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균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 - 시골빵집 타루마리와 이우학교 대담집
와타나베 이타루 외 지음, 정문주 옮김 / 우주소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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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이나 행복한 노동이라는 개념도 물론 인상 깊었지만 압도당한 건 책 말미의 ˝나라는 사람이 반드시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거나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 풍부해지는 데 초점을 맞추면 삶이 훨씬 편해질˝거라는 부분이었다. 이 구절이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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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희망으로 비대해진 자아는 ‘예정‘된 자본으로 비대해진 부채와 같다. 마치 이스트로 부풀린 반죽처럼. 굳이 더 비유해보자면 느리고, 실패를 동반하고, 어려운 천연균 발효와 같은 숙성은 자아를 풍부하게 한다. 전작을 읽지 않아 제빵과 자본론이 무슨 관계일까 했더니 이렇게 한 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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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이 희망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게 ‘다른 길‘ 정도의 대안이 아닌 모든 길을 지운 드넓은 초원이 된다. 아주 자유로운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사람들은 누군가가 사회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할 수있는 쉬운 방법‘을 제시하면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그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자기 목을 죌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말이죠.
- P49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일이나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어 보이는 이상일지라도구현해 보려는 의지라고 생각해요. 제가 실현하고 싶은 이상은 ‘행복한 노동‘ 입니다. - P69

나라는 사람이 반드시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거나 의미 있는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 풍부해지는 데 초점을 맞추면 삶이 훨씬 편해질 겁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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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
박홍규.박지원 지음 / 사이드웨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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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이란 부제에 이끌려 읽었는데 과연 아름답다. 고독에 대한 선생의 정의가 명쾌했고 그런 고독이 궁극의 함께를 이루는 지점이 너무 좋다.
책 말미에 간디의 흔적을 찾아 인도 여행을 계획중이라 하셨는데 코로나19로 못가셨을 듯 해서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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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가난한 세상을 수직으로 지탱하는 건 잠복한 등뼈, 어머니 곡선이다. 그 치열한 에너지와 불안한 존재의 충돌에서 서정시가 파닥거린다

사는 대로 이 도시에 살아질 것이다, 사라질 것이다
내가 단골이 되려 했던 적당한 술집들은 다 망했지만
마지막 술집을 찾아야 한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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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편의 단편들과 장편들, 산문들을 거듭하며 그의 글은 건조한 역사의 한 줄에 너무 많은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감정이, 평범하고 수수한 사람들이 살고 지나갔음을 짚어준다. 이번에는 백석을 빌려 그 일을 하였다.
백석이 소설 속에서 절망하고 포기하고 슬퍼하고 기억하고 희망을 가졌음에 위로를 받는다. 월북작가 한 마디로 요약되던 그가 여기서는 이제 사람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을 나는 어쩐 일인지 끝까지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로 생각하며 읽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 도달해서야 잘못 생각한 걸 깨달았는데 아마도 두 곡 다 라디오에서 종종 나와서 그랬던 것 같다. 덕분에 나의 백석에게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들려줄 수 있었던 걸로.

"그런 게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 짓는 죄와 벌이지. 최선을 선택했다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통받은 뒤에야 그게 최악의 선택임을 알게 되는 것, 죄가 벌을 부르는 게 아니라 벌이 죄를 만든다는 것."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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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옷장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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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옷장에 커밍아웃의 의미가 있는 걸까?(LGBTQ로 한정되지 않는, 광의의 커밍아웃)우린 누구나 옷장 속에 어두운 비밀을, 글로 쓰지 못한 감정을 갖고있다. 아니 에르노는 여기에 그걸 다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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