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일요일에 알바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빌려온 책이다.

지난달에 이 책을 빌려보려고(사서 보는게 아니라서 쬐끔 죄송한 맘도..;;) 도서관에 검색을 했더니 없다 -_-+ 

그래서 구입도서로 신청을 해 놓고 약 2주도 더 시간이 지나서 책이 도착했으니 빌려가라는 문자를 받고 일요일에 알바 마치면서 찾아왔다. 

저녁밥까지 다 먹고 애들 자라고 들여보낸 다음에 혼자 앉아서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화도 나고 이 책을 쓴 작가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87년에 11살정도이니 안 겪었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어찌 이리 절절히 적고 그렸을까.. 작가는 역시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얼른 반납해야 할 책이다. 한 명이라도 더 봐야 할 책이니까. 

 

2. 100도씨랑 같이 빌려온 책. 마노아님의 소개로 흥미가 생겼는데 역시 도서관에 없어서 구입신청을 하고 빌려왔다. 

일단 읽고 있는 책이 있어서 엄마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넘겼다. 요즘 엄마는 이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계시다. 

읽으시면서 '얘, 이거 아니?' 내지는 '누가 누구 엄마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엄마. 나 그렇게 들어도 잘 모르거덩? 내가 읽어도 기억이 잘 안나는데... -_-;;; 

엄마는 원래 책을 엄청 좋아하는 소녀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다닐때도 밤새워가며 책을 읽었다고 말씀하시는데 결혼하고 살림살고 애 키우면서 시간이 없으니 자연 책과 멀어졌단다. 

몇 년전 최명희님의 '혼불'을 읽으시다 청암부인이 목숨줄을 놓는 장면부터 읽지 못하셨다. 갑자기 기운이 빠졌단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김훈님의 '칼의 노래'가 읽고싶다하셔서 사드리고, 

작년에 박경리님이 타계하시고 유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를 사 달라 하셨고 , 

올해 '조선 공주 실록'을 읽고 계신다. 

엄마. 원하면 얼마든지 사줄테니 책도 많이 보고 기억력도 더듬어보고 그래바바.  

 

3. 울 동네 도서관이 전면 리모델링을 위해 7월 말까지만 대출을 하고 그 이후엔 대출이 중단된단다. 반납만 받는단다. 

아.. 걸어다니기 좋은 거리였는데.. ㅠ_ㅠ 이제 도서관에 가려면 차를 타고 가야한다. 걸어가는 곳도 자주 이용을 안했는데 과연 차를 타고 가면서까지 도서관을 찾을지 모르겠다. 

리모델링을 하지 말랠수도 없고.. 하는거 멋지게나 해주세요. 비오면 빗물이 샌다거나 계단 끝 미끄럼 방지 테이프가 두 달만에 떨어져 나가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요!

 

4. 오늘은 몇 달만에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 지난주에 약속날짜를 잡았는데 오늘 이렇게 비님께서 환영의 빗방울을 아낌없이 뿌려주신다 ㅠ_ㅠ 

사는곳이 제 각각이고 나를 빼곤 다 직장엘 다니고 있어서 만나기가 참 어려운 친구들인데 모처럼의 만남을 이런 천재지변으로 바꿀수는 없고 비가 많이 내리니 명동에 사람이 별로 없기만을 바랄뿐이다. 

오늘 저녁 메뉴는 스파게티다 :) (만치님. 스파게티 먹을거에요. ㅎㅎ)  

 

5. 방금 정성이가 학교에서 왔는데 몽창 젖어서 왔다. 신발도 젖고 바지도 젖고 티셔츠도 젖고 가방도 젖고.. 

정성이 왈,  "엄마. 우산이 소용이 없어. 머리만 안 젖었어" 

아침에 지성이는 체육 교과서를 놓고 갔다고, 점심시간에 가져다 달래서 학교엘 갔더니 만나기로 한 시간에 안나온다. 또 잊었구먼 -_-++ 

교실로 가져다 주고 돌아왔는데 나도 우산이 소용없게 반바지까지 홀딱 다 젖었다. 

오늘은 정말 비가 밉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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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7-0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소녀 어머님이세요.^^
저도 혼불을 읽었는데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ㅎㅎ
이곳도 하늘이 뚫렸으면 좋겠어요.
비가 안 와서 벌써부터 산불이 나는 곳이 많아요.

무스탕 2009-07-10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혼불이 거의 생각 안나요 -_-a
엄마는 책은 좋아하시는데 눈도 아프고 책 보느라 수그리면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고 오래 못보세요..
한 달이라도 젊어서 더 많이 보셔야지요 ^^

다락방 2009-07-09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으시는 무스탕님 부러워요. 도서관 가고 싶어요, 저도.

저희 식구들 중에서는 저만 책을 읽어요. 엄마랑 아빠는 젊었을 적에 책을 많이 읽었었다고 하시지만 전 엄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어요. 하핫. 여동생은 전공책만 읽고, 남동생은 제가 추천한 소설을 그동안 한 오십권쯤 읽더니(여태 살아오면서 50권이요) 독서에 회의가 생긴다고 못 읽겠대요. 이젠 자기가 써야 되겠다나요. 하하핫

오늘 비 정말 무섭게 오네요. 아까 잠시 외근 나갔더니 스커트가 축축해졌어요. 휴..orz

무스탕 2009-07-10 20:55   좋아요 0 | URL
가까운데 도서관이 있으면 주소지 아니더라도 이용이 가능하실텐데요..
저희 엄마는 제 기억으로 경악;;을 했던게 대망 20권짜리를 읽으시더군요 @_@ 그때가 엄마 나이가 50대 초반이셨을거에요. 어휴.. 전 지금도 감히 엄두가 안나요;;

비로그인 2009-07-09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스파게티군요.. 그래두 나름 친구 생각 나는 날이지요? 잘 다녀오세요. 무스탕님.

저희 어머니는 추리소녀셨어요. 요즘도 친정에 가면 책꽂이에 온갖 신간이 꽂혀있어 제 전용 도서관으로 이용하고 있지요 ^^

무스탕 2009-07-10 20:56   좋아요 0 | URL
스파게티는 맛있었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짜증이 났었지요 --+
오~ 추리소설! 소설을 좋아하셨으면 영화도 좋아하시겠어요. 같이 즐기시면 좋으시겠습니다 ^^

hnine 2009-07-09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날 친구 만나러 나가는 것, 의외로 괜찮던데요. 나가기 전까지는 좀 귀찮은 생각도 들지만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있으면 참 좋지요.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그런 도서관이 두군데나 있었는데, 지금은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지만 버스를 갈아타면서 가야해요.

무스탕 2009-07-10 21:02   좋아요 0 | URL
비가 와서 명동에 사람이 별로 없을거야.. 했는데, 웬걸요. 그 빗속에도 많이만 나왔더군요 -_-
다행히 집을 나설때부터는 비가 안와서 비상용으로 들고 나갔던 우산은 가방에서 나와보지도 못했어요.
집 근처 도서관.. 정말 안습이에요. ㅠ.ㅠ

라로 2009-07-0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와도 이만저만 와야지요!!!!정말 제 생전 처음 봤다면 믿으시겠어요????
제가 일찍 사막으로 떠났던지라,,,또 여기와서도 이렇게 많은 비가 안왔거든요~. 그런데 오늘 정말 하늘이 구멍 난거 맞습니다, 맞구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 친구분을 만난다니 정말 제가 다 안타까와요!
저두 님의 어머니처럼 늙어서도 책 읽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그래서 제 딸아이도 님처럼 저한테 "엄마. 원하면 얼마든지 사줄테니 책도 많이 보고 기억력도 더듬어보고 그래바바"라며 책 몇권씩 사줬으면 좋겠어요~.히~

무스탕 2009-07-10 21:05   좋아요 0 | URL
으아.. 진짜 비가 엄청나게 내렸어요. 특히 낮에 지성이한테 갈때는 우산이 필요가 없었다니까요.
책을 읽는 노후는 생각을 해 봐도 좋지요? :)
그렇게 그림같은 노후를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전 딸이 없어서 누가 책을 사다 주려나요.. 엉엉~~~

hanalei 2009-07-10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말이여요...
비가 많이 오면 하늘에 구멍났다고 하는데 그럼 우리는 물속에 있는 거야요?

무스탕 2009-07-10 21:06   좋아요 0 | URL
음.. 아마 물속에 잠기기 전에 다른곳으로 물이 빠져나갈 구멍을 뚫어줘서 우린 물속에 잠길 일은 없을거에요 :)

꿈꾸는섬 2009-07-1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정말 많이 왔죠. 책읽는 어머니, 너무 좋으세요.^^ 저희 엄마도 가끔 책 읽고 싶어하시는데 도통 시간이 안나네요. 얼마전 할머님 병수발하셨었고 요샌 아버지 병간호 하시느라 고생만 하셔요. 부러워요.^^

무스탕 2009-07-10 21:07   좋아요 0 | URL
어휴.. 어머니께서 많이 힘드시겠어요. 할머니에 이어 아버지까지..
아버님 어여 완쾌 되시길 바라구요, 조금 편안해 지시면 어머니도 책 많이 읽으실수 있을거에요 ^^

순오기 2009-07-1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소녀였던 어머니와 책사주는 딸~ 너무 멋진 그림인데요.^^

무스탕 2009-07-11 23:25   좋아요 0 | URL
저도 엄마 나이가 될때까지 책을 볼까 모르겠어요.
재미있는 책은 영원히 계속 나올텐데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