝 바쁘긴 하지만 출근을 사무실로 하니 일찍 나서지 않아서 괜찮아요 :)

순오기 2010-11-2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 어른들은 정말 사람 사는 세상을 사시는 분들이죠~ 그저 감사할 뿐!
토욜에 부안으로 문학기행 갔는데 하늘은 눈이 내려야 맞을 분위기였는데 비가 왔어요.ㅜㅜ
아무리 첫눈이라고 호들갑(^^) 떨어도 내가 보지 못한 첫눈은 첫눈이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계속 첫눈을 기다릴래요.ㅋㅋ
어머님의 수술이 잘 되어 빨리 회복되시면 좋겠네요.
정성이의 주문은 머지 않아 실현될 거라고 믿어요.^^

무스탕 2010-11-30 20:59   좋아요 0 | URL
시골은 정말 아직 '인정'이 있어요. 참 포근포근푸근푸근한 일이지요.
순오기님 계신곳에도 얼른 첫눈이 와야 같이 꺅꺅~~~ 거릴텐데 말이에요. ㅎㅎ
어머니 수술은 병원에서도 간단한 거라 그러니 그럴거라 믿습니다. (불끈!!)

루체오페르 2010-11-2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저는 아자! ^^

무스탕 2010-11-30 21:00   좋아요 0 | URL
아유~~ 감사하지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저도 아자! ^^

hnine 2010-11-29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의 유머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에서 나오는 것 같고, 그 성격은 무스탕님으로부터 나온 것 같아요.
모레까지 부디 힘내시길! 300포기 김장이라는 말씀에 무릎을 꿇습니다...
시어머님 어깨 수술도 잘 되시길 바랄께요

무스탕 2010-11-30 21:03   좋아요 0 | URL
정성인 정말 느긋 그 자체인듯 싶을때가 많아요. 아침에 등교할때건 학원에 갈때건 늦었다 그러면서도 뛰질 않아요 -_-;
시골에 가 보니 김장 담궈서 집집마다 나눠주시려 묶어두신거 보곤 기겁을 했다니까요. 정말 @ㅁ@ 이렇게 됐었어요.
내일이면 끝-! 이라는 희망으로 오늘을 넘겼어요. ㅎㅎㅎ

하늘바람 2010-11-30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바쁘고 힘들게 사시네요
제가 다 숙연해져용
그런데 300포기는
전 김치 없어서 동냥하며 사네요^^

무스탕 2010-11-30 21:0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바쁘시면서 무슨 말씀을요. 전 잠깐잠깐 바쁘잖아요 ^^;
김치 동냥도 아무나 안줘요. 다 인연이 있고 덕(悳)이 있어야 가능한 거 아시잖아요. ㅎㅎ

후애(厚愛) 2010-12-0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300포기 정말 많아요.
어릴 적에 할머니랑 함께 100포기 김장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힘 들게 담아 놓으니 얄미운 고모들이 와서 퍼 가지고 가더라구요.
갓 담근 김치에 돼지고기를 삶아서 냠냠~ 먹고 싶네요.ㅎㅎ

무스탕 2010-12-03 09:17   좋아요 0 | URL
저도 어려서 마당있는 집에 살때는 100포기를 했던적이 있었어요. 그때 배추 나르느라 고생했던거 아직도 기억나요. ㅋㅋ
맛있게 잘 담근 김치에 돼지고기라.. 쓰읍~~ 입맛 도네요. 아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